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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두꺼워 보이지 않는 흑의의 남자는 윈도우를 조작해 커다란 검은 가죽 망토를 오브젝트화해 내 머리에 푹 씌워주었다.

「……넌 괜찮은거야?」

「정신력의 문제야, 너는」

정말 말끝마다 사람 화나게 만드네. 하지만 안감이 모피인 망토는 정말로 따뜻해서, 나는 그 매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이를 둘둘 감았다. 서서히 냉기가 사라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장로의 집이라는 건 어떤 걸까-」

키리토의 목소리에 작은 마을을 한 차례 돌아보니, 중앙광장 너머에 다른 것보다 커다란 지붕을 가진 집이 보였다.

「저거 아냐?」

「저거네」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인 후, 걸어나갔다.

-수 분 후.

예상대로 우리는 촌장인 흰수염 NPC를 발견하고 이야기를 듣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야기라는 것이 촌장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청년기, 장년기의 고생담을 늘어놓다가, 그러고 보니 서쪽 산에는 드래곤이, 하는 경과를 거치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이야기가 전부 끝났을 무렵에는 마음이 완전히 저녁노을에 휩싸여 있었다.

완전히 지쳐 장로의 집을 떠났다. 집들을 뒤덮은 눈의 장막을 노을이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는 광경은 매우 아름다웠으나-.

「……설마 플래그 세우는 데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은……」

「동감이야……. 어쩔래? 내일 다시 올까?」

키리토와 얼굴을 마주본다.

「으-음. 그래도 드래곤은 야행성이라고 말했고. 산이라는 건 저거지?」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을 보니, 그리 멀지 않은 장소에 우뚝 솟은 새하얀 봉우리가 보였다. 우뚝이라고 해봤자 아인크라드의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그 높이는 절대로 100미터를 넘지 않는다. 등정에 그리 힘이 들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네, 깔까. 네가 우는 모습도 얼른 보고 싶고」

「너야말로 내 화려한 검격을 보고 놀라지 마」

마주봤던 얼굴을 둘이 동시에 흥 하고 돌린다. 하지만 어쩐지, 키리토와 말다툼하는 것이 조금 설레기 시작한 것 같기도-.

나는 고개를 힘껏 가로저어 이상한 생각을 리셋하고는, 서벅서벅 눈을 밟으며 걷기 시작했다.

멀리서 험준해 보였던 용이 거주하는 산도, 한번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잘 생각해보면 이제까지 수많은 혼성 파티가 수도 없이 등정에 성공했던 곳이다. 난이도가 높을 리가 없다.

출현 몬스터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시간대 탓도 있었는지 《프로스트 본》 이란 얼음형 스켈레톤이었지만 뼈 계열 몬스터는 내 메이스를 당해낼 수 없다. 와지끈 하는 상쾌한 소리를 울리며 박살내버렸다.

눈길을 오른 지 수십 분. 깎아지른 빙벽을 돌아가니 그곳은 이미 산 정상이었다.

상층의 밑바닥이 바로 코앞에 보였다. 여기저기에 눈을 뚫고 거대한 크리스탈 기둥이 솟아나 있었다. 보라색 조명이 난반사되어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그 광경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와아……!」

무의식중에 환성을 지르며 뛰어나가려던 내 목덜미를 키리토가 꽉 움켜쥐었다.

「켁! ……뭐 하는 거야!」

「어이, 전이결정을 준비해놔」

그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크리스탈을 오브젝트화해 에이프런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여기부터는 위험하니까 나 혼자 할게. 리즈는 드래곤이 나타나면 저편의 수정의 그림자에 숨는 거야. 절대로 얼굴을 내밀지 마」

「……뭐야, 나도 그럭저럭 레벨 높으니까, 도와줄게」

「안 돼!」

키리토의 까만 눈이 내 눈을 똑바로 쏘아보았다. 그 순간, 이 사람은 날 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숨을 멈춘 채 제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 대답도 못하고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키리토는 싱긋 웃은 뒤, 내 머리에 손을 툭 얹고 「자, 가볼까」라고 말했다. 나는 이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쩐지 갑자기 공기의 색깔마저 변한 것 같았다.

키리토와 단둘이 여기까지 온 것은 약간의 기분전환이랄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달까-생사가 걸린 싸움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나는 원래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의 절반 이상을 무기제작으로 얻었기 때문에, 진정으로 험한 전장에는 나가본 적이 없다.

하지만, 키리토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저건 언제나 아슬아슬한 곳에서 싸우는 인간의 눈이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