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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했다.

반응으로 추측컨대 아마 여자랑 한 약속이겠지.

여전히 활동적이라고 할까, 질리지도 않는다고 할까….

"세가와, 열쇠는 언제나 넣어 두는 곳에 부탁해."

"그래,알았어."

니무라는 그렇게 말하고 지체 없이 오후 수업을 들으러 나갔고,남겨진 나는 느긋하게 돈가스를 먹었다. 다 먹은 후에 사용한 그릇을 설거지하고 방을 나왔다.

열쇠는 집주인이 원룸 뒤에서 키우고 있는 화분 밑에 몰래 숨겨 놓기로 돼 있었다.

입학 당시부터 친하게 지내 왔기 때문에 이런 것쯤은 서로 잘 알고 있었다.

그대로 걸어서 5분 거리의 학교로 향했다.

도중에 매점에서 캔 커피를 사서 학교 건물 앞에 있는 벤치에서 식후의 한잔.

사람이 드문 캠퍼스는 매우 조용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서 모두 실내 흡연실이나 카페테리아에 모여 있겠지.

사실은 나도 학교 건물 안에 틀어박혀 있고 싶었지만,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간에는 도저히 있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따뜻한 곳에 있으면 그대로 잠들 것 같았다.

그래서 다소 쌀쌀한 것을 참으며 이렇게 벤치에서 다음 수업까지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문제는 지금은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뭐,눈이나 비라도 내리지 않는 한 여기에 앉아 있겠지.

이 벤치는 이래저래 나한테 추억이 깊은 곳이니까.

"유타."

그래,이런 식으로 처음으로 라이카 선배와 나란히 앉아….

"앗, 라이카 선배님?"

어느새 내 옆에는 터무니없는 미녀가 앉아 있었다. 휜칠하게 긴 다리를 꼬고 벤치에 몸을 기댄 그녀는 그 커다란 눈동자로 꼼짝 않고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인문학과 2학년이자 우리 동아리의 마돈나인 오다 라이카 선배,그 사람이었다.

아마 이 대학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름일 것이다.

이유는 그 용모를 보면 명백하다.

이제는 미인이라는 단어조차 진부하고 따분하게 들릴 정도로 완벽한 미모와, 모델이라고 불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조차 경탄하지 않을 수 없을 뛰어난 몸매, 그리고 거대한 가슴, 묘한 웨이브를

그리며 허리까지 내려오는 윤기나는 검은 머리칼과 더불어 신비적이라고 해도 될 만한 완성도였다.

지나친 표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한테는 그 정도로 빛나 보였다.

"유타, 안녕."

"아, 안녕하세요,라이카 선배님."

긴장과 흥분으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들떴다.16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 깜짝 할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