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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글러브를 낀 손이, 꽉 움켜잡았다.

나는, 거의 초점을 잃어가던 두 눈을 크게 떴다.

「……!!」

까마득히 멀리서 드래곤과 대치하고 있던 키리토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대시해 거침없이 하늘로 몸을 날려 내 손을 붙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가슴에 확 끌어당긴다. 잠시 떨어졌던 팔이 내 등에 감기더니 굳게 끌어안았다.

「꽉 잡아!!」

키리토의 외침이 귓가에서 터져나오고, 나는 정신없이 두 팔을 그의 몸에 감았다. 그 직후, 낙하가 시작되었다.

둘은 꽉 끌어안은 채 거대한 수직 동굴의 한가운데를 똑바로 떨어졌다. 바람이 귓가에서 울부짖고 망토가 펄럭거렸다.

만약 구멍이 플로어 표면에 닿을 정도로 깊다면, 이 높이에서 떨어졌다간 틀림없이 죽는다.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도저히 현실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저 멍하니, 멀어져가는 하얀 빛의 원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키리토가 검을 쥔 오른손을 움직였다. 등 뒤로 치켜들고, 이어서 전방을 향해 날린다. 콰앙! 하는 금속성과 함께 빛줄기가 흩어졌다.

무거운 찌르기의 반동으로 우리는 튕겨지듯 구멍의 벽면을 향해 낙하각도를 바꾸었다. 푸른 얼음의 절벽이 확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부딪힌다-!

충돌 직전, 다시 오른손을 치켜든 키리토가 검을 있는 힘껏 벽면에 꽂았다. 무기를 그라인더에 걸었을 때처럼 요란한 불꽃이 튀었다. 콰악 하는 충격과 함께 낙하의 속도가 둔해졌다. 하지만 멈출 정도는 아니었다.

금속을 잡아찢는 듯한 소리를 울려대며 키리토의 검이 얼음벽을 깎아나갔다. 나는 고개를 움직여 바닥 쪽을 노려보았다. 눈이 새하얗게 뒤덮인 동굴 바닥이 보였다. 점점 다가오고 있다. 충돌까지는 앞으로 몇 초. 나는 하다못해 비명만큼은 지르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입술을 깨물고 키리토의 몸에 달라붙었다.

키리토가 검에서 손을 뗐다. 두 팔로 나를 꽉 끌어안고, 몸을 반회전시켜 자신이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충격. 굉음.

◆ ◆

폭발하듯 솟구친 눈이 사락사락 내려와 뺨에 닿고는 사라졌다.

그 냉기 덕에 가물가물하던 의식이 다시 돌아왔다. 눈을 활짝 떴다. 가까이 있던 키리토의 까만 눈동자와 시선이 교차되었다.

「……살았네」

나도 어떻게든 간신히 끄덕이고, 목소리를 쥐어짰다.

「응……, 살았어」

수십 초-경우에 따라서는 수 분, 우리들은 그대로 누워 있었다.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키리토의 몸에서 전해져오는 열기에 마음이 편해서 머리가 멍해졌다.

하지만 마침내 키리토는 팔을 풀고 불쑥 몸을 일으켰다. 바로 곁에 떨어져 있던 칼을 주워들고 칼집에 집어넣은 후, 허리의 파우치에서 하이포션으로 보이는 작은 병을 두 개 꺼내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마셔둬, 일단」

「응……」

끄덕이고, 나도 상체를 일으켰다. 병을 받아들고, HP바를 확인해보니, 내 쪽은 아직 3분의 1 가까이 남아있었지만, 직접 지면에 격돌했던 키리토는 레드 존까지 돌입한 상태였다.

뚜껑을 따고 새콤달콤한 액체를 단숨에 들이킨 나는 키리토 쪽을 다시 돌아보았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아직도 내 말을 잘 듣지 않는 입술을 움직였다.

「저기……, 고……고마워. 구해줘서……」

그러자 키리토는 특유의 시니컬한 미소를 어렴풋이 보이며, 말했다.

「예를 표하는건 아직 일러」

흘끔 상공으로 시선을 돌렸다.

「……드래곤이 쫒아오지 않는 건 다행이지만, 여기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까……」

「에……텔레포트하면 되잖아」

나는 에이프런의 주머니를 뒤졌다. 푸르게 빛나는 전이결정을 꺼내 키리토에게 내밀었다. 하지만-.

「무리일걸. 여기는 애초에 플레이어를 떨어뜨리기 위한 트랩이겠지. 그런 간단한 방법으로 탈출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되지 않아」

「그런……」

나는 키리토에게 시험해보겠다고 눈짓으로 말한 후 결정을 쥐며 커맨드를 외쳤다.

「전이! 린더스!」

-내 외침은 허무하게 빙벽에 메아리치며 사라져 갔다. 결정은 무언으로 반짝일 뿐.

키리토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결정을 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떨어지는 도중에 썼겠지만. 무효화공간같은 기분이 들어서……」

「……」

축 쳐져 고개를 떨구니 키리토가 머리에 손을 톡 올려놓았다. 그대로 내 머리를 엉망으로 쓰다듬는다.

「……뭐, 그렇게 낙심하지 마. 결정을 쓸 수 없다는 건, 역으로 뭔가 탈출의 방법이 반드시 있다는 거다」

「……그런거,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