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문의주세요 ✔ 에프원카지노

검을 느닷없이 부러뜨려버렸어」

「우왓……미, 미안……」

「별로 아스나가 사과할 일이 아니야-」

자기 잘못처럼 두 손을 맞대고 사과하는 아스나를 보니 가슴속이 더더욱 욱신거렸다.

조금만……조금만 더 힘내, 리즈벳.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겨우겨우 미소를 유지했다.

「뭐 그래서, 그 사람이 요구하는 성능의 검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레어 금속이 필요하다는 것이 되서 위쪽 층에 가지러 갔어. 그러니까 시시한 함정에 걸리게 되서, 탈출하나라 애를 먹어서, 그래서 돌아오지 못했던 거야」

「그랬구나……. 불러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니, 메세지도 가지 않는구나……」

「아스나도 부를 걸 그랬어. 미안」

「으응, 어제는 길드 공략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검은 완성했어?」

「어. 뭐 그렇지. 정말, 이런 귀찮은 일은 앞으로 사양이야」

「돈 왕창 뜯어내지 않으면 안되겠다」

동시에 아하하 하고 웃었다.

나는 미소를 지은 채, 마지막 한 마디를 입에 담았다.

「뭐, 이상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던데. 응원할 테니까, 열심히 해봐, 아스나」

한계였다. 말꼬리가 어렴풋이 떨렸다.

「으, 응, 고마워……」

아스나는 끄덕이고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내 눈 속을 들여다보기 전에 벌떡 일어났다.

「아, 이런! 나, 매입 약속이 있었지. 잠깐 아래에 갔다올게!」

「엣, 가게는……키리토 군은 어쩌고?」

「아스나가 상대하고 있어! 부탁해!」

발길을 돌려 뛰어나갔다. 등 뒤의 아스나에게 파닥파닥 손을 흔든다. 돌아볼 수는 없었다.

전이광장 쪽을 향해 뛰어, 오픈 카페에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도착해 첫 모퉁이의 남쪽으로 돌았다. 그대로 마을 한구석, 플레이어들이 없는 곳을 향해 무작정 달려갔다. 시야가 흐려지면 오른손으로 눈을 닦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닦으며 달렸다.

정신이 들고 보니, 마을을 에워싼 성벽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완만하게 휘어진 채 우뚝 솟은 벽 앞에 커다란 나무가 같은 폭으로 심어져 있다. 그중 한 그루의 뒤로 돌아가, 줄기에 손을 대고 멈춰섰다.

「うくっ·····うっ·····」

목 안쪽에서 억누를 수 없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필사적으로 참았던 눈물이 계속해서 넘쳐선 뺨을 타고 사라졌다.

이 세계에 와서 두 번째로 흘리는 눈물이었다. 로그인 첫날에 혼란을 일으켜 울었던 후로는 결코 울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감정표현 시스템에 억지로 휩쓸리는 눈물 따위 사양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내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보다도 뜨겁고 아픈 눈물은 현실세계에서도 흘려본 적이 없었다.

아스나와 이야기하는 동안 목까지 치밀어올랐던 말이 있었다. 「나도 그 사람이 좋은걸」이라고, 몇 번이나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공방에서 마주보고 이야기하던 키리토와 아스나를 본 순간, 나는 자신을 위한 장소가 키리토의 곁에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그 설산에서 나는 키리토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으니까. 그 사람의 곁에는 그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설 수 있다. 그래……예를 들면, 아스나 같은…….

마주선 두 사람 사이에는 꼼꼼하게 마무리된 칼과 칼집처럼 강하게 이끌리는 자력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똑똑히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스나는 키리토를 몇 달이나 전부터 좋아해 조금씩 거리를 좁히려고 매일 노력하고 있는데-이제와서 새치기를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나는, 키리토와 알고 지낸 지 이제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 낯선 사람과 익숙하지 않은 모험을 하고 마음이 놀란 것뿐이다. 진짜가 아니다. 이 마음은 진짜가 아니다. 사랑을 할 거라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차분하게 생각해서-나는 줄곧, 줄곧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텐데도.

그런데도, 왜 이렇게 눈물이 나오는 걸까.

키리토의 목소리, 몸짓, 지난 24시간 동안 그가 보여준 모든 표정이 차례차례 눈꺼풀 속에 떠올랐다.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팔을 잡고, 손을 꽉 쥐어주었던 그의 손, 그의 온기, 그 마음의 온도-. 내 안에 새겨졌던 그런 기억들을 떠올릴 때마다 격렬한 통증이 가슴속을 깊게 헤집었다.

잊어버리는 거야. 전부 꿈이야. 눈물로 다 씻어버리는 거야.

가로수 줄기를 꽉 움켜쥔 채, 나는 울었다.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억누른 채 계속 울었다. 현실세계라면 언젠가는 말라버렸을 눈물이지만, 두 눈에서 넘쳐나온 뜨거운 액체는 아무리 흘려도 멈출 줄을 몰랐다.

그리고-내 뒤에서 그 목소리가 들렸다.

「리즈벳」

이름을 불려서, 온몸이 흠칫 떨렸다. 부드럽고, 온화하며, 소년의 느낌이 남아 있는 그 목소리.

분명 환청일 것이다. 그가 여기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나는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키리토가 서 있었다. 검은 앞머리 안쪽의 눈에, 무언가 아픔을 견뎌내려는 빛을 띄운 채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그 눈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안 돼, 지금 오면. 조금만 있으면, 평소의 씩씩한 리즈벳으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

키리토는 말없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오른손을 내게 뻗으려 했다. 나는 살짝 고개를 가로저어 이를 거부했다.

「……어떻게 여기를 알았어?」

물어보자, 키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