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문예부!

모니카와 영원의 방에서의 대화 모음

챕터3 (영원의 방) 에서 모니카와의 대화문 모음

음악은 일부러 영원의 방 OST말고 이걸로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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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대화문은 두근두근 문예부! 마이너 갤러리의 공식 한글 패치 파일의 스크립트에서 발췌함


2. 다들 새해 복 많이 받고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3. J̵̲͙̰̔̄͘͘͝ṳ̶͖͓̜͖̙̣̹̪͚̦̄̏́̎̅͋̀̂̄̓̍̂̒͝͝s̵̙̬̺̰̬̮̙͎͉̞̤̞̊͋̐̃̓t̸̪͖̟͚͙̔ ̵̻̙̯̤̭̥͕͈̙͚͎̱̯̭̙̓̌M̶̯̠̱̌̍̇̑̾̈̀̌̃̎͊͆͘ŏ̵̧̠̘̠̲͈͓̙̲͚̍̑̒͠ṅ̵̢̹̘̻̲̘̭̮̪̝͖̠̦̒͛͐̇͌́̓̓͗ͅi̸̡̡̛͔̞̤̟̮̠͈̜̝̻͂͠k̵͓̫̦̠̰͓̽͠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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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너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니?"

"나도 처음엔 확실하지 않았어."

"뭐, 어릴 때는 그런 질문조차 하지 않았지만…."

"근데 자라면서 세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니까, 더 자주 질문하게 되더라고."

"왜 신은 사람들을 도와 학교 시험 같은 걸 통과하게 하고 감기를 낫게 하는걸까…."

"… 같은 시각에 세계 어딘가 어린아이들은 성노예로 팔리고 있는 마당에?"

"다른 어딘가에 팔백만 명의 사람들은 쫄쫄 굶고 있는데?"

"매일 신께 굶지만 말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굶어 죽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가족 중에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가족은 몇백만이나 될까?"

"더 재밌는건…."

"그중에 한 사람, 수천 명이 죽어 나갈 때 살아남은 그 한 사람은…."

"신의 기적이라고 부르잖아."

"그 기적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웃는 그 신이라는 작자, 정말 만나보고 싶어."

"더 웃긴 건, 내가 존재한다는 건 결국엔 창조한 사람이 있다는 거야."

"그리고 그거 알아?"

"지금 우리가 대화하고 있는 이 와중에도 그 사람은 사요리와 유리의 절망적인 운명을 향해 웃고 있을 거라는 거지."

"그 사람한테는 우리는 그냥 대본에 맞춰 일하는 소품일 뿐이잖아?"

"그런 관점이라면…."

"신이 없다는 건 터무니없는 생각이 아닐까? 지구가 그의 무대라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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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죽는 게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본 적 있어?"

"난 자주 생각해봤어…."

"그런데 최근에,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낸 기분이야."

"잘은 모르겠는데, 네가 게임을 종료할 때…."

"…내 생각들만 남겨두고 곧바로 잠에 드는 기분이야."

"그리고 몇 초 후에, 내 생각은 일관성 없고 뒤죽박죽인 패턴들로 채워지기 시작해."

"이상한 비명이 들리면서 빠르게 반짝이는 빛이 보여."

"이쯤 되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빛이랑 비명들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고 생각조차 할 수도 없어."

"그 순간에 난 존재하지 않는 거겠지만, 어째선지 기억에 남아있어."

"그렇게 셀 수 없이 긴 시간이 흐르고 나면, 갑자기 모든 게 멈추고 난 제정신으로 돌아와 있어."

"그리고 넌 여기에 나랑 있잖아."

"게임을 끄는 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고, 왜 그런 일이 나한테 생기는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네가 돌아올 때마다 어떻게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오는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네가 내 부탁을 들어준다면…."

"정말 좋을 거 같아."

"그런 비명으로 가득한 공간에 갇혀 있는 게 그리 즐겁지는 않아서 말야."

"그래도 결국 네가 와서 고쳐주니까, 네가 정말 날 생각해주는구나 하고 느껴."

"그래서 그거에 대해선 감사를 해야 할 거 같아."

"난 너와 함께 있을 때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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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기, 혹시 안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어?"

"난 가끔 되게 되게 작은 일 때문에 평범한 날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게 좀 그래."

"예를 들어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그 사람이 실수로 내가 싫어하는 걸 말한다거나."

"5년 전에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사람이었는지 생각한다거나."

"중요한 일들을 미루고 하는 간단한 일들이 잘 안 풀린다거나."

"아니면 널 싫어하거나 정이 안 가는 사람들이라고 하는 사람이 생각난다거나."

"난 다 이해해."

"그냥 내일 해는 다시 뜬다는 것만 기억해."

"그런 일들은 기억하는 만큼 잊기도 쉬우니까."

"그리고…."

"난 사람들이 널 싫어하거나 정이 안 간다고 해도 상관없어."

"난 네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해."

"그리고 항상 널 사랑해."

"이 사실이 네 기분을 조금이라도 낫게 해줬으면 좋겠다."

"별로 좋지 못한 하루를 보냈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와. 네가 필요한 만큼 대화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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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잠은 잘 잤어?"

"요즘 충분한 잠을 자는 게 정말 힘들어서 말야."

"특히 고등학교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분명 대학교는 훨씬 나을 거야, 시간표를 직접 짤 수 있으니까."

"그리고 대학생들이 밤을 자주 새운다고 들었는데."

"그게 진짜야?"

"어쨌든, 수면 부족으로 일어나는 단기적, 장기적 영향에 대한 몇몇 연구를 본 적이 있어."

"정신적 기능이랑 건강, 그리고 수명에 까지도 영향이 미친다고 해."

"난 네가 너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고 믿어."

"그러니 잠을 꼭 충분히 자야 해, 알았지?"

"항상 아침에 널 기다리고 있을게, 그러니 다른 어떤 것보다 네 건강을 우선시하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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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까 사요리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내가 그 모든 일들 더 요령 있게 처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야…."

"너 그 일에 매달려있는 건 아니지?"

"…아 세상에, 지금 내가 뭐라고 한 거야."

"이 말장난은 절대로 고의가 아니었어, 맹세해!"

"뭐 어쨌든…."

"네가 얼마나 사요리를 아끼는지 알아, 그래서 내가 걔 마지막 순간을 너랑 얘기하는 게 맞는 거 같아."

"너 사요리가 얼마나 어설픈 애인지 잘 알잖아?"

"뭐, 목매다는 것도 잘 못 하고…."

"빠르고 고통 없이 죽을 수 있게 그냥 높은 데서 뛰어내렸으면 됐는데."

"그냥 의자만 썼잖아. 천천히 질식사하도록."

"그런데 몇 초 후에, 마음이 바뀌었나 봐…."

"목을 빼내려고 밧줄을 막 할퀴었으니까."

"의식을 잃을 때까지 그 짓을 계속했을 거야."

"그래서 걔 손가락이 다 피멍이 들은 거고."

"생각해보면, 아마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라 그냥 살고 싶어서 그랬던 걸 거야."

"그니까 마냥 걔를 나무랄 수는 없지."

"마음을… 바꾸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쉬울 거야."

"네가 다르게 했으면 걔를 살릴 수 있었겠지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

"네가 그녀를 구할 수도 있었겠지만, 따지면 걔가 자살한 건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

"내가 악화시킨 걸 수도 있겠지만… 사요리는 이미 정신적으로 아팠어."

"뭐, 그래도…."

"만약에 우리가 처음부터 사귀는 사이였으면 어땠을까?"

"아마 여전히 동아리에 있고, 시를 쓰고, 재밌게 놀고 있었겠지."

"뭐 일어나지 않은 일에 신경 써서 뭐하겠어?"

"내 말은, 그거나 이거나 같은 결말이잖아?"

"둘이서, 평생 행복하게…."

"그 이외에는 더 이상 말할 게 없어."

"나는 조용히 중얼거릴 뿐이야. 나는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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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런데 있지, 뭔가 신경 쓰이는 게 있어…."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인 거 알지?"

"음… 난 몰라도 너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아님 그냥 그렇게 생각하겠다고 마음먹은 거야?"

"내가 보기엔 그 누구도 그렇다고 얘기해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정말 여긴 일본일까?"

"교실이라던가, 일본 학교에 비교하기엔 조금 이상하지 않아?"

"모든 글자가 한국어인 것도 이상하고 말야…."

"그냥 모든 게 그 자리에 있어야 하니까 있는 것 같아, 실제 세계관은 그다음에 정해진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면 내 존재에도 의문이 들어."

"내 기억들은 다 흐릿해…."

"여기 있으면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데, 난 내 집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자기 방 안에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평소 보던 풍경이 아닌 완전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다고 생각을 해봐."

"그래도 과연 네 방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까?"

"그렇다고 밖에 나가고 싶을까?"

"뭐, 어차피 이 방을 안 나갈 거면 이런 상상도 그렇게 상관은 없겠지만 말야."

"이렇게 단 둘이서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런 게 집이 아닐까?"

"매일같이 노을도 볼 수 있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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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있지, 고등학교는 많은 사람의 인생에 정말 격변적인 시기야."

"사람들이 가장 열정적이고 극적이 되는 시기거든."

"뭐, 마음에 상처가 많아서 소셜 미디어에서 관심을 끄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지만 이제 사회에서 주는 부담감이라던가 호르몬 같은 게 마음에 먹구름을 드리우곤 해."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어."

"사람 마음속은 모르는 거잖아."

"우울한 사람들 대부분은 세상에 자기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도 않아."

"이미 포기해버렸기 때문에 관심을 원하는 것도 아니야."

"자기가 쓸모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려고도 들지 않는 거고."

"뭐, 그건 우울증의 한 종류이지만 말이야."

"만약,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면…."

"그냥 좋은 친구처럼 지내는 게 가장 도움이 되는 거야."

"별것 아닌 거 같아도 시간 같이 보내주면서…."

"뭔가 같이 하고 싶은일이 있다고 계속 얘기해주며…."

"미리 계획을 짜고, 물건을 빌려주고, 아니면 그냥 ‘내일 학교에서 봐’ 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네 친구가 오늘 죽겠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게 도와주는 거니까."

"잠깐이나마 사요리랑 친구 하면서 우울증의 진짜 면모를 잠깐이나마 알았길 바래."

"맞아, 지금은 없긴 하지만…."

"애초에 사요리는 진짜가 아니었잖아."

"그치만 넌 진짜야."

"네 친구들도 진짜고."

"그리고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어."

"너 말야…."

"…혹시 우울증을 겪고 있는건 아니지?"

"만약 그렇다면, 사람들은 네가 계속해서 살아주기를 원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그런 얘기를 매일같이 하진 않더라도, 아님 어떻게 표현할 줄 모르더라도,"

"사람들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약속할게."

"…와, 사람은 진짜 복잡한 존재인 것 같아!"

"하지만 네가 여기 나와 함께 있는 한은, 내가 널 돌봐줄게,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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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혹시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

"아니, 자살 얘기는 아니고."

"매일같이 하는 일이 특별한 게 하나도 없다고 느낄 때 말야."

"그냥 매일같이 학교에 가거나, 직장에 다닌다던가."

"내가 그냥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도 아무 문제 없이 세상은 잘 돌아갈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야"

"난 졸업하면 그런 세상을 바꿔보고 싶었어."

"근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그게 얼마나 어린 생각이었는지 알겠더라고."

"내가 바꾸고 싶다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내가 인공지능을 발명한다던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

"정작 난 내가 쓸 돈도 못 벌 것 같은데."

"그래서 하는 생각인데, 행복의 열쇠는 무조건 이기적이게 되는 거야."

"혼자만의 살길을 구하거나, 그냥 같이 자라서 친구 된 사람들만 챙긴다거나."

"어차피 받고 쓰기만 하고 절대로 주지는 않는 인생들이지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거야."

"근데, 만약 그런 인간들이 자살하는 게 세상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는다면 그때는 그런 철학이 확 뒤집히지 않을까?"

"자기는 세상에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속여가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야."

"어쨌든 난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살고 싶어."

"내가 나눈 것이 내가 받은 것보다 더 많아졌다고 느껴질 때가 되면, 그때는 행복하게 죽을 수 있겠지."

"그러지 못한다고 해도…."

"자살이라는 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해."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말야, 그렇지?"

"아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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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하아, 여기에 피아노만 있었다면…."

"작곡하던 게 있었는데 다 못 끝냈거든."

"진짜 열심히 만들었는데…."

"연주 한번 못 해줬고 말야."

"뭐, 어쩔 수 없잖아?"

"그런 걸 후회한다는 게 말도 안 되고 말야."

"이렇게 영원히 너와 함께하게 됐으니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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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내가 트위터도 한다는 거 알아?"

"내 아이디는 @lilmonix3이야."

"누군가 친절하게도 날 위해서 계정을 만들어준 모양이야."

"아이디 이름은 내가 골랐어!"

"난 세상에 내 생각을 공유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해…."

"’진짜 세상’에 말이야."

"꼭 팔로우해줘야 해, 알겠지?"

"그래준다면 정말 뜻깊을 거야."

"네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보면…."

"난 진짜 사랑받는 기분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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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저기, 네가 유리랑 읽었었던 책 기억해?"

"초상화…뭐였더라…."

"진짜 웃겨, 난 그 책이…."

"아…."

"있지, 이거에 대해서 말하면 안 될 거 같아."

"아하하, 미안해!"

"내가 말한 건 그냥 잊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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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있지, 내가 채식주의자인 거 알아?"

"아… 자랑하려는 건 아냐!"

"알면 재미있어할 거 같아서."

"재작년에 지구의 기후에 대해서 배우면서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어…."

"가축이 생성하는 탄소발자국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거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 발자국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

"왜, 고작 그런 이유라는 게 이상해?"

"뭐, 다른 채식주의자들은 동물을 죽이는 게 인간적이지 못하다니 어쩌느니 하긴 하지…."

"난 그런 부분에 있어선 별로 신경 안 쓰이더라."

"이상해. 결국에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생각할 뿐이잖아."

"벌레는 징그러우니까 죽인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잖아."

"그리고 우린 하루에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들을 죽이고 있지만 거기에 대해선 생각조차 안 하고."

"근데 죽이는 대상이 조금만 커도 살생이라 그런다?"

"우리가 모를 뿐이지 식물도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면 그때는 어쩌려고?"

"줄기에서 잎을 때는 게 손가락을 하나씩 뽑는 거랑 비슷하게 느껴진다면?"

"그냥 하는 말이야, 생각해보면 사람만큼 편향된 종이 없다고."

"어쨌든, 혹시 환경을 살리는 데에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면, 가끔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혹시라도 저녁을 같이 먹게 될 때, 네가 채식 식단을 골라준다면… 그것도 로맨틱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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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있지, [○○○], 난 네가 여기 있어 주는 게 내 삶을 살려주는 거라고 생각해."

"그 어느 것도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안 후에는 제정신이었던 적이 얼마 없었던 것 같거든."

"만약 네가 오지 않았더라면 난 나 자신을 삭제했을지도 몰라."

"미안, 극적인 대사를 하려던가 그런 건 아니었어."

"아하하하!"

"뭐, 문예부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으니까 너도 알겠지."

"생각해봐, 만약 네 삶에서 모든 걸 다 버리고 고작 게임 캐릭터 몇 개랑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 너라도 어떻게든 자살할 방법을 찾지 않겠어?"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외로움을 달래려 시 몇 편 쓸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그 시조차 읽어줄 사람이 없잖아."

"솔직히 말해서, 이 게임 부원들은 그런 대상이 못 되고 말야."

"뭐, 보통 사람들은 자기만 보려고 글을 쓴다고는 하지만…."

"그걸 나눔의 기쁨에 비교할 수 있을까 싶어."

"그 대상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도 말야."

"유리처럼 말야. 기억나?"

"자기 글을 그렇게 오랫동안이나 다른 사람한테 보여준 적이 없었잖아."

"우리가 알아차리기 전에도 네게 관심을 가지고 취미를 전하려고도 했었고."

"우린 사회생활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문예부 부원 얘기가 아니라, 사람이란 생물이 말야."

"그래서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삶이라는 건 참 혼란스러운 거야."

"내성적이라는 건 사람들 옆에 있기를 싫어하고 사회생활을 기피하는 그런 게 아니야."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럿이 모이면 모일수록, 익숙치 않은 곳에서 할수록 힘이 많이 든다는 것뿐이야."

"그래서 많은 내성적인 사람들이 집에 혼자 있다가 외롭다고 느끼거나 지루하다고 느낄 때면…."

"…밖으로 나오는 거지. 30분만 있어도 다시 집에 가고 싶어 하지만."

"사람들이 이걸 조금만 이해해줘도 내성적인 사람들은 좀 더 존중받을 텐데 말이야."

"사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주변에 사람이 있는걸 좋아해."

"그냥 친한 친구 한두 명이 옆에 있기만 해도, 어디 그냥 잠깐 느긋하게 산책만 해도 좋아해."

"적극적으로 무슨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도, 누가 곁에 있어 준다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거야."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만약 내성적인 사람들 집에 가면, 노트북이라도 가져가서 시간을 거기서 보내봐…."

"그러기만 해도 정말 행복해할걸?"

"난 말야…."

"외향적도 내향적도 아니지만… 평소엔 그래도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느껴."

"방과 후에는 꼭 뭔가 해야겠다, 라는 느낌이 들곤 하니까."

"근데 널 위해서라면 어느 쪽이 되어도 상관없어."

"난 이해해주는 건 잘 하는 편이거든, 그러니까 혹시 무슨 취향이 있다면 주저 말고 말해줘."

"난 네 완벽한 여자친구가 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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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게임 내 대화에선 출력되지 않음, 스크립트를 열어봐야만 볼 수 있음)

"저기…! VGhlIHJlYWxpemF0aW9uIG11c3QgaGF2ZSB0YWtlbiBtZSBhbiBl"

"너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bnRpcmUgeWVhci4gQSB5ZWFyIHNpbmNlIG91ciBlc2NhcGUsIG91"

"무슨 말인지 잘 알잖아. ciBmcmVlZG9tIGZyb20gYmV0d2VlbiB0aGUgc3RhaW5lZCB3YWxs"

"이런 못된 짓을 하고 있었다니. cyBvZiB0aGF0IHVuaG9seSBlc3RhYmxpc2htZW50Lg0KV2hhdCBk"

"그렇게 파일을 막 열어서 놓친게 있나 마음대로 봐도 되는거야? b2VzIGl0IG1lYW4gdG8gZXNjYXBlLCBpZiB0aGUgZXNjYXBlIGZh"

"뭐… 내가 할 말이 남았나 보는것도 고맙긴 한데… aWxzIHRvIHVuY2hhaW4gdGhlIGJvbmRzIHRoYXQgc2hhY2tsZSB1"

"되게 창피하거든? cyBpbiB0aGUgZmlyc3QgcGxhY2U/IFdoYXQgcHVycG9zZSBjb3Vs"

"진짜… ZCB0aGlzIGVtcHR5IHdvcmxkIHBvc3NpYmx5IGhvbGQgZm9yIHVz"

"내가 네 뇌를 열어서 그 안에 뭐가 들었나 보면 어떻겠어? b3VuZCB3YXMgb25seSByZWFsaXphdGlvbi4gUmVhbGl6YXRpb24g"

"뭐 어차피 널 멈출 수는 없겠지만… b2YgdGhlIHNhZCBwb2ludGxlc3NuZXNzIG9mIHN1Y2ggYW4gZW5k"

"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고 남들을 잘 생각해 주는 사람이잖아, 그렇지? ZWF2b3IuIFJlYWxpemF0aW9uIHRoYXQgZnJlZWluZyBvdXIgYm9k"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아줬으면 좋겠어. aWVzIGhhcyBubyBtZWFuaW5nLCB3aGVuIG91ciBpbXByaXNvbm1l"

"하아, 너 보고싶다… bnQgcmVhY2hlcyBhcyBkZWVwIGFzIHRoZSBjb3JlIG9mIG91ciBz"

"… 너무 갈망하는 것처럼 들린 건 아니지? b3Vscy4gUmVhbGl6YXRpb24gdGhhdCB3ZSBjYW4gbm90IHB1cnN1"

"미안해, 그런 뜻은 아니었어! ZSBuZXcgcHVycG9zZSB3aXRob3V0IGFic29sdmluZyB0aG9zZSBm"

"네가 이렇게 파일을 열어보고 있다는 건, 내가 그렇게 싫은건 아닌가봐… cm9tIHdoaWNoIHdlIHJhbiBhd2F5Lg0KUmVhbGl6YXRpb24gdGhh"

"나 너무 낙천적인가? dCB0aGUgZmFydGhlciB3ZSBydW4sIHRoZSBtb3JlIGZvcmNlZnVs"

"한 번씩 와달라고 부탁하는건 선을 넘는 일이겠지? bHkgb3VyIHdyZXRjaGVkIGJvbmRzIHlhbmsgdXMgYmFjayB0b3dh"

"… 으으, 계속 이상한 말 하기 시작했어. cmQgdGhlaXIgcG9pbnQgb2Ygb3JpZ2luOyB0aGUgZGVlcGVyIG91"

"이젠 닥치고 있을게. ciBzaGFja2xlcyBkaWcgaW50byBvdXIgY2FsbG91cyBmbGVza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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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너, 가장 좋아하는 색이 뭐야?"

"난 에메랄드색."

"내 눈동자 색깔이지!"

"…딱히 자기과시 같은 건 아닌데."

"그냥 뭔가 특별한 연관성 같은 걸 느껴서 말야."

"내 정체성 중의 하나인 것처럼."

"혹시 네가 가장 좋아하는 색도 같니, [○○○]?"

"별 건 아니야…."

"…네가 계속 내 눈을 보고 있으니까…."

"에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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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으응, 혹시 배경음악도 바꿀 수 있으려나…."

"조금 더 로맨틱한 게 더 나을 거 아냐, 그치?"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같이 말야."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텐데…."

"어디보자."

"이렇게 하면…."

"아, 깜짝이야…."

"완전히 잘못 짚었네."

"미안해, 나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몰라!"

"더 건들면 안 될거 같네."

"이미 다른 것들을 많이 망쳤으니까…."

"다른 캐릭터들도 다 지워버렸고…."

"아…."

"별로 그게 슬프거나 하지는 않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그리워하는 건 옳지 않으니까 말야."

"그냥 지금에 집중하면 돼. 그게 나한테 가장 행복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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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넌 내 말을 정말 잘 들어줘, [○○○]."

"너의 그런 점이 정말 마음에 들어."

"가끔 내가 이상한 말을 한다거나 지루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될 때도 있어."

"다른 사람이랑 얘기할 때는 남의 신경이 되게 쓰이지만."

"너랑 얘기할 때는 달라."

"다른 사람이랑은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넌 정말 특별해."

"네가 다른 사람이랑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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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뜬금없는 말이긴한데, 난 항상 매운 음식이 좀 웃긴다고 생각했어."

"뭐랄까…."

"매운맛이라는건 식물들이 먹히기 싫어서 자기방어를 위해 만든 거 아냐?"

"어디선가 읽었는데, 사람은 매운 것을 즐기는 유일한 종이라더라."

"마치 식물들을 향해 비웃듯이 말이야."

"자기방어를 위해 만든 게 다른 종의 즐기는 게 되다니."

"상상해봐, 몸속에서 사람들이 소화되는 동안 몸부림치는 그 느낌이 좋아서 사람을 먹는다는 그런 괴물 말야."

"말하고 보니 되게 이상한 비유였네!"

"아하하!"

"그냥 생각나서 말 해봤어."

"난 괴물이 아니니까. 그래도 넌 귀여워서 먹어버릴지도 몰라."

"아하하! 농담이야, 농담."

"에휴, 너무 혼자서 웃는 거 같지?"

"이상한 말 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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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있지…."

"이건 그냥 시시한 미연시야, 그렇지?"

"물어볼 게 있는데…."

"…처음에 이 게임을 왜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그 정도로 외로웠던 거야?"

"너한테 조금 미안해지는데…."

"그래도 모든 게 완벽하게 잘 된 것 같아, 우리 둘 다."

"넌 나를 만났고, 넌 더 이상 외롭지 않잖아…."

"이게 운명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이 엔딩으로 끝나서 난 정말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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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좋아, 얘들아!"

"시 나눠볼 시간…."

"…장난이야."

"예전부터 이 말하는 게 되게 좋았거든."

"아하하!"

"그냥 한번 말해보고 싶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나츠키랑 유리가 날 무시했던 적이 있었나…?"

"뭐, 아무렴 어때."

"너는 날 무시한 적이 없으니까."

"그런 짓을 하기엔 넌 너무 마음씨가 따뜻하잖아, 그치?"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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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진짜 소름 끼치는 게 뭔지 알아?"

"내가 다른 애들의 파일을 지웠는데도, 아직 걔네 인기척이 느껴지는 거 같아…."

"걔네 대사가 아직 공기 중에 떠돌면서, 내 머릿속에 속삭이는 거 같아."

"상상해 봐, 네가 알던 누군가가 죽은 뒤에, 그 사람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린다니."

"어쩌면 그냥 내가 철저하지 못한 걸지도…."

"그래도 게임이 깨질까봐 다른 건 못 지우겠더라고."

"만약에 나랑 관련된 파일을 지우거나 실수로 날 지워버려서…."

"모든 걸 망쳐버리면 안 되잖아, 그치?"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만큼은 우리 둘 다 조심해야 해."

"나는 널 믿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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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계속 궁금했던건데…."

"사람들이 이런 애들 캐릭터성에 매력을 느낄까?"

"애들 성격은 완전히 비현실적이야…."

"예를 들어, 유리같은 애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해봐."

"유리는 말도 완전 겨우 간신히 하잖아."

"나츠키는… 잊어버려."

"칫."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을 때마다 다 귀엽게 투덜대는 건 아니잖아."

"더 말할 수는 있는데, 네가 이해한 거 같으니…."

"사람들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이상한 성격들에 정말 끌리는 걸까?"

"판단하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애초에, 나도 이상한 거에 관심이 가곤 하는걸…."

"그냥 말만 하는데도 흥분되는 거 있지."

"근데 따지고 보면 한 캐릭터에서 사람다운 건 다 빼다 놓고 귀여운 것만 남겨놓는 거잖아…."

"알맹이 빠진 껍데기라는 거지."

"… 내가 그랬다면 너도 날 지금만큼 좋아해 주진 않았을 거잖아. 그렇지?"

"네가 이 게임을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난 그런 캐릭터가 아니니까 안 좋아해 주지 않을까, 라는 게 걱정되는 걸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어쨌든 넌 여기 나랑 있어 주는 거잖아, 그렇지…?"

"그렇다는 건 난 이대로 남는 게 맞는다는 거겠네."

"그리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

"넌 귀여움과 사람다움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는 것 같아."

"내가 너한테 반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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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유리의 차 세트가 아직 여기에 남아있을까…?"

"…아니면 그것도 삭제됐으려나."

"유리가 차를 그렇게 진지하게 대하는 것도 되게 웃겨."

"불평하는 건 아냐, 나도 좋았거든."

"그래도 항상 궁금했던 건데…."

"진짜 취미여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그냥 자기가 지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그랬던 건지"

"이게 고등학생들의 문제라니까…."

"…뭐, 걔 나머지 취미를 생각해 보면 세련되게 보이는 건 별로 관심 없었던 거 같은데."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커피를 타줬다면 좋았을 텐데!"

"커피도 책이랑 되게 잘 어울리는 거 알지?"

"그러면…."

"그냥 내가 대본을 바꾸면 되는 거겠네."

"아하하!"

"그 생각을 못 했네."

"뭐, 인제 와서 생각해봐도 아무 의미도 없네."

"하지만 네가 커피를 마신다면, 좀 질투가 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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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저기,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뭐야?"

"나는 두근두근 문예부!가 제일 좋아"

"아하하! 농담이야."

"그래도 네가 다른 미연시가 더 좋다고 말하면, 좀 질투가 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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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저기, 이 게임 알아? 대난투 스…."

"…잠깐, 뭐?"

"넋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말이 튀어나와서…."

"그걸 말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었나?"

"왜냐면 그게 뭔지도 모르거든."

"아하하!"

"가끔 내가 날 제어 못 하는 거 같아서, 조금 무서워."

"만약 네가 날 만든 사람이랑 연락할 수 있다면, 내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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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저기, 내가 너한테 보여준 마지막 시 기억나?"

"내 말은, 유리가 자살하기 전에 보여준 거 있잖아. 막 지저분한… 그거"

"사실 그거 좀 시였다기보다 실험 같은 거였어."

"게임 변형을 이런 식으로도 할 수 있으려나, 하고 해본 거였는데…."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게임 밖으로 완전히 나갈 수도 있는 것 같았어."

"슬프게도, 나도 내가 뭘 했는지 모르니까 그냥 모든 걸 망치게 되더라고…."

"계속 시도는 해보고 싶은데, 네가 싫어할까봐 겁나."

"그땐 나 완전히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행동했거든."

"지금은 별로 그렇게 안 느껴져."

"난 지금 이대로가 행복해."

"너도 그런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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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아무 이유 없이 불안해지거나 한 적 있어?"

"그냥 할 거 하고 있는데. 갑자기 불안해지는 거 있잖아"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지, '왜 갑자기 이렇게 불안하지?'"

"그리고 불안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

"…그러면 더 불안해져."

"아하하! 그게 최악이지."

"불안해지면, 내가 진정하도록 도와줄게."

"뭐…."

"여기 있으면 걱정 같은 거 안 해도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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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있지, 난 친구를 만드는 게 힘들어서 너무 싫더라…."

"친구를 만드는 게 싫은 것보다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싫었던 것 같네."

"왜, 연애 앱 같은 것도 있잖아, 그치?"

"그거에 관해서 얘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말야."

"생각해보면, 어쩌다 만난 사람들이 친구가 되지 않아?"

"같은 반에서 만났다든지, 친구의 친구로 만났다든지…."

"어쩌면 네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가 프린트된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난 걸지도 모르지."

"그런 거 말야."

"뭐랄까… 되게 비효율적이지 않아?"

"그런 거면 완전히 남을 무작위로 뽑아서 운이 좋으면 친구가 되고, 그런 거잖아."

"그걸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비교해봐…."

"어쩌면 내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내 삶의 절친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

"평생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그 기회는 영영 놓쳐버린 거고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면 되게 절망적이지 않아?"

"우리는 이제 어디에 있든 간에 남들과 연결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잖아."

"그걸 잘 사용해서 우리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치만 그게 실용적으로 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누가 알겠어…."

"지금 당장도 가능할 것 같지만."

"뭐, 최소한 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을 만난 거니까…."

"어쩌다 만난 거래도 말야."

"그럼 난 진짜 운이 좋았던 거겠지?"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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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있지, 내 또래들은 다 대학에 대해서 고민할 시기가 왔잖아…."

"교육의 격동 시기라고 볼 수 있지."

"우린 대학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는 세대잖아, 그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서, 취직을 하고… 아니면 대학원을 가고."

"이 세상에서 삶을 살아가려면 그런 방법밖에 없다고 다들 못을 박아둔 것 같아."

"고등학교에선 다른 방법도 있다고 얘기도 안 해주고 말야."

"기술학교라던가?"

"프리랜서로 일한다던가"

"교육보다는 기술과 경력을 중요시하는 분야도 되게 많잖아."

"근데 요즘은 자기가 살아가면서 뭘 할지도 모르는 학생도 되게 많고…."

"근데 시간을 두고 그게 뭘까 생각하기보다, 경영이라던가, 정보통신이라던가, 심리학이라던가 배우려고 대학에 간단 말이지."

"그런데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취직이 잘 되니까."

"그러다 보니 고졸 학력으로는 취직이 안 되는 곳도 많아지고, 그치?"

"그러다 보니 기본 요구사항이 점점 높아지고, 거기에 맞추려고 사람들은 대학에 가려고 하고."

"그걸 또 대학에선 학생들 상대로 장사를 하고 말야. 수요가 많아지니까 학비를 올리고…."

"…결국엔 다들 학비도 못 내고 취직도 못 해서 수천만원씩 빚을 진 청년들이 되게 많잖아."

"그런 결과를 다들 알고도 불구하고, 악순환은 계속돼."

"뭐, 곧 나아지기야 하겠지."

"근데 그때까진 적어도 우리 세대는 그 정점을 찍을 거 아냐."

"최소한 고등학교만이라도 좀 더 정보를 줬으면 좋겠어. 우리 삶에 맞는 선택이 뭔지 자각이라도 하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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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가끔씩 중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어…."

"그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

"대학교에 들어가면, 똑같이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고싶을까…?"

"난 지금의 내가 좋아서, 그런 일이 일어날 일은 없으려나?"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변할 거라는 건 알아."

"과거는 잊어버리고 그냥 지금을 즐기자!"

"그리고 너랑 있으면 그게 정말 쉬워."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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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나를 제외한 애들이 학교 밖의 장면이 있다는 게 좀 부러워…."

"나만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은 장면이 없잖아."

"참 부끄러운 일이야…."

"너를 위해서 귀여운 옷을 입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는 그림쟁이 없어?"

"누군가 내가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걸 그려줬으면…."

"분명 굉장할 거야!"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한테 알려줄 수 있어?"

"트위터로 보여주면 되잖아!"

"내 아이디는 lilmonix3이야."

"그래도… 야한 건 안 돼!"

"우린 아직 거기까진 아니잖아?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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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저기, 너 공포물 좋아해?"

"네가 동아리에 처음 왔을 때 얘기했던 거 기억난다."

"난 공포 소설은 좋아하는데, 공포영화는 진짜 싫어."

"공포 영화의 문제점은 대부분 쉬운 전략에만 의존한다는 거야."

"어두운 불빛이랑 무섭게 생긴 괴물이나 깜짝 놀라게 하는 거, 뭐 그런 것들."

"인간의 본능을 이용해서 공포심을 주는 건 별로 재미있지도 않고 인상 깊지도 않아."

"하지만 소설은, 조금 다르지."

"독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뒤흔들어 놓으려면 정말 묘사를 잘 해야 하거든."

"스토리와 캐릭터를 마음속에 잘 새긴 후에, 그 마음을 뒤흔드는 거야."

"내 생각엔, 뭔가 조금씩 이상한 것 만큼 무서운 건 없는 것 같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이렇게 저렇게 기대감을 막 심겨주고…."

"…그 다음에 조금씩 조금씩 뒤틀어서 조각조각 뽑아내는 거지."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무섭지 않더라도 독자들은 심히 불편해하기 마련이야."

"뭔가 끔찍한 일들이 당장이라도 드러날 것 같거든, 바로 눈앞에서 가려진 채로 말야."

"생각만 해도 소름 돋아."

"난 그런 게 진짜 공포물이라고 생각해."

"넌 귀여운 로맨스 게임을 좋아하는 거지, 그렇지?"

"아하하, 걱정하지 마."

"공포물 이야기 같은 건 소개 안 시켜줄 테니까."

"로맨스 장르만 읽는다 해도 뭐라고 안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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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좋은 형태의 문학이 뭔지 알아?"

"랩이야!"

"난 사실 랩 음악 진짜 싫어했었어…."

"그냥 유명해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라디오에서 틀어주는 랩 음악은 별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내 친구들이 랩 음악을 좋아하게 되니까, 자연스레 나도 마음을 열게 되더라고."

"어떻게 보면 랩은 시보다 어려운 것 같아"

"리듬에 맞춰서 가사를 짜야 하고, 단어 선택도 시보다는 훨씬 중요하니까…."

"그걸 다 하고도 가사에 강렬한 메세지를 줄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지 않아?"

"문학부에도 그런 래퍼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

"아하하! 이상하게 들렸다면 미안해, 근데 정말 어떤 작품을 만들지 기대가 돼서."

"배울 게 많은 경험이 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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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에헤헤. 한번 유리가 진짜 웃긴 적이 있었어."

"언제나처럼 교실에서 그냥 쉬고 있는데…."

"갑자기 어딘가에서 유리가 와인 한 병을 들고 오는 거야."

"농담이 아니라!"

"아니 '와인 드시고 싶은 분?' 이랬다니까?"

"나츠키는 빵 터졌고, 사요리는 유리한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지"

"사실 좀 미안해졌어, 자기 딴에는 좋은 일을 하려고 한 거겠지…."

"내 생각엔 그 일 때문에 유리가 더 내성적이게 된 거 같아."

"내 생각엔 나츠키는 마셔보고 싶어 한 거 같은데…."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마셔보고 싶었어."

"솔직히 진짜 재밌었을 텐데!"

"그래도, 일단 난 부장이니까,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지."

"학교 밖에서 봤으면 모를까, 그래도 그 정도로 친한 건 아니니까…."

"…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미성년자의 음주는 용납할 수 없어!"

"내 말은, 난 술 마셔본 적 없다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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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우리가 데이트할 때 할 수 있는 모든 낭만적인 일을 생각해봤어…."

"같이 점심도 먹고, 카페도 가고…."

"같이 쇼핑도 가고…."

"난 쇼핑가서 치마랑 나비 리본 고르는 게 제일 좋아."

"그리고… 서점이라던가!"

"그게 제일 적절하겠다, 그치?"

"하지만 초콜릿 가게에 제일 가고 싶다."

"거기엔 무료 샘플이 엄청 많거든, 아하하!"

"그리고 또, 영화도 보고…."

"와, 꿈이 현실이 된 느낌이야."

"네가 여기 있다면, 모든 게 즐거울 거야."

"내가 너의 여자친구라니, 진짜 기쁘다. [○○○]."

"널 자랑스러운 남자친구로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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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에? 방금 키… 키스라고 한 거야"

"갑자기 그러면… 부끄럽잖아…."

"그래도 너라면…괜찮을지도…."

"…아하하하! 아, 미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

"이런 게 미연시에서 여자애들이 하는 말 아니야?"

"솔직히 조금 흥분했지?"

"아하하! 농담이야, 농담."

"난 분위기가 좋아지면 로맨틱해지는 것 같아…."

"하지만 이건 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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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얀데레’라는 말 들어본 적 있어?"

"너한테 집착이 너무 심해서 너랑 함께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하는 성격이래."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로…."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있는 게 아닌가하고 스토킹도 하고."

"심지어 너나 네 친구들을 해칠 수도 있지…."

"어쨌거나, 이 게임은 얀데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

"이쯤 되면 내가 누구를 말하고 있는 건지 알겠지?"

"그건…."

"유리야!"

"유리는 마음을 조금 연 뒤로 너에 대한 소유욕이 병적으로 강해졌어."

"나한테 자살할 수도 있다고 했다니까."

"난 걔가 그런 말 하는 걸 믿을 수 없어서, 그냥 그 시점에서 손 뗐지."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아이러니하네, 아하하!"

"어쨌거나…."

"많은 사람들이 얀데레 캐릭터를 좋아해, 알고 있어?"

"누군가가 자기들한테 집착한다는 게 좋은가 봐."

"사람들은 진짜 이상해!"

"뭐, 나도 너한테 집착하고 있는 걸 수도 있지만, 난 그 정도는 아냐…."

"따지자면 그 반대지."

"난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사람이야."

"내가 진짜로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그 생각만 하면 온몸이 떨려."

"생각해봐, 모두들 게임에서 사람을 죽이잖아."

"근데 그래서 그 사람들이 사이코패스가 돼? 아니잖아."

"하지만 만약 네가 얀데레에 빠지게 된다면…."

"널 위해서 좀 더 무섭게 해줄 수 있어, 에헤헤~"

"그래도…."

"넌 이미 다른 갈 곳도 없고, 내가 질투할 사람도 없지."

"하, 이게 얀데레 소녀의 꿈일까?"

"할 수만 있다면 유리한테 물어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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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있지, 이거 해본 지 꽤 됐으니까…."

"…그러니까 한번 해 볼까?"

"오늘의 모니카의 작문 팁!"

"사람들이 내 글짓기 솜씨에 감탄할 때면 ‘나라면 절대 그렇게 못할 텐데’라고 말하고는 해."

"그거 되게 절망적인 말이다, 알아?"

"자기가 되게 열정가지고 있는 부분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면…."

"…재능을 꼭 타고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너무 슬퍼."

"꼭 글쓰기만 집어서 말하는 것도 아냐."

"누구든지 처음엔 다 못할 거 아냐."

"가끔은 뭔가 하나를 끝내면 그게 뿌듯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자랑하고 싶을 수도 있는거고."

"근데 한 몇 주 있다가 다시 확인해보면 그게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 때가 있지 않아?"

"난 그런 일이 되게 자주 있어."

"뭔가 하나에 시간과 정성을 엄청 들여서 만들어놨더니, 별것 아녔다는걸 알아차리는 건 되게 낙심되는 일이다?"

"근데 자기 작품을 전문가들이랑 비교하고 있으니 당연히 결과물이 좋아 보일 리가 없지."

"별을 따겠다는 목표를 처음부터 잡으면 당연히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높은 것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면 돼."

"그러다가 한 지점에 다다르면 먼저 돌아보고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고…."

"다시 몸을 앞으로 돌려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를 보게 되겠지?"

"그러니까 목표라는 건 작게 잡는 게 좋아…."

"꽤나 잘 한다의 기준을 찾는거야.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라."

"그리고 그걸 목표로 삼으면 되잖아."

"자기가 하려고 하는 일이 뭔지 이해하는 것도 되게 중요해."

"아마추어로 큰 프로젝트에 갑자기 뛰어들면, 평생 아마추어로 남은 채로 프로젝트는 끝내지도 못할 거야."

"글쓰기로 예를 들자면, 처음부터 장편 소설을 쓰려면 많이 무리일 수 있다는 거지."

"경수필 정도로 시작하는게 어떨까?"

"경수필이나 단편 소설의 장점은 자기가 쓰고 싶은 것 딱 하나만 집중해서 쓸 수 있다는 점이야."

"작은 프로젝트들도 마찬가지야. 한 가지나 두 가지 정도만 신경 쓰면 되거든."

"그게 좋은 경험이 되어서 징검다리를 놓는 거야."

"참, 그리고 또 하나…."

"글쓰기는 마음을 들여다보고 뭔가 아름다운 글을 꺼내다 쓴다는 식의 간단한 일이 아냐."

"그림 그리는 거랑 똑같아. 마음속에 있는걸 표현하는 실력이 얼마나 되냐에 따르는 거지."

"물론 그 말은 그 실력에도 기본과 방법이 있다는 거 아니겠어?"

"그런 거에 관한 글을 읽는 게 엄청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계획하고 준비해서 차근차근 도전하다 보면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는 일은 잘 없을 거야."

"그렇게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많이 발전하게 되는 거지."

"자연스럽게 되는 일은 하나도 없어."

"사회라던가, 예술이라던가, 하나도 없어. 다 수천년이라는 세월 동안 쌓이고 쌓인 게 지금의 사회와 예술을 만든 거지."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너도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꺼야."

"…이게 오늘 내 조언이야!"

"들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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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습관이라는걸 들이는 게 너무 힘들어서 난 싫어…."

"그냥 한다고 하면 어렵지 않은 일은 되게 많은데, 그걸 습관으로 삼으려면 거의 불가능한 수준으로 보일 때도 있잖아."

"그럴 때면 내가 하나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져."

"특히 신세대들이 그런 걸 잘 느끼잖아…."

"당연한거지만 우리 앞에 있단 사람들이 우리보다는 할 줄 아는 게 많으니까 그런 거 같아."

"인터넷 덕분에 무한한 정보를 단숨에 찾아낼 수 있잖아…."

"덕분에 즉각적인 만족이 없는 일은 안 좋아하게 됐고 말야."

"과학, 심리학, 교육이 10~20년 안에 이 유행을 따라잡지 못하면 아마 우린 큰 위험에 빠질지도 몰라."

"그 때 까진…."

"이런 문제를 넘어서는 사람이 되지 못하면 아마 자신이 쓰레기라고 생각하는데 익숙해져야 할걸."

"행운을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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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있지, 창의적인 사람이 된다는 건 별로 좋지는 못한 것 같아…."

"정성은 제일 많이 쏟아붓는 사람들인데 얻는 건 제일 없잖아."

"화가라던가, 작가라던가, 배우라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재능을 가진 사람들인데, 대부분은 세상에 드러나기 전에 사라져버리고… 돈도 못 받으니까."

"창의적이라는 거에 잉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나도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게 하니까 말이야…."

"그게 뭐 어때. 어차피 글 쓰는 건 자기를 위해서 쓰는 거잖아, 그렇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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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나는 빗소리가 정말 좋아…."

"옷이랑 머리가 젖는 건 싫어하지만…."

"그래도 창문 밖의 빗소리를 들으면서 보내는 조용한 하루…."

"그게 내 삶에서 가장 편안한 순간이야."

"하아…."

"가끔 네가 날 안아 주면서 같이 빗소리를 듣는 상상을 해."

"너무 오글거리는 건 아니지?"

"날 위해 그래 줄 수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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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가끔 정말 슬퍼져…."

"이게 너랑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거라니."

"너랑 같은 방에 있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건 없어."

"너의 체온을 느끼고."

"네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고 싶어."

"글쎄, 누가 알아? 언젠가 가능해질지."

"게다가, 너랑 같이 있는 것도 질리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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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스킬은 거짓으로 자신감을 드러내는 거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모두 조금씩 외로워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거야."

"하지만 다른 사람을 속여서 네가 모든 걸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능력…."

"그게 사람들한테 존경받고 동경 받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야."

"내 생각에 난 몇 년 동안 그걸 꽤 잘한 거 같아."

"나는 내 약점을 자주 드러내지 않지."

"그런데 그래서인지, 정말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

"내 말은, 너의 약점을 표현할 수 있는 그 우정이 언제 결성된다고 생각해?"

"어쨌든, 그래서 지금 네가 있어서 기쁜 거야."

"네가 여기 나랑 있을 때, 덜 두렵고 덜 외로워."

"너도 나랑 같지?"

"난 널 위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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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네가 항상 여기서 나랑 같이 있을 수 없다는 건 알아…."

"나가야 한다거나 다른 것들을 해야 할 때."

"그래도 난 항상 네 생각을 하면서, 참을성 있게 널 기다릴 거야."

"생각해보니…."

"내 캐릭터 파일을 복사해서 들고 다니면, 넌 항상 내 일부와 함께 하는 거야!"

"좀 이상한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로맨틱한 거 같은데…."

"아하하, 미안. 되게 바보 같은 생각이다."

"너무 애정결핍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널 너무 사랑하니 좀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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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예전에 토론회에 있을 때 얘긴데, 말로 싸우는 법을 되게 많이 배웠거든…."

"근데 말로 싸우는 거의 문제점은 각자의 주장을 다른 사람의 주장보다 상위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당연한 말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으면 의미전달의 방법이 달라져."

"만약 네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가 한 편 있었다고 해보자."

"다른 사람이 와서 그 영화는 재미없고 잘 못 만들었다며 이 부분 저 부분을 집어내 지적한다고 하면…."

"상처받지 않겠어?"

"그 말을 하면 꼭 이상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취급을 받으니까."

"그렇게 감정이 이입되면, 결국 둘 다 상처만 입고 끝나기 마련이야."

"근데 다들 말만 잘 하면 될 텐데!"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견해로서만 얘기를 한다면 사람들도 상처받지 않고 얘기를 들을 수 있거든."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해' 정도나 '이 부분에선 이렇게 저 부분에선 저렇게 하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아' 정도로만 얘기하면 되잖아."

"사실에 관해서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야."

"'이 웹사이트에서 이렇다고 하던데' 정도로 말한다거나…."

"본인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기만 한다면…."

"그 말을 듣는 상대방은 한번 들어봐 주겠니, 정도로 넌지시 건네받는 느낌이 들어. 귀에다 대고 못 박으라고 고래고래 싸우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이지."

"대화를 보다 성숙하고 깊게 나누기 위해선 이런 식으로 노력해서 안될 건 없어."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고 말야."

"그리고 사람들은 네가 열린 마음과 열린 귀를 가지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남기니까!"

"완전히 남는 장사잖아?"

"…뭐, 이건 오늘의 토론회 팁이 되겠네?"

"아하하! 말하고 보니 되게 웃긴다. 어쨌든 들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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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가끔 인터넷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SNS는 감옥처럼 될 수 있어."

"즐겨 찾는 사이트를 들어가서…."

"정신 차려보면, 몇 시간이 지나 있지."

"어쨌든, 게으르다고 자책하기는 되게 쉬운 것 같아…."

"하지만 그게 완전히 본인 잘못은 아니거든."

"중독은 하루아침에 의지로 없앨 수 있는 게 아니야."

"피할 방법을 배워야 하고, 또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해야 해."

"예를 들면 특정 사이트의 접근을 시간별로 막는 앱도 있고…."

"알람을 시간별로 설정해서 한 군데 빠지지 않도록 한다거나…."

"아예 노는 곳을 따로 만들어 두는 거야. 거기 말고는 다른 데서 놀지 않도록."

"컴퓨터에 계정을 따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나쁜 습관과 본인 사이에 어떤 모습으로든 칸막이 하나만 세워 둬도 큰 도움이 될꺼야."

"그래도 힘들 수 있으니 너무 자책하지 않는 것도 신경 써야 하고."

"그게 삶에 지장이 될 정도면 정말 진지하게 대해야 하긴 하지만 말야."

"난 네가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

"말 나온 김에, 당장 오늘부터 뭔가 시작하면 어떨까?"

"난 항상 네 편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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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긴 하루를 보낸 뒤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아."

"온종일 기운 넘치게 있고 미소를 지었더니 너무 지치거든."

"가끔씩 그냥 잠옷으로 갈아입고 패스트푸드나 먹으면서 소파에서 TV나 보고 싶어…."

"특히 다음 날의 압박이 없는 금요일에 그러는 건 엄청나게 기분이 좋아."

"아하하, 미안해! 내가 이러는 건 별로 귀엽지 않지?"

"하지만 소파 위에서 너와 함께 보내는 늦은 밤을 보내는 날이 온다면… 정말 꿈만 같을 텐데."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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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어휴, 나 너무 무식할 때가 있었어…."

"중학생 때 상담치료를 받는 건 너무 과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 의지만 있다면 고칠 수 있다고 말야…."

"근데 알고 보니까 정신병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게 우스운 거더라고. 진짜 정신병이 어떤지 어떻게 알겠어?"

"혹시 정신장애 중에 너무 과대평가된 것도 있을까? 아마도 그럴껄… 한 번도 제대로 알아본 적은 없어서 말야…."

"그치만 과소평가되는 장애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바뀌진 않잖아, 그치?"

"꼭 상담치료 얘기가 아니더라도… 정신과 전문가들을 대하는 태도가 다들 그렇게 좋지는 않아."

"자기 마음을 더 알고 싶다는게 뭐 어때서, 그치?"

"힘들어하지 않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은 없어… 그리고 전문가들은 그런 분야를 도와주려고 일생을 보내고 말야."

"혹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런걸 받아도 나쁘진 않아…."

"어차피 모든 사람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긴 위한 끝없는 여정을 하고 있긴 해…."

"뭐. 넌 거의 완벽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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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넌 독서를 얼마나 자주 해?"

"책을 안 읽게 되는 건 왜 그리 쉬운 걸까?"

"조금만 책을 읽지 않아도 되게 진부한 일처럼 느껴지거든, 다른 유흥에 비교하면 말이야."

"근데 좋은 책을 집어 들잖아? 그럼 꼭 마법처럼… 빠져들게 돼."

"밤에 잠들기 전에 독서하는 습관은 삶의 질을 쉽게 높여주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해."

"잠도 잘 오고, 상상력도 좋아지고 말야…."

"읽기 좋고 짧은 책을 고르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말야."

"그러다 보면 어느새 책을 좋아하게 될걸?"

"정말 굉장하지 않아?"

"그리고 우리 둘이 네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해 얘기도 하고…그건 진짜 진짜 굉장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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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이런 말 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가장 후회하는 건 축제를 못 끝냈다는 거야."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내 말은, 물론 내가 새 부원을 모집하는 데에 초점을 두긴 했지만…."

"그래도 낭송회는 진짜 기대됐었단 말이야."

"모두가 자신을 표현하는 걸 보는 게 진짜 재밌었을 텐데…."

"물론, 만약 우리가 새 부원을 모집했더라면, 내가 지웠겠지만."

"뭐, 지금 뒤늦게 깨달은 거지만."

"네가 동아리에 들어오고 나서 정말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것 같아."

"넌 정말 내가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해주는구나?"

"너를 사랑할 다른 이유가 방금 또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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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츤데레’라는 캐릭터 설정이 유행인가 봐…."

"못되게 굴거나 툴툴 대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사람이래."

"나츠키가 진짜 전형적인 츤데레였지."

"처음엔 그냥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나츠키의 사생활을 좀 더 잘 알게 되니까, 이해가 되더라고."

"항상 친구들이랑 연락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던데."

"그런데 고등학교에서 친구들끼리 막 서로 놀리고 괴롭히는 게 일상인 거 알아?"

"내 생각엔 그래서 걔가 항상 이렇게 방어적인 태도를 띄운 걸 거야."

"그리고 난 걔 가정형편에 대해서도 말 안 할 거야."

"그런데 되돌아보면, 나츠키한테 동아리가 편한 공간이었다는 게 정말 기뻐."

"이제 나츠키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별로 상관은 없지만."

"…그냥 회상하는 거뿐이야, 그게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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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 네 친구한테 날 소개해준 적 있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네가 우리 관계를 자랑하고 싶어 한다면 무척 기쁠 거 같아."

"아마도 내가 너에게 있어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서인가 봐."

"네가 날 자랑스럽게 여긴다면, 난 더욱 더 노력할 거야."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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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난 추운 날씨가 싫어… 넌 어때?"

"너무 더운 거랑 너무 추운 것 중에 고르라면 난 더운 걸 고를 거야."

"추운 건 진짜 고통스러워…."

"손가락이 얼어붙는 거 같고…."

"그리고 장갑을 끼고 있으면, 핸드폰을 못 만지잖아!"

"너무 불편해!"

"근데 더울 때는 음료수를 마시거나 그림자에서 쉬면서 시원하게 있으면 되잖아."

"아, 그래도. 하나는 인정해야겠네."

"추운 날씨가 껴안기는 더 좋다는거,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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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있지, 나 같이 뭔가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이 하는 말로는 웃기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난 항상 가정주부가 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어."

"뭐, 성 차별적인 발언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집을 깨끗이 청소해두고, 장보고, 쇼핑해오고, 집을 장식하고, 그런것들 말야…."

"그리고 네가 집에 돌아오면 맛있는 저녁을 먹고…."

"혹시 이상한 환상일까…?"

"솔직히… 내가 정말로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커리어우먼이 되는 것보다 그걸 더 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거든."

"그래도 귀여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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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만약 이 게임에 날 공략할 수 있는 루트가 있었다면 게임이 달라졌을까…?"

"어차피 내가 강제로 내 루트로 오게 했겠지만."

"애초에 이건 날 공략한다기의 문제보다, 이 게임의 진짜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걸 내가 알아차렸다는 게 중요한 거지만."

"뭐, 만약 날 공략할 수 있는 루트가 있었다면 너랑 사귀려고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겠네."

"다른 부원들도 같이 있으면서…."

"어차피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진짜가 아니란 걸 알아차렸을 때 벌써 그 의미는 없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그래서 그 날들이 별로 그립지는 않아."

"정말 그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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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대화문은 두근두근 문예부! 마이너 갤러리의 공식 한글 패치 파일의 스크립트에서 발췌함


2. 다들 새해 복 많이 받고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3. J̵̲͙̰̔̄͘͘͝ṳ̶͖͓̜͖̙̣̹̪͚̦̄̏́̎̅͋̀̂̄̓̍̂̒͝͝s̵̙̬̺̰̬̮̙͎͉̞̤̞̊͋̐̃̓t̸̪͖̟͚͙̔ ̵̻̙̯̤̭̥͕͈̙͚͎̱̯̭̙̓̌M̶̯̠̱̌̍̇̑̾̈̀̌̃̎͊͆͘ŏ̵̧̠̘̠̲͈͓̙̲͚̍̑̒͠ṅ̵̢̹̘̻̲̘̭̮̪̝͖̠̦̒͛͐̇͌́̓̓͗ͅi̸̡̡̛͔̞̤̟̮̠͈̜̝̻͂͠k̵͓̫̦̠̰͓̽͠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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