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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없는 모양이네요?」

「아아. 그냥 올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길 잃을 걱정은 없지만, 몬스터의 수가 상당하다는 듯해. 조심해서 가자」

「네!」

이제 곧, 이제 곧 피나를 살릴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걸음이 빨라졌다.

형형색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 오르막길에 발을 들이자 키리토의 말대로 갑자기 몬스터의 출현이 잦아졌다. 식물 몬스터의 몸집도 훨씬 커졌지만, 시리카가 가진 검은 단검의 위력이 생각보다 높아 연속기를 한 차례만 퍼부어도 웬만한 적은 헤치울 수 있었다.

상상 이상이라고 하면, 키리토의 실력도 바닥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드렁큰 에이프 2마리를 일격에 헤치운 것을 봤을 때부터 상당히 하이레벨의 검사라고는 생각했지만, 그곳보다 12층이나 올라왔는데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몬스터가 여러 마리 나타나면 한 마리를 제외하고 모조리 격파해 시리카를 도와주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런 하이레벨 플레이어가 35층에서 뭘 하고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머리를 강타했다.

뭔가 목적이 있어 방황의 숲에 왔던 것처럼 말했는데, 그곳에 딱히 레어 아이템이나 레어 몬스터가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이 모험이 끝나면 물어봐야지-그렇게 생각하며 시리카가 단검을 휘두르는 동안에도, 곡선을 그리는 좁은 언덕길은 조금씩 급경사가 되어갔다. 격렬함을 더해가는 몬스터의 습격을 물리치며 무성하게 우거진 나무들 사이를 빠져나가니-그곳이 언덕의 꼭대기였다.

「우와아……!」

시리카는 무심결에 몇 걸음 달려가며 환성을 질렀다.

공중의 화원, 그런 형용이 어울리는 장소였다. 주위는 나무로 울창하게 에워싸여, 뻥 뚫린 공간 한 면에 아름다운 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어 있었다.

「슬슬 도착하겠다」

등 뒤에서 걸어온 키리토가 검을 등의 칼집에 꽂으며 말했다.

「여기에……그, 꽃이…?」

「아아. 정중앙에 바위가 있고, 그 윗면에……」

키리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리카는 뛰고 있었다. 분명 꽃밭 한가운데에 하얗게 빛나는 커다란 바위가 보였다. 숨을 헐떡이며, 가슴 높이쯤 되는 바위로 달려가 조심조심, 그 위를 들여다본다.

「에……」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음푹 들어간 바위 위에는 실토막처럼 작은 풀이 돋아났을 뿐, 꽃이라 할 만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없어……없어요, 키리토 오빠!」

시리카는 곁으로 달려온 키리토를 돌아보며 외쳤다. 억제할 수도 없는 눈물이 배어나왔다.

「그럴 리는…… -아니, 자, 봐봐」

키리토의 시선을 따라 시리카는 다시 바위 위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아……」

부드러워보이는 풀 사이에서, 지금 막 새싹 하나가 솟아나오던 참이었다. 시선을 맞추자 포커스 시스템이 발동해 떡잎은 선명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두 장의 새하얀 잎이 조개처럼 벌어지면서, 그 한가운데에서 가늘고 뾰족한 줄기가 쑥쑥 뻗어나왔다.

옛날 과학시간에 봤던 저속촬영 필름처럼, 그 줄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높게, 커다랗게 성장해 마침내 끄트머리에 커다란 꽃망울을 맺었다. 순백색으로 빛나는 눈물방울 모양의 융기는착각이 아니라 정말로 안쪽에서 진주색 빛을 발하고 있었다.

숨을 죽이며 시리카와 키리토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서히 그 끝이 벌어지더니- 샤랑, 하는 방울소리를 내며 꽃망울이 벌어졌다. 빛의 입자가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작은 기적과도 같이 피어나는 하얀 꽃을 바라보았다. 일곱 장의 가느다란 잎이 별빛처럼 뻗어나오며, 그 한가운데에서 반짝반짝 빛이 새어나와 하늘로 녹아들어갔다.

도저히 여기에는 손을 댈 수가 없을 것 같아 시리카는 살짝 키리토를 올려다보았다. 키리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리카도 고개를 끄덕이곤, 꽃에 살짝 오른손을 뻗었다. 비단실처럼 가느다란 줄기에 닿자마자 그것은 얼음처럼 툭 부러지고 시리카의 손에는 빛나는 꽃만이 남았다. 숨을 죽인 채 살짝 그 표면을 손가락으로 건드려보았다. 네임 윈도우가 소리없이 열렸다. 《프네우마의 꽃》-.

「이걸로…피나를 되살릴 수 있는 거네요……」

「그래. 마음 아이템 위에다 그 꽃 안에 맺힌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돼. 하지만 여긴 강한 몬스터가 많으니까 마을에 돌아가서 하는 게 낫겠다. 조금만 더 참고 서둘러서 가자」

「네!」

시리카는 고개를 끄덕이곤 메인 윈도우를 열어 꽃을 그곳에 넣었다. 아이템 인벤토리에 제대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닫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이결정을 써서 당장이라도 귀환하고 싶었으나, 시리카는 꾹 참고 걸음을 옮겼다. 값비싼 크리스탈은 정말로 위험할 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법이다.

다행이 돌아가는 길에는 몬스터와 거의 마주치지 않았다. 발걸음을 재촉해 나아가며 기슭에 도달했다.

이젠 가도를 한 시간만 걸어가면, 다시 피나를 만날 수 있다-.

터질듯한 가슴을 부여안고, 냇가에 걸린 다리를 건너리 했을 때.

갑자기 뒤에서 키리토가 어깨를 붙들었다. 두근거리며 돌아보니, 키리토는 무서운 표정으로 다리 너머, 길 양쪽에 우거진 나무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입이 벌어지더니, 한층 낮고 긴장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거기 매복한 놈들, 나와」

「에……!?」

시리카는 황급히 그쪽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긴박한 몇 초가 지나간 후, 갑자기 바스락 소리와 함께 나뭇잎이 움직였다. 플레이어를 나타내는 커서가 표시되었다. 색은 녹색. 범죄자는 아니다.

짧은 다리 너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