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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며 걸어가려 했다. 그 등을 향해, 어떻게든 말을 짜냈다.

「다-다리가, 움직이질 않아요」

돌아본 키리토는 슬쩍 웃으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꽉 쥔 후에야, 시리카도 조금 웃을 수 있었다.

35층의 풍현계정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거의 말이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은 잔뜩 있었는데도 시리카의 목은 조약돌이 틀어박힌 것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2층으로 올라가 키리토의 방에 들어가니 창문에서는 이미 붉은 석양이 새어들고 있었다. 그 빛 속에서 검은 실루엣이 되어 서있던 키리토에게 시리카는 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키리토 오빠……가시는 건가요……?」

한동안의 침묵. 실루엣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5일이나 전선에서 떠났으니까. 당장, 공략에 돌아가야지……」

「……그렇, 겠네요……」

사실은, 데려가 주세요, 하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할 수 없었다.

키리토의 레벨은 78, 자신의 레벨은 45. 그 차이는 33-. 잔혹할 정도로 명확한, 두 사람은 가로지르는 거리였다. 키리토의 전장에 따라간다 해도 시리카는 순식간에 몬스터에게 죽고 말 것이다. 같은 게임에 로그인했으면서도 현실세계 이상으로 높고 두터운 벽이 두 사람의 세계를 가로막고 있었다.

「……..저……저는……」

시리카는 입술을 꾹 깨물고, 넘쳐나려는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그것은 두 줄기의 눈물이 되어 뺨으로 흘렀다.

갑자기, 키리토의 두 손이 어깨에 얹히는 것을 느꼈다. 바로 곁에서 낮고 온화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레벨 따윈 그냥 숫자야. 이 세계에서의 강함은 단순한 환상에 불과해. 그런 것보다도 훨씬 소중한 것이 있어. 그러니까, 다음은 현실세계에서 만나자. 그러면, 다시 지금처럼 친구가 될 수 있어」

사실은, 눈앞의 검은 옷의 가슴에 몸을 기대고 싶었다. 하지만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속에 키리토의 말이 따뜻함이 되어 배어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이 이상은 바랄 수가 없다-그렇게 생각해 시리카는 살짝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네. 꼭-꼭이에요」

몸을 떼고, 키리토의 얼굴을 올려다보니 시리카는 그제야 겨우 진심으로 웃음을 지을 수가 있었다. 키리토도 살짝 웃으며 말했다.

「자, 피나를 불러내자」

「네!」

고개를 끄덕이며, 시리카는 오른손을 휙 휘둘러 메인 윈도우를 불러냈다. 아이템 인벤토리를 스크롤해 《피나의 마음》을 실체화시킨다.

윈도우 표면에 떠오른 하늘색 깃털을 티 테이블에 올려놓고, 다음으로 《프네우마의 꽃》도 불러냈다.

진주색으로 빛나는 꽃을 손에 들고 윈도우를 닫자, 시리카는 키리토를 올려다보았다.

「그 꽃 한가운데에 맺힌 이슬을, 깃털에 떨어뜨리는 거야. 그걸로 피나는 되살아나」

「알았어요……」

긴 하늘색 깃털을 바라보며, 시리카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피나……많이, 많이 이야기해 줄테니까. 오늘의 굉장한 모험의 이야기를……피나를 구해준, 나의 딱 하루뿐의 오빠의 이야기를.

양 눈에 눈물을 띄우며, 시리카는 오른손에 든 꽃을 살짝 깃털에 기울였다.

(끝)

002-02

【마음의 온도】§ 아인크라드 제 48층/ 2024년 6월

거대한 수차가 천천히 회전하는 편안한 소리가, 공방 안을 채우고 있다.

결코 넓지는 않은 직인 클래스용 플레이어 홈이지만, 이 수차 덕분에 쓸데없이 가격이 높았다. 48층 주거구 《린더스》가 열렸을 때 이 집을 본 순간, 나는 한눈에 「여기밖에 없어!」라고 생각했으며, 다음으로 가격을 보고 경악했다.

그로부터 나는 죽을힘을 다해 일하고, 여기저기 빛을 져서 목표금액인 300만콜을 겨우 2개월만에 조달했다. 만약 이곳이 현실이었다면 가녀린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근육이 붙고 오른손에는 단단한 굳은살이 박힐 만큼 해머를 휘둘러댔다.

그런 보람이 있었는지, 몇몇 라이벌들을 간신히 앞질러 집문서를 손에 넣고 이 수차 딸린 집은 마침내 《리즈벳 무기점》이 되었다. 3개월 전, 봄치고는 싸늘한 어느 날의 일이었다.

■1

수차의 덜커덩덜커덩하는 진동음을 BGM 삼아, 바쁘게 모닝커피를-이곳이 아인크라드여서 정말로 다행이다-마신 후, 나는 대장장이로서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벽에 걸린 커다란 전신거울로 슬쩍 체크해보았다.

대장장이라고 말해도, 작업복 같은 것이 아니고, 어느쪽인지 말하자면 웨이트리스에 가깝다. 검붉은 퍼프 슬리브 윗도리에 같은 색의 플레어스커트, 그 위에 순백의 에이프런, 가슴께에는 붉은 리본.

이 복장을 코디네이트해준 것은 내가 아니라, 친구이자 단골인 동년배의 여자아이다. 그녀가 말하길 「리즈벳은 동안이라 뻣뻣한 옷은 어울리지 않아」라고 해서, 처음엔 쓸데없는 참견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확실히 이 유니폼으로 바꾸고부터 가게의 매상이 배로 증가해서-딱희 본의는 아니지만, 이래로 계속 이러고 있다.

그녀의 어드바이스는 옷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에까지도 미쳐, 지금은 베이비 핑크색의 복슬복슬한 쇼트 헤어라는 무시무시한 커스터마이즈가 되어 있다. 하지만 주위의 반응을 보면 이것도 썩 안 어울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나-대장장이 리즈벳은, SAO에 로그인했을 때 15세였다. 현실세계에서도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 세계에서는 그 경향이 한층 강해졌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핑크색 머리카락에 커다랗고 짙은 파란색 눈동자, 조그만 코와 입술이 고풍스러운 에이프런 드레스와 맞물려 어쩐지 인형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저쪽에서는 패션에 흥미가 없는 성실한 중학생이었던 만큼 갭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근에는 어찌어찌 이 외모에도 익숙해졌지만, 성격만큼은 고쳐지질 않아 이따금 호통을 치는 바람에 손님들이 황당한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

장비하는 걸 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