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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 웃더니, 오른손을 휘둘러 맵을 불러냈다. 가시모드로 바꿔 아스나에게 보여준다. 이 플로어의 숲과 호수가 표시되어 있었다.

「여기 말인데」

그가 가리킨 곳은 두 사람이 있는 집에서 약간 떨어진 숲의 일각이었다.

제 22층은 지층 플로어인 탓에 면적이 상당히 넓다. 직경은 8킬로미터 이상. 그 중앙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으며 남쪽 기슭에 주거구인 《코랄》마을, 북쪽 기슭에 미궁구가 있다. 그 외의 지역은 모두 침엽수가 우거진 아름다운 숲이었다. 아스나와 키리토의 작은 집은 플로어 거의 남단 부근에 있었으며, 지금 키리토가 가리킨 곳은 집에서 북동쪽으로 2킬로미터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어제, 마을에서 들은 소문인데……, 이 부근에, 숲이 깊어지는 곳에서……. 나온대」

「하?」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 키리토에게 아스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뭐가?」

「-유령」

한동안 쩍 얼어붙었다가, 주저하며 확인한다.

「……그거, 아스트랄계의 몬스터라는 얘기? 레이스나 밴시 같은?」

「아니아니, 진짜야. 플레이어……인간의, 유령. 여자애래」

「우……」

아스나는 무심결에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이야기엔 남들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자신이 있었다. 호러계 플로어로 이름높은 65, 66층 부근의 고성 미궁은 이래저래 이유를 대고 공략에서 빠졌을 정도이다.

「하, 하지만, 여기는 게임의 디지털 세계잖아. 그런-유령이라니, 나올 리가 없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약간 발끈하며 항변했다.

「그건 어떨까-?」

하지만 귀신이 아스나의 약점이란 것을 아는 키리토는 자못 즐거운 듯 추격타를 가했다.

「예를 들면 말야……. 원한을 품고 죽은 플레이어의 영이, 전원 켜진 너브기어에 들러붙어서……밤마다 밤마다 필드를 방황한다던가……」

「그마ㅡㅡ안!!」

「아하하, 미안해. 지금 건 안 좋은 농담이었네. 뭐 나도 진짜로 유령이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차피 갈거라면 뭔가 일어날 법한 곳이 좋잖아」

「우우……」

입술을 내밀며 아스나는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겨울이 다가오는 이 계절치고는 좋은 날씨였다. 따끈따끈한 햇볕이 앞뜰의 잔디에 내리쪼였다. 유령이 나오기에는 가장 적합하지 않은 시간 아닌가. 아인크라드에서는 구조상 이른 아침과 저녁을 제외하고는 태양을 직접 볼 수가 없지만, 한낮에는 충분한 광원이 필드를 밝게 비춘다.

아스나는 키리토 쪽을 향해 턱을 내밀며 말했다.

「좋아, 가자. 유령 따윈 없다는 걸 증명하러」

「좋아 결정. -오늘 못 만나면, 다음엔 밤에 가자」

「절대 싫어!! ……그런 심술궂은 소리 하는 사람한테는 도시락 안 만들어줄 거야」

「에에, 취소취소, 지금껀 취소」

키리토를 마지막으로 한 번 노려본 후, 아스나는 생긋 웃었다.

「자, 빨리 준비하자. 나는 생선 구울 테니까, 키리토는 빵을 잘라줘」

재빨리 피시버거 도시락을 만들어 도시락 바구니에 담아 두 사람이 집을 나선 것은 오전 9시였다.

앞뜰의 잔디로 걸음을 내디뎠을 때, 아스나는 키리토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기, 목말(肩車) 태워줘」

「모, 목마알!?」

괴상한 목소리로 키리토가 대답한다.

「그게, 언제나 같은 높이에서 보면 재미없단 말야. 키리토의 근력 파라미터라면 여유지?」

「그,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너, 몇 살이야……」

「나이는 관계 없는걸! 뭐 어때, 누가 보는 것도 아니고」

「뭐, 뭐 괜찮지만……」

키리토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도 주저앉아 등을 아스나에게 돌렸다. 스커트를 들고 그의 어깨를 타넘어 두 다리를 얹었다.

「좋아-. 그렇지만 뒤를 봤다간 가만 안 둘 거니까!」

「뭔가 부조리하지 않아……?」

투덜거리면서 키리토가 가볍게 일어나자, 그에 따라 시점이 단숨에 상승했다.

「와아! 봐봐, 여기서 벌써 호수가 보여!」

「난 안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