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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비스듬히 멘 히나가 돌아왔다.

“좋았어, 그럼 집에 갈까?”

“응!”

삼촌이 힘을 낼 수 있는 건 히나의 미소 때문이란다.

나는 히나의 손을 잡고 귀갓길에 올랐다. 집에 가면 소라와 미우도 있을 것이 틀림없다.

다음 날.

내가 학교 식당에서 우동과 집에서 가져온 주먹밥을 먹고 있는데 눈앞에 낯익은 사람이 앉았다. 그 사람은 내가 지금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다.

“아… 라이카 선배님.”

“응, 오랜만이네.”

라이카 선배는 그 말만 하고 작은 도시락 상자를 꺼내 묵묵히 먹기 시작했다.

동아리방에 얼굴을 내밀지 않은 지 한 달 정도 됐나? 라이카 선배와는 전혀… 라고 해도 좋을 만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솔직히 무슨 이야기를 해야 좋을지 몰랐다. 내 존재가 잊히는 건 싫었지만, 세 자매를 내팽개쳐 두고 노연에 갈 수도 없는 갈등의 나날들이었다. 라이카 선배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르며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눈앞에서 아무 말 없이 도시락을 펼치는 행동을 보자… 아직은 신경을 써 주고 있구나, 하는 기쁜 마음과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혼란한 감정이 솟구치는 듯 했다.

그렇게 혼자서 답답해하고 있는데 라이카 선배 쪽에서 질문을 던졌다.

“아르바이트, 바쁘니?”

“앗, 네… 뭐. 참, 회장님 소개로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굉장히 도움 되고 있어요. 그래서 머징낳아 동아리방에 가서 감사하다는 말씀 정도는 드리려고요.”

“그렇구나.”

대화는 거기서 끊겨 버렸다.

원래부터 대화의 캐치볼이 성립되기 어려운 타입이었지만, 오늘은 한층 더 공이 날카로웠다. 너무 날카로워서 나는 계속 헛치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자 라이카 선배는 내가 먹고 있던 주먹밥을 가만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 주먹밥….”

“아, 이거요? 소라… 응ㅁ, 세 명 중 첫째가 만들어 줬어요. 요즘 요리를 배우려고 노력 중인 모양이에요.”

현재 만들 수 있는 메뉴는 주먹밥 외에 카레와 햄버그와 된장국뿐이었다. 참고로 햄버그는 두 번에 한 번은 태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라이카 선배님도 직접 요리하시는 쪽이었죠? 그 도시락도 선배님이?”

“응.”

“대단하시네요. 그 도시락도 굉장히 색깔이 다양하네요. 제가 만들면 그렇게 예쁘게 안 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냉동식품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아.”

라이카 선배는 무표정하게 도시락을 손으로 감싸 보이지 않게 가렸다. 부끄러워하는 건가?

“요전에 저도 조카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었는데요, 어찌나 평판이 나쁘던지. ‘외삼촌이 만드는 도시락은 뭔가 전체적으로 갈색이에요’라고 해서 약간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지만 뭐, 미우가 싫어할 만도 했다.

생선구이에 달걀 프라이, 그리고 조림 반찬. 지금 되돌아보니 너무 소박하기만 한 도시락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여자애한테 싸 주는 도시락치고는 별로였다.

“…귀엽니?”

“네?”

“유타의 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