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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가 죽고 나서 사토루는 만사에 의욕을 잃었다. 그의 마음을 지탱하고 있었더 것은 아야였고 마음의 원천도 아야였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밴드 연습에 지각하거나 아예 오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 때문에 나가오 군의 짜증이 쌓여 있었을 때 라이브 중에,

“어차피 너희들, 우리 노래 같은 건 들어봤자 아무 생각도 안하잖아? 시시한 짓만 하고 있으니까. 뭐, 시시하지, 음악 같은 건.”

사토루가 그런 말을 꺼냈다.

그러고는 곧바로 무대에서 내려가 밴드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밴드는 해산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가여운 악기들은 나중에 사야가 갖고 돌아와 지금도 그녀의 방에서 주인이 쳐줄 날만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심한 얘기다.

그래도 오늘이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나가오와 화해할 계기.

뭔가 계기가 필요했다.

별로 변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지금 이대로만 아니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전에는 앞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어도 사토루는 그 틈으로 똑바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를 보고 있었다.

눈을 마주치지 못해도 똑바로 보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보는 것조차 그만둬버렸다.

앞머리로 눈을 가리고, 마음을 가리고, 진공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이거 들고 있어.”

무대 위의 시끌벅적한 소리에 지워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사야는 갖고 있던 비닐우산을 사토루에게 맡기고 카운터에 음료수를 가지러 갔다.

카운터에서 2인분의 음료수 티켓을 제시하고 여자 점원에게,

“여기요! 콜라랑 멜론 소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