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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여기는 이제 내가 있던 장소가 아닌 거다.

기억과 회상.

선명히 떠올랐다.

그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차도로 나가버린 나는 달려오던 차에...

치이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끝나버린 거다, 모조리.

이걸로 끝.

뜻밖에 싱거웠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견딜 수 없이 슬퍼졌다.

뭔가를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설마 나 자신을 잃게 될 줄이야...,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그 무엇과도, 그 누구와도 정면으로 마주한 적이 없었다. 소중한 존재를 잃어버린 대신에 코헤이는 소중한 존재를 잃어버리는 공포를 손에 넣고 말았다.

소중한 것은 잃어버린다.

그렇기에 소중한 것.

그럼 진짜 소중한 건 뭘까?

보이지 않는다.

찾을 수가 없다.

왜냐면 찾으려고 하지 않으니까.

찾게 되면 또 잃어버릴 테니까.

때문에 찾지 않는다. 찾지 못한다.

무서우니까.

어머니가 죽은 후로 줄곧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전부 거싯말 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평소처럼 아침이 되어 잠을 깨면 어머니가 부엌에서 아침식사를 차리고 있고 아끼는 냉장고가 낮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말이면 좋을 텐데.

그런데 코헤이는 어머니가 없는 것에 익숙해져갔고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는 법을 익혔다.

가식적으로 웃고 거짓말을 거듭하며 얼버무리고 그 무엇과도 그 누구와도 마주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 마주할 때가 오고 만 것이다.

그것이 ‘첫사랑’ 이라니.

누군가와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던 코헤이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면서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자기 자신에게.

그래도 스스로를 속이려고 하자 그 ‘여자애’가 나타나 코헤이를 자신과 마주하게 해주었다.

이어질 수 있도록, 이어져 있을 수 있도록.

깨달았다.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었다는 것.

하지만-.

“이미 늦었어.”

코헤이는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미 늦어버렸다.

“뭐가?”

소녀가 물어왔다.

“난 죽어버렸으니까...”

코헤이는 자조하든 웃었다.

그런데 소녀는 밝게 웃었다.

소녀가 입매에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괜찮아. 너에게는 너의 세계가 있어. 이어져 있어, 여러 곳에.”

상냥한 목소리로 소녀는 말했다.

“뭐가?”

이번에는 코헤이가 물었다.

그러자 대답했다.

검은 고양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뭐긴 뭐야! 아니, 그보다 너-, 아직 안 죽었어.”

“하?”

하?

-따라랑.

#

멜로디.

따뜻하고 부드럽고 그리운.

엄마의 곡...

누구일까?

누가 치고 있는 거지?

아, 아니다.

이건 콧노래다.

“...정말 너무하네에, 남은 이렇게 심한 꼴을 당했는데...”

눈을 뜨고 코헤이는 중얼거렸다.

바로 옆에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