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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짧은 말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저기……손, 잡아줘」

키리토 쪽으로 몸을 돌리며 베드롤에서 오른손을 빼 옆으로 내밀었다.

키리토는 까만 눈을 살짝 크게 떴지만, 그래도 작은 목소리로 「응」하고 대답한 후 주춤주춤 왼손을 내밀어주었다. 손가락이 닿자 두 사람 모두 살짝 손을 뗐지만, 다시 얽혀들었다.

힘껏 쥔 키리토의 손은 조금 전 마셨던 수프보다도 훨씬 따뜻했다. 손 아래쪽은 지면에 닿아 있는데도 그 냉기를 나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사람의 온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계에 온 후, 항상 내 마음 일부에 자리잡고 있던 갈망의 정체를 드디어 알아낸 것 갈았다.

이곳이 가상의 세계라는 것-내 진짜 몸은 어딘가 먼 곳에 놓인 채,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것이 두려워서, 계속해서 목표를 만들어선 죽어라 작업에 몰두해왔다. 대장장이 기술을 갈고닦고, 가게를 확장하고, 이것이 내 현실이라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 한구석에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나를 감싼 온기마저도 전기신호가 내 뇌에 가짜 온도를 느끼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드디어 깨달았다. 그런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현실세계에서도, 이 가상세계에서도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인 것이다.

손을 꼭 잡은 채, 나는 미소를 짓고 눈을 감았다.

심장은 여느 때보다도 조금 빠르게 고동하고 있는데도, 유감스러울 정도로 빨리 잠이 찾아와, 나의 의식을 기분좋은 어둠으로 이끌고 있었다.

■3

어렴풋하게 코를 간질이는 향기에 천천히 눈을 떠보니 이미 하얀 빛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빙벽에 여러 겹으로 반사된 아침햇살이 수직 동굴에 쌓인 눈을 빛나게 했다.

시선을 돌리자 랜턴 위에서 포트가 천천히 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향기로운 냄새는 여기서 나오는 모양이었다. 랜턴 앞에는 내게 옆얼굴을 보인 채 앉은 검은 옷차림의 인물. 그 모습을 보기만 해도 내 가슴속에 작은 불꽃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키리토는 이 쪽을 돌아보고, 작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좋은 아침」

「……좋은 아침」

나도 인사를 돌려준다. 몸을 일으키려고 보니, 잠들기 전에 바깥으로 나와 있던 오른손이 베드롤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 손바닥에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한 온기를 살짝 입술에 가져다 댄 후 벌떡 일어났다.

눈 위로 기어나온 내게 키리토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을 내밀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받아들고는 곁에 앉았다. 컵의 내용물은 꽃과 민트의 향이 나는, 이제까지 먹어본 적 없는 차였다. 한 모금 두 모금, 천천히 마셨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몸을 살짝 움직여 키리토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얼굴을 돌려보니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쳤지만, 두 사람 모두 이내 시선을 돌렸다. 한동안 두 사람이 차를 마시는 소리만이 들렸다.

「있지……」

마침내 나는 컵에 시선을 떨어뜨린 채 중얼거렸다.

「응?」

「……이대로, 여기서 나가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거야?」

「매일 자면서 살아야지」

「빨리도 대답하네. 좀더 고민좀 해봐」

웃으며 키리토의 팔을 팔꿈치로 쿡쿡 찔렀다.

「……하지만, 그것도 나쁘진 않겠네……」

말하고, 키리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려던 그 순간」

「앗……!?」

돌연 키리토가 외쳐고, 몸을 불쑥 내밀었다. 지지할 곳을 잃은 나는 지면에 쿵 넘어지고 말았다.

「정말, 뭐야!」

몸을 일으키며 투덜거렸지만, 키리토는 돌아보지도 않고 일어났다. 그대로 원형 동굴 바닥의 한가운데를 향해 달려간다.

의아해하며 나도 몸을 일으켜 뒤따라갔다.

「왜 그래?」

「아니, 잠깐……」

키리토는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눈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삭삭, 하는 소리와 함께 금세 깊은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앗!?」

내 눈에, 돌연 은색의 반짝임이 확 들어왔다. 아침 햇살을 반사하는 무언가가 눈 깊은 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키리토는 그 무언가를 파내더니, 두 손으로 꽉 붙잡고 들어올렸다.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나는 얼굴을 바짝 들이댄 채 바라보았다.

은백색으로 투명하게 빛나는 직사각형 물체였다. 키리토의 두 손바닥을 합친 것보다 살짝 큰 것이었다. 내겐 너무나도 익숙한 형태와 사이즈의 물건-주괴였다. 하지만 이런 색의 것은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오른손가락을 움직여 살짝 금속 표면을 두드렸다. 팝업 윈도우가 떠오른다. 아이템의 이름은 《크리스탈라이트·주괴》.

「이거-설마……」

키리토의 얼굴을 올려다보니, 그도 석연찮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우리들이 가지러 온 금속……이겠지……」

「하지만, 어째서 이런 곳에 묻혀 있는 거야」

「으음……」

키리토는 오른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