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문의주세요 ✔ 퍼스트카지노 가입쿠폰

것이 있나 확인하고, 나는 가게 앞에 나가, CLOSED의 팻말을 뒤집어 놓았다. 개점을 기다리던 몇몇 플레이어들에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던지며 「좋은 아침, 어서 오세요!」하고 씩씩하게 인사한다. 이것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은 꽤 최근이다.

가게 경영은 옛날부터 가졌던 꿈이었지만, 설령 그것이 게임 속이라 해도 꿈과 현실엔 큰 차이가 있었다. 접객이며 서비스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여관을 거점 삼아 노점 판매를 할 무렵부터 몸소 깨달았다.

미소가 어려우면 하다못해 품질로 승부하자고 초기부터 무작정 무기제작 스킬을 올려놓은 것이 결국엔 정답이었는지, 다행이 이곳에 가게를 낸 후로도 많은 고정 손님이 이곳의 무기를 애용해주고 있다.

한 차례 인사를 마치고, 접객은 NPC 점원에게 맡긴 후 나는 매장과 붙어있는 공방에 틀어박혔다. 오늘 안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오더메이드 주문이 열 건 정도 쌓여있는 것이다.

벽에 붙은 레버를 당기지 수차의 동력으로 풀무가 화로에 공기를 불어넣고, 회전연마기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이템 윈도우에서 고가의 금속 주괴를 꺼내, 새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화로에 집어넣어 충분히 달군 후 집게로 모루 위에 옮겼다. 한쪽 무릎을 꿇고 애용하는 해머를 집은 후, 팝업메뉴를 불러내 제작아이템을 지정했다. 이젠 주괴를 지정된 횟수만큼 내려치기만 하면 무기가 완성된다. 여기에는 딱히 테크닉 같은 것이 필요하진 않으며 완성된 무기의 품질도 랜덤이지만, 두드릴 때의 기합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믿고 있는 나는 온 신경을 집중하며 천천히 해머를 치켜들었다. 주괴에 첫 일격을 가하려던 바로 그 순간-.

「안녕 리즈!」

「우왓!」

돌연 공방의 문이 열리는 바람에, 내 손은 제대로 빗나갔다. 주괴가 아니라 모루 끝을 치는 바람에 한심스러운 효과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

고개를 드니 갑작스러운 침입자는 머리를 긁으며 혀를 낼름 내밀고 웃고 있었다.

「미안~. 앞으로는 조심할게」

「그 대사, 벌써 몇 번째지. ……뭐, 두드린 후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나는 한숨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주괴를 화로에 집어넣고 두 팔을 허리에 대고 돌아서서, 나보다 살짝 키가 큰 소녀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안녕, 아스나」

내 친구이자 단골인 세검사 아스나는, 공방 안을 멋대로 가로질러 다가와선 원목 스툴에 털썩 앉았다. 어깨에 늘어뜨린 밤색 롱헤어를 손끝으로 살짝 쓸어넘긴다. 그런 몸짓들이 모두 영화처럼 빛아 나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고 만다.

나도 모루 앞의 의자에 앉아 해머를 벽에 세워놓았다.

「……그래서, 오늘은 뭐? 꽤나 일찍 왔네」

「아, 이거 부탁해」

아스나는 허리에서 레이피어를 칼집채로 뽑고, 휙 집어던졌다. 한 손으로 받아들고 살짝 검신을 뽑아봤다. 오랫동안 쓴 탓에 빛이 좀 바래긴 했지만, 날이 들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직 별로 상하지 않았는데. 연마하기엔 조금 이르지 않아?」

「그렇긴 하지만. 반짝반짝하게 하려고 왔어」

「흐응?」

나는 새삼 아스나를 쳐다보았다. 흰 바탕에 붉은 십자모양을 수놓은 기사복에 미니스커트 차림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지만, 부츠는 새로 산 것처럼 반짝거렸으며 귀에는 작은 은색 귀고리까지 달고 있다.

「어-쩐지 수상한데. 잘 생각해보니 오늘은 평일이잖아. 길드의 공략 할당량은 어쩐 거야. 63층에서 꽤나 애먹고 있다던가 들었는데?」

내가 말하자 아스나는 어딘가 부끄러워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응-, 오늘은 휴가 받았어. 이따가 조금 누구랑 만날 약속이 있어서……」

「헤에에-?」

나는 의자와 함께 덜컥덜컥 아스나에게 다가갔다.

「자세히 말해봐, 누구랑 만나는데?」

「비, 비밀!」

아스나는 뺨을 살짝 붉히며 시선을 돌렸다. 나는 팔짱을 끼곤 깊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구나-, 너 요즘 묘하게 밝아졌다 싶었는데, 드디어 남자가 생겼구나」

「그, 그런 거 아니야!!」

아스나의 뺨이 더욱 붉어졌다. 헛기침을 하고, 나를 곁눈질하면서 물었다.

「····나, 예전이랑 그렇게 달라……?」

「그건 말이지-. 만났을 때는, 자나 깨나 미궁 공략! 이란 느낌이었는데. 애가 너무 열심히 한다 싶었는데, 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 대체, 평일에 공략을 땡땡이치다니 예전의 너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

「그, 그렇구나. ·····역시 영향을 받안던 걸까·····」

「저기, 누구야? 내가 아는 사람?」

「모른다·····고 생각하지만·····어떠려나」

「다음에 데리고 와」

「정말로 그런 거 아냐! 아직 전혀, 그……일방통행이고……」

「헤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