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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들어 있지 않았다.

나한테 누나는 단 하나의 가족이자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였다. 그야말로 누나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아이처럼 질투를 해 왔을 정도로.

그런 누나가 죽었는데도 나는 부정도 하지 않았고, 부정은커녕 거의 울지도 않았다. 아마도 그것은 소라와 미우, 그리고 히나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키고 싶은 상대가 있었던 덕분에 나는 가장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대한 같은 건 벌써 옛날에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내가 그 아이들을 지켜 주고 있다고 여겼지만, 반대로 그 아이들이 나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돼 준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내가 그 아이들을 지키겠어.

그렇게 마음으로 굳게 맹세했다.

그리고 며칠 후, 우리는 당장 이사를 했다.

원래부터 운반할 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사 작업은 누 깜짝 할 사이에 끝나싿. 이제 남은 것은 내 방을 어디로 할지 정하는 것이었다.

그거야 뭐, 차츰차츰 정해도 되겠지. 여기는 이제 우리 집이니까.

이제야 원래 있던 자리에 정착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삼춘, 히나 인형은 어디쪄~?"

"응? 맞다, 아마 그쪽 상자에 들어 있을 건데…. 아니, 잠깐만."

"으응?"

"삼촌이 아니라 아빠라고 부르라고 했지?"

"잉~, 시로~."

싫다니. 그렇게 말하면 무진장 상처 받잖아.

"삼춘은 삼춘이야."

"왜 그러는 거야? 지난번 참관일 때 애정이라든가, 뭐 그런 걸 서로 확인했잖아."

"외삼촌도 참, 생각했던 것보다 열혈 청년이시네요~."

"미우까지…. 아니, 뭐 하고 있는 거지?"

"이거요? 외삼촌이랑 저희가 함께 살 때 필요한 규칙이에요."

"그러니까… '여자가 사용한 뒤 한 시간이 지나기 전엔 화장실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니, 또 그거냐?"

"그 외에도 잔뜩 있어요. 예를 들면 '여자가 욕실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는 입구에서부터 2미터 떨어진 곳까지밖에 접근할 수 없다'라든가."

"뭐야, 그게? 아니, 그렇게 치면 화장실도 범위 안에 있잖아! 그동안 어떻게 하란 말이야!"

"참으세요. 아니면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가시든가."

세상에나.

왠지 모르게 앞날에 불안함을 느끼며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소라가 복도에 비닐 테이프로 선을 긋고 있는 것이 보였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일단 물어는 볼게. 뭐 하는 거지?"

"휴우…. 다 됐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