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뻗고 커다랗게 숨을 뱉었다.

"어휴, 갑자기 오셔서 깜짤 놀랐어."

마찬가지로 소라도 힘없이 소파에 드러누웠다.

"히나가 고모님이 시키는 대로 안하고 무릎에 앉아서 얼마나 놀랐는지."

"야단맞을 줄 알았는데, 웃고 넘기셔서 다행이야~. 조마조마했네."

"음~. 고모하모니 집에 가쏘~?"

단 한 사람. 히나 혼자만은 고모가 돌아가서 서운해 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이걸로 기모노 문제는 어떻게 해결됐네요，외삼촌.”

“그래. 렌탈 요금도 무시할 수 없었으니까.”

이렇게 돼서 정말로 감사했다. 좋은 기모노를 빌리자니 그만큼 렌탈 요금도 비싸질 테고，싼 건 아무래도 탐탁지 않았다. 예산 내에서 살 수 있는 가격의 기모노도 있긴 하지만 싸구려 렌탈 기모 노와 마찬가지로 히나에게 적합하지 않았다. 게다가 나와 소라의 의견도 대립하고 있었고.

좀처럼 어려운 선택지에 직면해 있었던 만큼，강을 건너려는데 마침 나루터에 있던 배를 발견한 것처럼 반가웠다.

소라가 부드럽게 히나를 끌어안았다.

“잘됐다, 히나. 엄마가 입었던 기모노를 입을수 있겠네.”

그 말에 담긴 깊은 의미를 나와 미우는 당연히 이해했다.

“엄마도 오는 고야? 아빠는? 시치고산 같이 하눈 고야?"

“아, 으음，그건...:"

소라가 도움을 청하는 듯한 얼굴로 내 쪽을 보았다.

“히나, 아쉽지만 엄마랑 아빠는 못 와.”

“흐잉...”

“그 대신 고모할머니라든가 큰아버지라든가，많은 분들이 와 주 실 거야! 그리고 집에 올 때 뭐든 먹고 싶은 걸 사 줄 테니까."

“…응!”

순간 침울하던 히나의 표정이 금세 환해졌다.

“그런데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오빠가 들고 있는 그 종이봉투는 둬야?”

“이거? 과제야. 이걸 전부 다 끝내면 1학기 때 따지 못했던 학점

을 다시 취득할 수 있어. 그래 봤자 일반교양이랑 선택과목뿐이지만. 이렇게 말해도 잘 모르겠지?"

중간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하는 소라와 미우를 보고 부랴부랴 설명을 그만두었다.

"여하튼 이 리포트만 다 해서 내면 유급 위기에서 완전히 탈출 할 수 있다는 말이야."

"정말?"

"다행이네요, 외삼춘."

두 사람은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줬지만, 나는 좀 쑥스러웠다. 게다가 무엇보다 이만한 양의 리포트를 해치우기란 제법... 아니, 굉장히 힘들 것 같았다.

"아, 맞가, 그래서 부탁할 게 좀 있는데..."

나는 학교에서 이곳 이케부쿠로에 있는 우리 집까지 오는 동안 어떤 식으로 말을 꺼내야 좋을지 줄곧 고민해 온 사항을 전했다.

"뭐?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