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픈 손끝이 다시 다니엘을 만지고는 다니엘을 가는 팔과 가슴으로 감싸듯이 끌어안았다.

“그럼 나도 같이....”

다니엘의 말에 모모는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알고 있어.

모모는 다니엘을 더 이상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럼 안 돼! 모모도 가면 안 돼....”

간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일지도 모른다.

다정한 음성도, 슬픔 얼굴도, 짓궂은 미소도, 손끝의 감촉과 따뜻함까지도.

“미안..., 미안해....”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슬프고 공허할 뿐인 대화.

-가지 마.

그렇게 말하지 못한 채.

온기만으로 나누는 대화.

만져지는 온도만의 대화.

-가지 마.

그렇게 말하지 못한 채.

휘감기다 미끄러지는 덧없는 말.

길게 늘어섰다 쓰러지는 슬픈 도미노를 반복한다.

빛이 만드는 것은 그림자.

빛을 투영하는 것은 그림자.

빛이 없으면 그림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림자가 없으면 빛은 아무것도 환하게 비출 수 없다.

틀림없이 거기에 있는 것은 ‘무(無)'뿐이다.

새까만 ‘무’.

새하얀 ‘무’.

빛이 뒤덮은 세계.

빛이 다시 칠한 세계.

그것은 아무것도 없는 세계.

그것은 ‘무’다.

“나는 그 아이..., 그 아이는 나.... 다르지만 다르지 않아. 다르지 않지만 다르고, 둘이면서 하나인 존재.... 아마도 그렇겠지.” 모모는 봄볕처럼 다정하게 말했다.

그 목소리는 눈물처럼 슬프게 울렸다.

바람에 날린 꽃잎이 하늘하늘 먼 하늘에 휘감기고 있었다.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빛이 비치고.

순백색. 담홍색, 빨강.... 꽃잎들이 하늘하늘 바람을 헤엄치고 있었다.

빛이 눈부셔서 눈을 감았다.

그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랬더니 보이는 것 같았다.

빛을 잃고.

빛을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