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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시선에 반응한 검은 고양이에게 놀랐다.

NPG(논 플레이어 캐릭터)가 아닌가?!

감정을 드러내며 사납게 노려보는 검은 고양이.

그러자 검은 고양이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다니엘.”

새하얀 여자아이의 목소리는 매우 어른스러우면서도 한없이 앳된 울림을 띠고 있었다.

여전히 불만스러운 듯했지만 그 말을 들은 검은 고양이는 날개를 파닥이며 여자아이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마치 여자 아이를 지키려고 하는 것처럼.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가 한꺼번에 여럿 일이나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그는 사고 회로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키려 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지극히 당연한 의문이 떠올랐다.

만약 NPG가 아니라면 이 아이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그와 비슷한 존재. 다른 ‘누군가’인가-.

아니면 어떤 원인으로 발생한 ‘버그’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그의 시선은 눈앞의 새하얀 여자 아이에게 못 박혀 있었다. 줄곧.

그랬더니 한층 더 격렬하게 펄럭펄럭 파닥이는 검은 고양이의 날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불쾌한 기색이 알알이 전해져왔다.

그만큼 검은 고양이에게 이 여자아이가 소중한 존재라는 뜻일 것이다. 그것이 논 플레이어 캐릭터라면 프로그래밍이라는 말이 되는데.

그때였다.

“여기에서 뭘 하고 있어?”

불현듯 여자아이가 그에게 물어왔다.

“어?”

그 질문의 의미를 ‘이 장소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 세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로 순간적으로 해석한 그는 짧은 말로 대답했다.

“뭐. 별로. 일.”

이런 질문을 하는 것으로 보아 역시 이 아이들은 이 세계에 있는 다른 ‘누군가(플레이어)’일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질문의 내용은 ‘저쪽’을 연상시켰다. 이쪽에서는 일종의 터부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버그’일 가능성도...

버그라고 생각하는 편이 편하기는 했다. 그 존재나 질문도 이 세계에서는 너무 무의미했다.

불가사의한 흑백의 장소인 이곳도. 눈앞의 여자아이도. 검은 고양이도.

그 편이 쉽게 납득할 수 있었다.

그는 새하얀 여자아이와 검은 고양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검은 고양이는 여전히 그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고 여자아이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딘가 애써 웃고 있는 듯이 보이는 슬픈 표정이었다.

어째서 저런 표정을 짓는 걸까? 이 세계에서.

왜 슬픈 걸까? 이 세계에 있는데.

“-이 세계는 가짜니까”

마치 그의 머릿속 생각을 읽어낸 것 같았다.

여자아이가 똑바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른스러우면서 동시에 앳된 불가사의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지만 진짜잖아? 여기에 있는 한은. 게다가 누군가한테는 진짜가 될 테니까.”

이 세계는 현실이다.

틀림없이.

단 그것은 존재하고 있는 시간 동안만.

단 그것은 이제 곧 끝이 난다.

-타임아웃.

-암전

강제 다이브 아웃

파일럿. 정장

확인

-각정

그와 동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