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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여자애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다만 표현이 미흡했을 뿐.

코헤이가 이해하려고만 하면 간단한 일이었다.

느껴주길 바란다면 상대방을 느껴야 한다.

그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여자애가 강하게 생각하고 강하게 외친 말이 코헤이의 마음을 뒤흔든 것은 확실했다.

때문에 지금 이렇게 걷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려 하고 있다.

그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생각하게 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어찌 되었든,

“으아-! 진짜 열 받네! -그 애!! 다음에 만나면 그냥 이렇게 팍!”

화가 맥시멈으로 버스트 상태.

어휴, 뭐 그러 애가 다 있냐!

그런 애!

그런 애!

그런 애?

어?

어라?

이름...?

그 애의 이름.

뭐였더라?

이름...

물어보지 않았다.

내 이름도 말하지 않았다.

뭐야.

뭐냐고.

그 여자애.

왜 이름도 모르는 녀석 때문에 열 내며 말하는 거야?

뭘 진지하게 화내는 거냐고.

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주는 거야?

이름도 모르면서.

필사적으로.

분명 누구에게나 그러하듯이.

구 여자애는 진지하고 곧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럴 수 없다.

필사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마음속에.

하지만 그 애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와 함께 생각해주려고 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다만 말이 미흡했을 뿐이다.

그 애도 나도.

제대로 더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

그러면 좋았을 텐데.

“아..., 또 만날 수 있을까... 학원에서 만날 수... 있을까?”

처음 만났을 때 여자애가 한 말이 어렴풋이 머리에 떠올랐다.

[입시 보지 않은 사람은 학원에 다니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그렇게 말하며 일부러 공부하러 온 애가 어째서 땡땡이를 치고 그런데 왔던 걸??

...아마 있기 거북했는지도 모른다.

학원에 다니고는 있지만 사실은 필요가 없고, 그래도 목표가 있어서 계속 다니고 있다.

그러나 입시에 필사적인 학생들과 달리 입시를 보지 않는 그녀가 와 있다. 그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싫어서 그날은 수업을 빼먹었던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고민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듯이 보인 그 여자애도 매일을 필사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럴 것이다.

이름도 모르는 나를 위해서 열심히 생각해주는 그런 여자애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 리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왜 아까 그리도 화를 냈는지 반성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꺼림칙하다...

다음에 만나면 일단,

사과부터 하자.

-그랬더니,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누군가가 부른 것 같았다.

이름이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코헤이를 부르는 목소리.

그 여자애의 목소리.

뒤를 돌아보았다.

다음 순간.

코헤이의 눈에 비친 것은 빨강 신호가 켜진 길을 건너고 있는 자신, 그리고 그런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 시커먼 자동차였다.

몸이 튀어올랐다.

하늘이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