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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상관없어. 생각보다 재미없는 수업이었으니까.”

재미없다니…. 혹시 이 사람은 진지하게 수업을 들으러 와 있던 걸까.

출석만 하면 학점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에 달려든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보다 훨씬 더 신경 쓰이는 것은, 이 뛰어난 미녀가 아까부터 무표정한 채 눈썹도 까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얼굴이 너무 반듯하게 생기고 표정에 조금도 변화가 없으니 마치 조각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난 인문학과 2학년, 오다 라이카야.”

“네…?”

“자기소개야. 처음 만났을 때는 보통 그러잖아.”

“아아, 그, 그렇죠! 으음, 저는….”

“알고 있어. 국문과 1학년, 세가와 유타.”

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 먼저 말해 버렸다. 그건 그렇지. 소개하라고 한 게 아니었으니까. 신입생 환영회 날 밤에 일어난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질문. 흑흑쟁이가 뭐지?”

“네? 아, 아~ 그건, 그때 선배님의 억양 없던 말이 왠지 모르게 귀에 남아서요.”

“흑흑흑?”

“네, 네. 서, 선배님이 그러셨잖아요. ‘흑흑흑’이라고.”

“아~, 그때. 사코 선배가 시켜서…. 그렇구나. 그래서 흑흑쟁이구나.”

“죄, 죄송합니다. 이상한 말을 해서.”

아무리 그래도 흑흑쟁이라고 하는 건 내가 생각해도 탐탁지 않은 별명이었다. 뭔가 좀, 어느 만화에 나오는 아저씨 같기도 하고.

“그렇구나…. 흑흑흑… 흑흑흑…. 음.”

“저어… 오다 선배님?”

왠지 오다 선배는 완전히 납득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다 선배님? 나말이니?”

“여기 선배님 말고는 아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