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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에 있었고...

별 생각 없이 숨어 있었고...

그래도.

“울 것까진 없잖아아~~~.”

처량한 목소리를 내면서 그는 허둥지둥 소녀에게 손을 휘휘저었다. 새삼 존재를 과시해서 뭐 하겠다는 것인지 무의미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어쨌든 울음을 그치게 하려는 마코토도 살짝 착란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 먼 거리를. 그의 행동은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더 이상 울려선 안 된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무서워서 더 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착하지, 착하지. 울음 뚝~! 착하지~.”

순간적으로 마치 아이를 달랠 때나 쓰는 말이 튀어나왔다. 억지로 짓는 웃음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그래도 본인은 필사적.

하지만 달래는 방법이 완전히 잘못되어 있었다. 그리고 역시 거리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본인은 필사적. 초절정으로 필사적. 그 말 말고는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착하지, 착하지, 눈물 뚝~!”

거의 자포자기하듯이 그는 그 괴상한 웃음을 지은 채 저수탱크가 있는 곳까지 쌩 달려가 사다리를 다다다 오르기 시작했다.

“으라차야!”

이상한 호령과 함께 단숨에 사다리 끝까지 올라갔다.

눈 안에 날아든 소녀는 새빨개진 얼굴로 엄마한테 인형을 사달라며 떼쓰는 아이처럼 꼼짝 않고 서서 흐느껴 울고 있었다.

“옳지! 울지 마! 내가 잘못했다! 분명, 아마도, 아니! 오히려 반대로! ...반대로? 반대로 뭐야?!

그는 소녀를 달래면서 예전에 많은 아이들과 복작거리며 함께 살았던 때를 떠올렸다.

그 시절에는 아침저녁 상관없이 매일 어디에선가 누군가가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어느 아이는 싸움을 해서, 어느 아이는 외롭다고, 또 어느 아이는 이유도 모르고.

그가 있었던 그곳은 그럴 때면,

[울지 말라니까]

하며 꽈악 안아주기로 되어 있었다.

지금도 그는 그렇게 해보았다.

때와 장소를 잘 가려서 하지 않으면 대단한 변태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행동이었지만 그렇게 해야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 무렵처럼.

소녀가 언제인가 울고 있던 아이로 보였으니까.

아이...가 아니다, 울고 있었던 것은..., 그건 그였다. 그 자신이었다.

누군가의 눈물을 보면 울고 싶어졌다.

그 사람의 슬픔이나 마음도 전혀 모르는 주제에 그냥 울고 싶어지는 것이다.

-울어도 돼.

아직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것은 그 자신의 약함 때문인지도 몰랐다.

지금 이 순간 소녀가 동급생이라는 사실 같은 것은 까맣게 잊어버린 상태였다.

그만큼 소녀는 정말로 작고 가냘프고 어려 보였다. 장신인 그의 팔 안에 폭 감싸여버렸다.

이윽고 울음소리는 조용하게 잦아들었다.

그의 품안에서 작은 몸을 크게 뒤흔들고 있던 동요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숨을 한 번 내쉰 후 그는 안고 있던 소녀의 몸을 떼었다.

-봐, 괜찮지?

그렇게 말하는 대신에 웃음을 지어주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소녀는 커다란 푸른 눈동자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살짝 끄덕거렸다.

무슨 뜻의 맞장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제 괜찮은 것 같았다.

소녀는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이고는 울고 있는 동안에도 꼬옥 끌어안고 놓지 않았던 카세트 플레이어의 정지 버튼을 찰칵 눌렀다.

그것은 뭔가를 끊는 소리.

소녀의 뭔가의 끝을 알리는 소리.

멈춘 소리.

시작의 소리.

끝나고 시작되는 소리.

의식이 그에게로 향하고-.

다시 소녀의 눈동자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까 일어났던 미지와의 조우. 그때와 다른 것은 더 이상 소녀가 겁먹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 이런 데서 이런 타이밍으로 좀 거시기하지만 난 6반의 하야마 마코토라고 하는...데...”

하는데 뭐?!

안심한 김에 일단 말해봤지만 썰렁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마코토가 울고 싶어졌다.

그런데 소녀는 말했다.

대답해주었다.

“...나는-쿠로에. 쿠로사키 쿠로에... 아, 저기, 3반...이야.”

눈을 살짝 내리깔고 소녀의 용모와 똑같이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한 말이었지만 또렷하게 들렸다.

소녀의 금발과 푸른 눈동자 때문에 ‘일본말이 서툴지 않을까?’ 하고 멋대로 넘겨짚었던 상상도 간단히 뒤집혔다.

평범했다.

똑같았다.

다를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쿠로사키 쿠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