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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눈동자로 모모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새하얀 모습을, 여리고 가냘픈 몸을, 긴 머리를, 모두 눈동자에 새겨 넣듯이.

“그러니까 만나러 가야해. 그 아이를.”

“그, 그치만 모모는...!”

모모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왜냐면 그 애라는 건..., 그 녀석..., ‘언’을 말하는 거잖아...?” “응. 맞아..., 또 하나의 나.”

사신 중에서도 유일한 존재. UN.

새하얘서 ‘괴짜(dis)’ 라고 불리는 모모와 꼭 닮은 새까만 존재.

정반대인 두 사신.

모모와 언.

“안 돼.”

다니엘이 작게 말했다.

“녀석은 모모에게 상처 입힐 거야.”

나타날 때마다 그 강대한 ‘힘’ 을 모모에게 가차없이, 주저없이 휘두르는 언이 아닌가.

“괜찮아.”

“괜찮긴 뭐가 괜찮다는 거야!”

이번에는 강하게. 다니엘은 모모의 말을 부정하려고 했다.

지워 없앨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지. 다니엘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는걸.”

슬픈 표정으로 모모는 손을 가슴에 얹었다.

사실은 고맙다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그래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상처 입고, 입힌다고 해도.

죄어들며 아파 오는- 마음.

모모를 구하려다가 다니엘은 언에 의해서 이 세계의 어디도 아닌 ‘일그러짐’에 갇혀버렸다.

그리고 어디도 아닌 어딘가를 헤매고, 다치고, 멈춰 서고, 그래도 걷고 걸어서....얼마나 걸었는지도 잊어버릴 무렵 다시 모모와 만날 수 있었다.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모도, 다니엘도 모른다.

다니엘은 그때의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오직 그리운 목소리를 들은 것만을 기억했다.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모르지만.

다니엘이 사라진 뒤 모모도 줄곧 다니엘을 찾고 있었다.

모모를 구하려고 하다가 다니엘은 언의 손으로 이 세계에서-지워지고 말았다.

소중한 것을 잃고, 중요한 것보다도 더 ‘소중하다’는 것의 의미를 실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젠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모모는 가려하고 있었다.

다시 잃어버릴지도 모르는데.

이번에는 모모 자신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데.

자신이 사라져서 다니엘을 또 고통스럽게 만들지도 모르는데.

“나는 이제 모모가 상처받는 건 보고 싶지 않아. 왜냐면 소중한.... 모모는 나의 소중한 주인님이니까....”

다니엘은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고마워..., 다니엘.”

가까스로 입 밖에 나온 그 말도 지금은 슬플 뿐.

모모의 가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