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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가며 나를 모욕해?

아참, 난 가서 우편물을 체크해야겠다. 아하하.”

억지로 구실을 만든 하루아키는 말려들기 전에 탈출. 등 뒤에서

시끌벅적한 언쟁을 들으며 오로지 조용한 평화를 찾아 밖으로 나

왔다. 두 사람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듯했다.

느릿느릿 대문 옆에 있는 우편함을 열었다. 거기에는 광고지며

성인용 전단지와 뒤섞여 한 통의 국제우편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

로부터 날아온“..

일방적으로 피아를 보낸 이후 전혀 연락이 없던 아버지로부터

처음 날아온 편지였다. 황급히 그 자리에서 봉투를 뜯었다. 지금

이 마당에 이르러서도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 자세히 설명해

줘, 아버지…. 그렇게 생각하며 대문 조명에 의지해 편지를 펼쳤

다.아주 짧았다.

'돌아가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리겠다. 그리고 낮 동안에 이래저

래 고생이 심할 것 같아서 이사장에게 연락해 뒀다. 감사의 허그 는 돌아갔을 때 하렴.’

"아니, 뭐 이런 밑도 끝도 없는! 게다가 웬 감사의 허그？"

어딘가에 숨겨 둔 메시지라도 없을까 싶어서 편지를 이리저리

뒤집어 보고 흔들어 보는 순간, 옆구리에 끼고 있던 다른 봉투가

땅바닥0) 특 떨어졌다. 이 순간까지 전혀 몰랐는데, 그 봉투에는

하루아키에게 몹시 낯익은 문자가 적혀 있었다. 자신이 다니는

‘사립 타이슈 고등학교’ 리는문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도톱한 봉투를 열어 보니. 몇 장의 서류가 차곡차곡 접힌 채 안

에 들어 있었다. 자질한 글자는 읽을 기력도 없었지만, 그중 한 장

에 크게 적혀있던 문자가 불길한 예감을 최악의 형태로 실현시켜

주었다.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가타카나로 적힌 ‘피아’ 라는 이름과 그

뒤에 적당히 붙여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