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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기필코 거역해주고 말 테다.

소용없는 일임을 알고 있어도.

소용없는 일임을 알고 있는 현실에 절망하면서.

스미카는 철탑 위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종이비행기는 바람에 날리고 중력에 이끌려 행방불명이 되었다.

이런 짓을 하고 있다니.

‘나는 바보다.’

자전거를 도둑 맞고, 친구와 다투고, 시험 결과에 낙심하고, 다다를 리 없는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그런 일을 하고 있으면, 쓸모없게 느껴지는 일을 하고 있으면 단념할 수가 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버둥거리는 것이다.

아까보다 멀리 나는 종이비행기에 소원을 빌며.

새하얀 여자아이와 검은 고양이. 도깨비 해골, 철탑 위.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다.

여름의 향기가 났다.

“나는...!”

눈물을 흐르지 않았지만 스미카는 고개를 수그렸다.

가슴이 먹먹했다.

이것은 틀림없는 여름의 향기 때문이다.

그 숨을 턱 틀어막는 듯한 공기 때문에 호흡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월의 추위를 모아 어두운 분홍색 목도리에 손을 뻗었다.

목도리를 느슨하게 풀자 차가워진 손가락 끝이 목덜미에 닿았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

손가락 끝의 감각이 마비되어 있었다.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았다.

느껴지지 않았다.

무서웠다.

그에 대해서도 느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빨리 되어버렸다.

순백.

추워서 얼어붙은 것처럼.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거. 그런 거.

아직...

싫어..

“-나 이대로... 이대로 마음이고 뭐고 전ㅂ무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리면 어떡하지?!” 스미카의 말이 모모에게 닿아 튕겨 돌아왔다.

“그를 만나면, 그에게 닿으면 틀림없이 아파질 거야. 잃는 게 괴로워질 거야.”

모모가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발판에서 두 발이 떨어지고 철탑에서도 조금 멀어졌다.

“하지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지 않아? 잊고 싶지 않은 게 있을텐데. 너는 철탑에 올라왔어. 올라와보니 뭔가가 보였어? 뭐가 보였어?”

모모가 물었다.

처음부터, 스미카의 앞에 나타났을 때부터 줄곧 모모는 그녀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스미카 본인도 볼 수 없을 만큼 작고 희미한 소원을 깨닫게 해주려는 듯이. 잃어버릴 것 같은 마음을 확실한 형태로 인식시켜주듯이.

모모의 말은 스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