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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 손냄비, 알 수 없는 작은 자루 몇 가지, 머그컵 두 개.

「……너 언제나 이런 물건 가지고 다녀?」

「던전에서 밤샘하는 건 일상다반사니깐」

농담이 아닌지, 맨얼굴로 그렇게 대답하곤 랜턴을 클릭해 불을 붙였다. 화륵 소리와 함께 밝은 오렌지색의 빛이 주위를 비추었다.

랜턴 위에 작은 손냄비를 얹은 키리토는, 눈덩어리를 주워 집어넣고는 작은 자루의 내용물을 툭툭 털어넣었다. 뚜껑을 닫고, 냄비를 더블클릭, 요리 대기시간 윈도우가 떠오른다.

금세 허브같은 향기가 내 코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잘 생각해보니 낮에 먹은 핫도그 외엔 아무것도 입에 담지 못했다. 간사한 위장이 마침 생각났다는 듯 요란하게 공복을 호소해댔다.

퐁, 하는 효과음과 함께 타이머가 사라지자, 키리토는 냄비를 치우고 내용물을 머그컵 두 개에 나눠담았다.

「요리스킬 제로니까 맛은 기대하지 마」

「고마워……」

그가 내민 컵을 받아드니 은근한 온기가 두 손을 타고 퍼져왔다.

수프는 향초와 말린 고기를 사용한 간단한 것이었으나, 식재료 아이템의 랭크가 높았는지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맛있었다. 차가워진 몸에 천천히 열기가 베어들었다.

「어쩐지……이상한 느낌……. 현실이 아닌 것 같아……」

수프를 마시면서 중얼거렸다.

「이런……처음 와본 장소에, 처음 만난 사람과, 나란히 밥을 먹는다는 게……」

「그런가……. 리즈는 직인 클래스니까. 던전에 들어가 있으면, 지나가던 플레이어와 즉석 파티를 짜서 야영하는 일이, 제법 있어」

「흐응, 그렇구나. ……들려줘, 던전의 이야기라던가」

「에, 으, 응. 그렇게 재미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참, 그 전에……」

키리토는, 비어버린 두 개의 컵을 회수하더니, 냄비와 함께 윈도우에 집어넣었다. 이어서 다시 패널을 조작해 이번엔 천을 둘둘 말아놓은 커다란 덩어리를 둘 꺼냈다.

펼쳐진 것을 보니 그것은 야영용 베드롤인 모양이었다. 현실세계의 침낭과 비슷했지만 훨씬 크다.

「고급품이라서, 단열은 완벽하고, 대 액티브 몬스터용의 하이딩 효과도 붙은 거야」

씨익 웃으며 하나를 던져준다. 받아들고 눈 위에 펼치니 나라면 세 사람은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다시 어이가 없어진 나는 말했다.

「잘도 이런 물건을 들고 다니네. 그것도 두 개나……」

「아이템 소지용량은 잘 이용하지 않으면」

키리토는 재빨리 무장을 해제하고 왼쪽의 베드롤 안에 들어갔다. 나도 뒤따라 망토와 메이스를 벗고 침낭 안으로 몸을 넣었다.

과연. 이건 자랑할 만하다. 안은 정말로 따뜻했다. 게다가 보기보다 훨씬 푹신푹신하고 부드럽다.

랜턴을 사이에 두고 1미터 정도의 거리를 둔 채 우리는 자리에 누웠다. 어쩐지- 묘하게 멋쩍다.

부끄러움을 얼버무리기 위해, 내가 말했다.

「저기, 아까의 이야기, 해줘」

「아아, 응……」

키리토는 양팔로 머리를 베고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궁구에서, MPK-고의로 몬스터를 모아서, 다른 플레이어를 습격하게 하는 악질 범죄자-의 함정에 걸렸던 이야기, 공격력은 낮은데 엄청나게 단단했던 보스 몬스터와 교대로 쪽잠을 자며 꼬박 이틀을 싸웠던 이야기, 레어 아이템의 분배를 하기 위해 100명이서 다이스 롤 대회를 했던 이야기.

그의 이야기는 모두 스릴있고, 통쾌하고, 어딘가 유머러스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똑똑히 말해주고 있었다. 키리토는 끊임없이 최전선에 도전하는 공략조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그렇다면-. 이 사람은, 그 어깨에 수천의 플레이어 전원의 운명을 지고 있는 것이다. 나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던져서는 안 되는 사람인 것이다.

나는 몸을 돌려 키리토의 얼굴을 보았다. 랜턴 빛을 반사하는 까만 눈동자가 흘끔 이쪽을 쳐다보았다.

「저기……키리토, 하나 물어봐도 돼……?」

「-뭐야, 갑자기」

「왜 그때, 날 구해준거야……? 구한다는 보장도 없었잖아. 으응····너도 죽어버릴 확률 쪽이, 훨씬 높았어. 그런데……어째서……」

키리토의 입가가 아주 잠깐, 살짝 굳어졌지만 그것은 금세 풀어졌다. 그는 온화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누군가를 눈앞에서 죽게 내버려두느니, 같이 죽는 쪽이 훨씬 나아. 그것이 리즈같은 여자애라면 더더욱, 말이지」

「……바보네, 정말로. 그런 녀석은 너밖에 없어」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나는 갑자기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가슴 한켠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옥죄어들어, 그걸 필사적으로 참으려 했다.

이렇게 바보에 정직하고, 스트레이트하고, 따뜻한 말을 들은 것은, 이 세계에 온 이후 처음이었다.

아니-원래 세계에서도 이런 말을 들은 적은 없었다.

갑자기 가슴속에 최근 몇 달 동안 계속 자리잡고 있던 외로움이 커다란 파도가 되어 나를 뒤흔들었다. 키리토의 온기를, 좀 더 직접, 마음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확인하고 싶어져서-.

무의식중에 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