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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라고 판단하고 통신화면에 들어가지 않는 곳까지 이동했다. 특등석에 숨어서 구경하기로 한 것이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짧게 깎은 머리에 굵은 목, 넓은 어깨를 한 전형적인 군인이었다.

경례를 하고 말을 꺼낸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즈 쿠어. 저는 공화연방우주 12군 센트럴 성계단, 중앙방면 방어연합함대 총사령관 미하일코프스키 중장입니다."

연방군의 거대함과 복잡함은 '제우스' 말고는 아무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일컬어지지만, 이쪽은 비교적 알기 쉬웠다.

요약하자면 연방 중심부인 이 센트럴 성계의 치안을 담당하는 실전부대의 제일 높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입장상 직접 인사로 연락해온 거라고 생각되지만, 중장은 재스민의 연방 방문을 환영하는 인사를 끝내자마자 의외의 말을 꺼냈다.

"아까 연방경찰 쪽 사람이 먼저 찾아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얘기는 들으셨는지요?"

"예. 상당히 자극적인 얘기더군요."

재스민은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군대 쪽에서 왜 경찰 업무를 알고 계시는 거죠?"

"실은 이 건에 대해 군부와 경찰이 공동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해적 퇴치를?"

중장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군대에는 관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이 센트럴을 지키는 것이 임무입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그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말이지요. 연방군이 해적 한 명도 못 잡느냐고 오해를 사는 것은 바라지 않으니 설명 드립니다만, 사정상 조각내버릴 수가 없어서 그렇다더군요. 필요한 것은 그 남자의 기억뿐이니 반드시 살려서 붙잡을 필요도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뇌만 무사하다면 기억은 채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를 통째로 파괴해버리면 그것도 불가능하지요. 지상에서 붙잡을 수만 있다면 그 자리에서 심장을 쏴버리겠지만, 어쨌거나 도망치는 것만은 천재적인 인간이라 고생하고 있다더군요."

"수고하십니다."

"수많은 게이트와 에너지, 당신께도 절대로 남의 일은 아니겠지요?"

"예. 아까 경부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연방 방문에는 뭔가 이유라도?"

재스민은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특별히 이유는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신혼여행이라고나 할까요."

"아, 이거 실례했습니다. 남펴눈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센트럴에 체재하시는 동안에는 호위가 붙게 될 테니 부담갖지 마시길 바랍니다."

"호위? 저한테요?"

"당신과 남편분, 두 분께입니다. 연방으로서는 당연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시티의 치안은 공화우주 최고일 텐데요. 호위는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티는 안전한 도시입니다. 그건 저희들이 보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공화우주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는 분이십니다. 부디 형식적으로라도 허락해주시길 바란다고 12군 장관도 말하더군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중장도 웃으며 답례하고, 통신은 거기에서 끊어졌다.

어느 틈엔가 방구석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자드가 야식을 차리면서 말했다.

"아가씨, 주인님, 말씀은 다 끝나셨습니까?"

"응."

"난 얘기하던 게 아닌데."

이자드가 준비한 야식은 티타임 같은 느낌이었다.

홍차 외에도 팬케이크와 머핀. 달콤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켈리를 위해 참치 샌드위치와 작은 치킨 파이가 준비되어 있다.

이자드가 물러간 뒤에도 재스민은 향기로운 홍차를 앞에 두고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더니 기가 막히다는 듯이 켈리를 향해 말한다.

"당신, 상당히 인기 있던데?"

"저런 놈들한테 인기 있어봤자 좋을 거 하나도 없지만."

켈리의 표정도 씁쓸했다.

표적이 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예상 이상으로 자세한 정보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들이 실력행사로 나오지 않은 것은 쿠어 재벌의 이름 때문이었다. 경찰도 군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그럴 정도의 힘을 쿠어는 가지고 있다.

"생사는 상관없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야. 죽은 인간의 뇌에서 채취할 수 있는 기억에는 한계가 있지. 놈들은 어떻게 해서든 산 채로 당신을 잡고 싶어할 거야."

"당신은?"

"응?"

"나한테 뭔가 물어보고 싶은 거 없어?"

"있고 말고. 그 3그램의 트리듐 결정, 얼마에 팔았어?"

"그건 마스에서 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