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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946년 11월 26일. 약 열흘 뒤에 29세 생일. 계산은 맞는다.

"병약하다는 말은 우스개지만, 맞는 것 같군."

"혹시 미스 제인 스미스의 정체가 재스민 쿠어야?"

"본인이 그렇다고 하더군."

"어머나, 세상에. 엄청난 출세잖아."

"열 시간 내에 도망 못 치면 정말 그렇게 된다구."

스크린을 노려보면서 켈리가 말했다.

정말은 이런 체면 따위 상관하지 않고 재빨리 달아나버리는 편이 낫다는 것쯤 알고 있다. 그럼에도 가만히 기다린 것은 이쪽에도 고집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계기류는 배의 상태가 최상임을 알리고 있었다.

바깥은 별이 쏟아질 듯이 맑은 밤하늘. 그 밤하늘의 일부가 새까맣게 물든 채, 거대한 무언가가 접근해오고 있었다. 바로 지금 착륙하려는 선체가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주공항에서는 24시간 체제로 이착륙이 행해진다. 행성에 따라서는 하루가 40시간인 곳도 있고, 우선 이곳은 밤이라고 해도 반대편 대륙은 한낮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던 시계의 숫자가 02:00을 표시하는 순간, 켈리의 배는 추진기관을 기동해 배를 지상에 묶고 있던 전자 닻을 억지로 당기기 시작했다.

관제센터에서도 경악했을 것이 틀림없다. 아직 출국 허가조차 나지 않았다. 무단 출국은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엄청난 경고음이 울렸지만 켈리는 물론 무시하며 엔진 출력을 올렸다.

튼튼한 전자 닻도 끝까지 배를 땅에 묶어둘 수는 없었고, 켈리의 배는 지상의 주박으로부터 해방되어 상승하기 시작했다.

답답한 일이지만 대기권 내에서는 순항속도의 1/1000도 낼 수 없다. 그럼에도 3초 후에는 음속을 돌파했지만, 그런 움직임을 관제센터가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

관제센터는 긴급용 빈 네트를 동작시켜 억지로 배를 정지시키려고 했다.

빔 네트는 말 그대로 실체가 없는 그물이다. 외부에서 들어가려는 이물을 튕겨내는 것도, 안에서 나오려는 움직임을 막는 것도 가능하다. 거미집에 벌레가 걸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것이 작동하면 5만 톤급의 배는 공중에 '매달려'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다이애나가 역으로 그 움직임을 제지했다.

우주공항의 관제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