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문의주세요 ✔ 경차보험료

것 같았지만 바로 멀어져버렸다.

“어라? 어, 그러니까...”

아직도 머리가 잠에서 덜 깼나?

평소보다 더 깊은 수면 상태에 빠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 참.. 그렇지... 버그가 아닌가 생각한 게 있었는데...”

“정말이냐?”

그의 말에 심드렁하던 아저씨의 표정과 말투가 바뀌었다. 기술자의 얼굴이 된 것이다.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지만.

“뭐였는데?”

책임자 아저씨가 물었다.

“너기..., 내...가 늘 있는 거리에서 말인데.”

“응, 응.”

“좁은 골목길을 걷고 있다가 길일 잃어버려서.”

“뭐? 길을 잃었다고? 그건 네가 길치여서 그런 것뿐이잖아.”

아저씨가 “푸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평소의 지저분하고 평범한 아저씨의 표정으로 돌아가버렸다.

“아니, 그게 아니라. 지도를 보고 확인해봤는데 그런 길이 없었거든.”

“어? 그래?”

다시 조금 기술자 같은 얼굴. 아저씨는 면도하지 않아서 수염난 턱에 손을 대고는 “프로그램인가?”,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거기의 담당이 그 녀석인가”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신음했다.

처음부터 지금처럼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그 같은 젊은 사람이 ‘거의 반말’로 응하는 일도 없었겠지만, 그런 것을 아저씨에게 바라는 것은 조금 가혹할지도 몰랐다.

“발이 부르트게 걷다가... 그래서... 분명... 어라? 뭔가 있었나?”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확실하지 않았다.

안개가 낀 것처럼 모호하고 몸도 가볍게 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중력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면 하늘도 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이, 어이. 정신 차리라고. 아직 잠이 덜 깼나?”

이번에야말로 웃어버리는 책임자 아저씨.

“생각나면 정리해서 제출해줘. 되도록 빨리. 기다리마.”

그렇게 말하고 아저씨는 그의 캡슐을 떠나 옆의 캡슐로 옮겨 가버렸다.

“정신은 멀쩡하다니까... 후아아아아아아~~~~~~~~~....... 후아~~~~~~...”

오늘의 최대의 하품이 나왔다. 내친김에 기지개도 활짝 켰다.

그때였다.

눈앞 1.5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마주하듯이 놓인 캡슐안에 있던 사람과 눈길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남자가 대부분인 이런 일터에서는 찾아보기 드물게 여자아이였다. 작은 체구에 그보다 더 어려 보였다. 깔끔한 복장에 귀여운 느낌을 풍기는 그 여자아이는 여기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된 수수함이 없었다.

여자아이는 그의 큰 하품을 보고서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굉장하네!”

그렇게 말하면서 몹시 재미있다는 듯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도 여전히 졸린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그리고 보니 어제는 밤중까지 학교 과제를 하느라 늦게 잠들었다. 게다가 아직 다 끝내지 못했고...

“알바 같은 걸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는지도...”

하지만 시프트에도 들어가 있었고, 대신 해줄 만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 까닭으로 오늘도 이렇게 캡슐 안...

“결국 그후 사냥인가 뭔가 하러 가지는 않았구나?”

불현듯 맞은편의 캡슐에서 나온 그녀가 물어왔다.

“뭐?”

다시 나오던 하품이 중간에 끊겼다.

무슨 뜻?

“어떻게 그걸...?”

그렇게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웃음만 살짝 지을 뿐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는 어쩔 도리 없이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냥 평범한 느낌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새삼 자세히 쳐다보니 매우 매력적인 여자아이로 보였다. 오른쪽 뺨에 파인 볼우물이 귀여웠다.

왠지 웃는 얼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