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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우는 거대한 스크린 왼쪽 구석의 내선 화면에 젊은 여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이것은 실재하는 인간이 아니다. 다이애나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영상에 지나지 않지만, 피부의 질감이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부터 표정에 이르기까지 실제 인간이나 다름없이 완벽한 모습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배 안 어딘가에 실재하는 여자가 통신으로 말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리라.

화면의 다이애나는 능숙하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변함 없어. 계속 의자에 앉아서, 완벽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어. 때때로 시계를 확인하고."

그 말에 켈리의 결심이 굳어졌다.

"두 시 정각에 발진한다. 최대가속으로 날려. 관제센터 쪽은 부탁하지."

"알았어."

"그리고 인명 검색도. 재스민 쿠어."

"쿠어 재벌의 새 회장을 말하는 거라면 본명은 재스민 미리디아나 젬 쿠어. 아버지 맥스와 어머니 세실 사이에서 표준력 917년 12월 7일 출생. 946년 5월 5월 8일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재벌 회장으로 취임. 그것말고는 전혀 데이터가 없어."

"농담이지?! 이력도 없어?"

"그 여자는 지금까지 전혀 사람들 앞에 나오지 않았어. 몸이 약하다는 말도 있고 요새 같은 저택 안에서 제왕 교육을 받는다는 말도 있었지만 진짜 이유는 아무도 몰라. 그 여자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건 올해 3월 재벌 60주년 기념 파티가 처음인 걸."

"그때의 영상은?"

"없어. 매스컴에는 완전히 비공개였고, 참석자들한테도 그 여자를 촬영하지 말라고 강하게 협력을 요청했다나봐. 그 이후로 한 번도 나왔던 적이 없어. 맥스의 장레식도 비공개였으니까. 실제로 그녀를 본 사람들의 말이라면 약간 남아 있지만."

"커?"

"뭐가?"

"그 여자 키. 컸어?"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말한 사람은 없어. 하지만 비슷한 감상이 많네. '이야아, 정말 놀랐습니다', '정말로 당당해서 압도당할 것 같았습니다', '청년 실업가 몇 명이 열심히 말을 걸고 있었지만 남자들 쪽이 왜소해 보이더군요'. 이런 것도 있네. '정말 타는 듯이 붉은 머리의 프린세스군요'."

세세하게 목소리까지 모방하면서 말하는 것을 들으면 마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켈리는 저도 모르게 신음하고 있었다.

두 시간 전에 바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