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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낚이질 않아요. 여기저기서 한참 시험을 해봤는데, 드디어 저곳, 유일하게 난이도가 높은 호수에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나, 낚였나요....?”

“적중은 했지요”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곧 유감스러운 표정이 되더니,

“단지, 제 힘으로는 건질 수가 없더군요. 낚싯대까지 뺏기고 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흘끔 그림자만 봤는데 커도 보통 큰 정도가 아니더군요. 그건 괴물, 그러니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몬스터였지요”

두 팔을 크게 벌려보인다. 그 호수에서 내가 이곳에는 몬스터는 없다고 말했을 때 니시다가 보여주었던 의미심장한 웃음은 이것 때문인가.

“와아, 보고 싶다!”

눈을 반짝이며 아스나가 말한다. 니시다는, 그래서 상담이 있는데요, 하고 나에게 시선을 맞춰왔다.

“키리토씨는 근력 파라미터에 자신은....?”

“으, 뭐, 그럭저럭.....”

“그럼 함께 하지 않겝습니까! 챔질까지는 제가 하겠습니다. 그곳부터의 일을 부탁하고 싶군요”

“아하, 낚싯대의 《스위치》인가요.... 그런게 가능할려나.....”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를 향해,

“해보자 키리토! 재밌어보여!”

아스나가, 두근두근이라 얼굴에 써진 표정으로 말했다. 여전히 행동력이 넘치는 녀석이다. 하지만 나도 상당히 호기심이 자극된 것은 사실이었다.

“.....해볼까요”

내가 말하자 니시다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와, 하, 하 하고 웃었다.

그날 밤.

춥다며 내 침대에 기어들어온 아스나는 서로의 몸을 딱 밀착시키더니,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목을 울렸다. 졸린 듯 눈을 깜빡거리며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이런저런 사람이 있구나, 여긴.....”

“유쾌해 보이는 아저씨였지”

“응”

한동안 킥킥 웃더니 갑자기 웃음을 거두고는,

“지금까진 계~속 전투만 했으니까, 보통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 하고 중얼거렸다.

“우리가 특별하다는 건 아니지만, 최전선에서 싸울 만한 레벨이라면 그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뜻도 되는 셈이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강해지는것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제1이었어”

“지금은 키리토에게 기대를 품은 사람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 나를 포함해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 도망치고 싶어지는 심정인데”

“아이 참”

불만스럽게 입술을 비죽이는 아스나의 앞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속으로 조금만 더 이 생활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니시다나 다른 플레이어들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전선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만은-.

에길이나 클라인이 보내는 메세지 덕에 75층의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게는 이곳에서 아스나와 지내는 생활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19】

니시다에게 신 낚시의 결행 안내문을 받은 것은 3일 후 아침의 일이었다. 보아하니 태공망 동료들에게도 연락을 돌렸는지, 갤러리가 30명쯤 온다고 했다.

“곤란하게 됐네....어떡할래? 아스나....”

“으~응...”

솔직히, 그 안내는 반갑지 않았다. 정보상들과 아스나의 추종자들로부터 몸을 감추기 위해 고른 장소인데,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은 좀 꺼려졌다.

“이러면 어떨까나-”

아스나는 긴 밤색 머리를 위로 한데 틀어 올리더니, 커다란 스카프를 눈가까지 둘러 얼굴을 감추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윈도우를 조작하더니 펑퍼짐하고 촌스러운 외투까지 걸쳤다.

“오, 오오. 좋아, 생활에 찌든 농가의 주부같애”

“....그거, 칭찬하는 거야?”

“물론, 뒤는 뭐 무장만 안하면 괜찮겠지”

낮 전에, 도시락 바구니를 든 아스나와 나란히 집을 나섰다. 저쪽에 도착해서 오브젝트화하면 될 듯싶었지만 바구니도 변장의 일환이라고 한다.

오늘은 초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