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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신고 매형의 방이었던 다다미 여섯장 짜리 방에 달각달각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대학 입학 축하 선물로 누나가 준 노트북 컴퓨터는 이미 새 모델이 발매된 상태라 한물간 감은 있었지만, 문장을 입력하는 작업만큼은 훌륭한 기능을 발휘했다.

마침 한창 전환기였던 시기에 발매된 것으로 세간에서는 상당히 평판이 나쁜 오퍼레이팅 시스템이 탑재돼 있었지만, 그 역시 라이트 유저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이래저래 여섯시간 동안 오로지 문장만 입력하고 있는데도 참으로 쾌적하게 작동해 주고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사용자인 내가 컴퓨터 경력이 1년도 채 안된다는 점이었다.

"아~. 팔이 아프네‥‥."

덤으로 화면과 키보드를 일일이 번갈아 보면서 했더니 눈 안쪽이 욱신거리고 둔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키보드를 보지 않고 정확하게 치는 건 무리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장래를 생각하면 되도록 빨리 외우는 게 좋을 것 같다.

"노트북 컴퓨터라서 그런 거 아니냐? 데스크톱을 사면 될 텐데."

"그런 식으로 낭비할 돈은 없다고."

"그럼 애들 아버지가 쓰시던 컴퓨터를 빌리는 게 어때? 꽤 좋아 보이던데."

"그게 말이야. 단단히 잠겨 있어서 패스워드를 모르면 접속이 안되더라고. 뭐, 안에 위험한 데이터라도 있으면 곤란하니까 그냥 방치해 두고 있어."

"하긴, 일이랑 관련된 데이터도 있을 테니까."

그런 잡담을 하면서도 손은 쉴 수 없었다. 생각하는 속도보다 치는 속도가 상당히 늦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프린트해서 제출하라는 건 시대에 뒤처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냐?"

내가 방금 전에 다 쓴 리포트에 틀린 글자나 빠진 글자가 없는 지를 체크하며 니무라가 중얼거렸다.

"할 수 없지. 담당 교수님도 나이가 지긋하시니까. 손으로 써서 내라는 것보다는 나아."

"손으로 쓰는 건 피곤하지‥‥. 오케이. 이쪽은 체크 다 했어."

"오~, 고마워."

이걸로 또 하나 완성되었다. 시치고산 준비니 뭐니 하며 소홀했던 만큼 3일 동안 잠도 안 자고 쉬지도 않고 몰두한 결과, 뒤처진 것을 만회할 수 있었다.

남은 건‥‥ 지금은 세고 싶지 않다.

어쨌든,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발밑에 쌓여 있는 두꺼운 종이다발을 처리하지 않으면 일부러 교수님과 협상을 해 준 사코선배를 대할 낯이 없다.

"세가와, 이제 좀 쉬지 않을래?"

"그래. 배도 고프고 하니까‥‥."

그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

문틈으로 까딱까딱 엿보이는 안테나 같은 머리카락. 교복을 입은 소라가 조심조심 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녀왔구나, 소라. 오늘도 동아리 활동 하고 왔어?"

"으응‥‥."

요즘은 소라의 귀가 시간이 늦다. 보호자로서는 걱정스러운 부분이지만, 그 이유가 동아리 활동이라면 가능한 한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마침 잘됐네. 이게 일단락되면 저녁을 먹으려던 참이거든. 오늘은 내 차례지? 아직 장도 안 봤지만‥‥."

"아, 그럼 괜찮아. 내가 만들게."

"아니야. 동아리 활동 하고 와서 피곤할 텐데. 니무라도 왔으니까 오늘은 시켜서 먹‥‥."

"안 돼! 돈 아깝게!"

"아니, 오늘 하루쯤은‥‥."

내가 아무리 설득해도 소라는 자기가 만들 거라며 듣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집안일 분담제로 바꾼 의미가 없는데.

집을 돌보기 위해 동아리를 그만둔 데다 너무 무리한 나머지 아프기까지 했다.

그런 상황을 두 번 다시 되풀이시키고 싶지 않았다. 전에 탈퇴했던 합창부에도 가까스로 되돌아갔으니, 동아리 활동이든 노는거든 뭐든 마음대로 하게 해 주겠다고 맹세했다.

애당초 세 자매가 걱정돼서 함께 살기로 한 건데, 지금 이 상태로는 누가 누굴 걱정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오빠, 리포트 때문에 잠도 별로 못 잤지? 그러면서 오늘 아침에 밥도 했잖아. 무리할 거 없어."

이것 봐, 오히려 내 걱정을 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