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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과 쇼핑을 하러 가는 아주머니, 지금부터 휴일을 즐기러 가는 가족들, 그런 사람들에 섞여 전철을 탔다.

자리에 앉은 순간 졸음이 덮쳐 왔다. 다행스럽게도 목적지인 신주쿠 역이 종점이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자기로 했다.

신주쿠에서 전철을 한 번 갈아타고 우리 집에 있는 이케부쿠로로 향했다. 역시 여기까지 오자 사람들의 왕래도 많아졌다.

하치오지를 출발해 도심에서 전철을 내린 순간의 차이는 여전히 낯설었다. 특히 이 이케부쿠로 역 앞에서 집에 가는 동안은 격심한 차이가 느껴진다.

잠시 후 주택가에 돌입할 무렵이 되어야 간신히 마음이 안정되면서 나도 모르게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생각해도 참 도시에 적응 못하는 것 같았다.

"드디어 도착했다…."

긴 여정을 지나 집 앞에 도착하니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이 들었다.

가방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집으로 들어가려던 때였다.

"음…?"

언젠가 느꼈던 그 시선.

뒤를 돌아보자, 바로 맞은편 집 입구에 세일러복을 입은 여자애가 서 있었다. 외관상으로 짐작하기에는 소라보다 약간 나이가 많아 보였다. 아마 고등학생쯤 되겠지.

길고 곧게 뻗은 검은 머리카락에 치마는 무릎 밑까지 왔고 감색 양말을 신고 있었다. 물론 화장이나 귀걸이 같은 것은 하고 있지 않았다. 한쪽에만 묶은 커다란 리본이 인상적인, 요즘 보기 드문 모범적인 아이였다.

"아… 안녕하세요."

한참을 말끄러미 쳐다본 뒤에야 황급히 인사했다. 수면 부족과 피로 때문에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고풍스러운 여고생은 눈을 번득이며 나를 힐끔 쳐다보나 싶더니, 고개를 홱 돌리고 떠나갔다.

"뭐…지…?"

응? 내가 비위에 거슬리는 짓이라도 했나?

이사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 이웃들과의 친분도 거의 없었는데….

"…에라, 모르겠다."

약간 석연치 않긴 했지만, 신경 쓰지 않고 현관문을 열었다.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자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다소 자근 목소리로 말하며 내친김에 문도 조용히 닫았다.

행여나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조금은 있었지만.

"뭐, 휴일이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거실을 나가려고 하는데….

"다녀오셨어요."

"으악!"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소파 등받이에서 소라가 얼굴을 내밀어 이쪽을 보고 있었다.

"다, 다녀왔습니다. 혹시, 거기서 잔 거냐?"

"이, 일찍 일어나서 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