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중계

📌어시스트티비📌 업계 1위, 가입없이 무료시청, 다양한 이벤트, epl중계, nba중계, 배트멘토토, 베트맨토토, 해외축구중계, 해외축구중계사이트 바로가기☜☜

는 눈곱만큼도 없이 펄펄 뛰어다니는 주제에 임신우울증이라니 무슨 헛소리인가 싶었지만 특별히 거부할 이유도 없었기에 켈리는 시키는 대로 지난 주부터 회장실의 주인이 되었다.

이 회장실은 조금 특이한 구조로, 멋들어진 침실과 욕실에 호화로운 홈 바까지 갖춰져 있어서 생활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아니 굉장히 지내기 편했다.

재스민의 아버지이며 쿠어 재벌의 창시자인 고(故) 맥스는 엄청난 일벌레였지만, 인생을 즐기는 데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었다.

직원들에게는 잔업도 거의 시키지 않으면서 자기는 회사에서 먹고 자며 일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것과는 다른 의미로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사였다.

일하는 것 자체는 조금도 힘들 게 없지만 어차피 오랜 시간을 회사에서 보낼 거라면 지내기 편하게 꾸며놓자는 생각에서, 초일류 호텔 수준의 설비를 갖춰놓았던 것이다.

맥스는 직원들을 위해서도 쾌적한 노동환경을 마련해두었다.

본사 식당에서는 근무시간이 끝난 후에 한해 무료로 술을 마실 수 있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노는 것이 맥스의 방침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회장실도 그저 호화롭기만 한 게 아니라 집무실에는 최신 정보기기가 모두 갖춰진데다, 믿기 힘든 노릇이지만 연방위원회 주석과의 핫라인까지 설치되어 있다. 이런 건 한 나라의 원수(그것도 큰 나라에 한해서)의 집무실에나 있어야 하는 물건이 아닐까.

이런 것을 볼 때마다 다시금 쿠어 재벌의 저력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 회장실을 넘겨받은 켈리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었다.

현재 일곱 명의 중역들이 쿠어 재벌의 모든 업무를 관할하고 있으므로, 총수에게까지 결재사항이 올라올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켈리도 이참에 실컷 놀면서 지내기로 결심했지만, 어째서인지 본사에서 지내게 된 뒤로 켈리의 주변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무인택시였다.

아무리 좋은 술이 많이 있어도 역시 혼자서 마시기는 내키지 않는 법이다.

밤거리로 나가서 매력적인 미녀와 신나게 술을 마시던 켈리가 회사에 돌아오기 위해 택시를 타려고 했을 때, 켈리의 앞에서 정차해야 할 무인택시가 갑자기 속력을 높이며 달려온 것이다. 물론 켈리도 얌전히 차에 치일 만한 인간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강화유리였다.

날씨가 하도 좋아서 바깥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본사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는 도중, 수리 중이던 빌딩 위에서 넓이 약 2제곱미터, 중량 100킬로그램 정도 되는 판유리가 켈리 쪽으로 떨어졌다.

현장 사람들이 사색이 되어서 달려왔지만 유리가 떨어지는 것을 미리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일은 나지 않았다.

세 번째는 깡패였다.

거리에 나갈 때마다 다른 가게를 찾아다니던 켈리는 그날도 맛있는 술과 애교 있는 술 상대에 매우 만족하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때 술집 안에서 싸움이 벌어졌던 것이다.

애드미럴처럼 고상한 도시라고 해도 주정뱅이는 존재한다. 조용히 술을 마시는 다른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고 무기를 꺼내느니 마느니, 죽이느니 살리느니 하며 소란이 커지나 싶더니 갑자기 한 사람이 정말로 총을 빼들었다.

하지만 만취한 주정뱅이가 쏜 총알은 싸우던 상대가 아니라 카운터에 앉아 있던 켈리의 뺨을 스치면서 가게 벽에 구멍을 냈다.

곧바로 경찰이 달려왔지만, 켈리는 일이 번거로워지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술집을 향해 달려오던 경찰차들이 오작동을 일으키며, 가게를 나선 켈리를 향해 차례차례 달려든 것이다.

물론 이 시점에서도 켈리는 침착하게 좁은 골목길로 피했다.

선두에서 달려오던 경찰차는 그대로 건물 벽에 처박혔고, 뒤쫓아 오던 차들은 차례로 앞차와 추돌했다. 출동한 경찰들은 총을 쏜 남자를 취조하기는커녕 다른 동료들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이쯤 되면 켈리도 질릴 수밖에 없었다.

밖에 나갈 때마다 뭔가가 자신을 향해 돌격하거나 떨어진다. 그것도 위험한 것들로만 골라서.

우주에 있다보면 예기치 못한 사고쯤은 다반사고, 아무리 위험한 사태라 해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무인택시가 달려오건 유리가 떨어지건 에너지 총탄이 뺨을 스치건, 결과적으로 이렇게 무사하니 됐다는 것이 켈리의 사고방식이었다.

하지만 지상에서는 그때마다 큰 소동이 나고, 심하면 취조까지 당하게 되니 귀찮기 짝이 없다.

그래서 외출을 삼가고 회장실에 틀어박혀 있어봤다.

쿠어 본사 빌당은 연방본부 수준의 방어 장치로 보호되고 있다. 설마 여기까지 쳐들어올 수는 없겠지. 어디 화살이건 대포건 맘대로 가지고 와봐,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중 의외의 인물로부터 연락이 왔다.

쿠어 재벌 내의 스테이션 개발부문의 최고 책임자인 스타니슬래스 와일리였다.

통행 가능한 게이트가 발견되면 스테이션을 건설하는 것이 쿠어 재벌의 역할이다.

쿠어 재벌은 연방의 신자원 개발과로부터 독점적으로 건설 의뢰를 받지만, 게이트 발견자와 직접 연관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게이트의 발견자는 같은 재벌 내부의 사람이므로 스테이션 개발부문에서 켈리에게 연락이 오는 것도 당연했다. 게다가 부총수라는 켈리의 직함을 생각해보면 최고 책임자인 와일리가 직접 연락하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다.

게이트를 발견한 사람에게는 법적으로 권리가 보장된다. 통행료의 일부를 그쪽으로 지불해야 하므로 은행 구좌를 알려달라는 와일리의 말에 켈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제가 받아야 할 돈이 아닌데요. 발견자는 '쿠어 킹덤'이고 배의 소유주는 제 마누라입니다."

그러자 통신화면에 비치는 작은 체구의 남자는 손을 주무르면서 웃음을 지었다.

"이야아, 정말 금슬이 좋군. 진짜 부러워. 실은 자네 부인도 똑같은 말을 했다네. 자기 명의로 신청된 게이트지만 그건 남편이 발견한 거니 통행료는 남편에게 지불하라고. 정말 보기 좋아. 하하하."

혼자서 신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있지만, 굳이 이런 소리를 물으려고 연락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비서한테 물어봐도 충분할 이야기였다.

뭔가 본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기다려봤더니, 생각대로 와일리는 목소리를 낮추면서 말을 꺼냈다.

"그런데, 부총수. 긴히 할 이야기가 있는데 언제 한번 만날 수 없겠나?"

"무슨 이야기지요?"

"부인 말이네. 쿠어 재벌의 총수라고는 해도 결국 젊은 아가씨지. 게다가 지금은 홀몸도 아니야. 우리 남자들이 확실하게 보좌해줘야 할 거 아닌가."

혈색 좋은 얼굴에 자그마한 눈, 얼핏 보기에는 사람 좋은 노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슨 속셈인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굳이 제안을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쾌히 승낙하며 일시를 묻자, 상대는 열심히 손을 주무르면서 더욱 밝게 웃음을 지었다.

"그렇군. 빨리 약속을 잡는 게 좋겠네. 괜찮으면 내일이라도 어떻겠나?"

"상관없습니다."

"정말 미안하지만 가능하면 이쪽으로 와줄 수 있을까? 원래대로라면 내가 찾아가야겠지만, 본사에는 여러모로 남들 이목도 있으니까."

"예, 그러지요."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는 모쪼록 비밀을 지켜주기 바라네. 특히 부인에게는 더욱."

이상한 소리였다. 어차피 이 통신은 기록에 남을 테고, 켈리가 스테이션 개발지사로 나가면 와일리와 만났다는 사실쯤 곧바로 알게 될 텐데.

그렇게 지적하자 와일리는 무슨 근거인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난 지금 여기 없는 걸로 되어 있으니까."

"그럼 안심하고 찾아뵙도록 하지요."

켈리도 싹싹하게 말하고 통신을 끊었다.

지정된 장소는 바다 건너편이지만, 같은 행성 내이고 채 300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이니 그다지 힘들 것도 없다. 오히려 와일리가 이 애드미럴에, 그것도 비밀리에 와 있다는 사실이 더 의외였다.

쿠어 재벌 산하의 기업은 공화우주에도 수없이 많은데다 와일리와 재스민은 견원지간이었다. 애드미럴에 올 일 자체가 거의 없을 텐데.

자신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여기까지 왔다면 그저 세상 이야기나 하려는 건 아닐 테지. 특히 부인에게 비밀로 해달라는 부분이 수상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꺼내려는 건지 기대마저 들었다.

다음날, 켈리는 바깥에 좀 나가보고 싶으니 적당한 차를 준비하도록 비서에게 부탁했다. 단, 운전수는 필요 없다는 지시도 덧붙였다.

보통 부총수쯤 되면 운전수는 물론이고 비서까지 주렁주렁 따라다니지만, 켈리로서는 귀찮기만 한 관습이었다. 지금까지 뭘하던 혼자였고, 오히려 그게 편해서 좋았다.

단, 최근의 위험한 사례를 감안해서 준비된 소형 에어 카는 오른쪽 눈으로 샅샅이 관찰했다.

폭발물의 유무는 물론이고 차체에 이상이 없다는 것까지 완벽하게 확인한 뒤에, 오늘은 안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직접 차를 몰고 본사에서 나왔다.

시가지를 빠져나가 남쪽의 해상도로로 접어들자 거리도 인가도 자취를 감추고 끝없이 이어지는 새하얀 길이 나타났다. 고속운전 전용 도로이다.

자동종으로 전환하고 마음껏 속도를 올렸다.

약 30분 정도 달리자 건너편 육지가 나타났다.

이상을 느낀 것은 육지까지 50킬로미터 정도 남은 시점에서였다.

시가자에서는 이런 속도로 에어 카를 몰 수 없으므로 차는 이 근처에서 자동적으로 속도를 낮추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전혀 속도가 줄어드는 기척이 없었다.

앞에서 달려가던 차와 충돌할 뻔하고 당황하며 비상핸들을 꺾어 앞차를 피했지만, 운전을 수동조종으로 바꾸려고 했을 때는 더욱 놀라고 말았다.

수동으로 전환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