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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란 말이구나. 하지만 기모노에는 벌레 먹은 자리는커녕 얼룩 하나 없었다. 틀림없이 고모가 소중하게 간수했기 떄문이다.

"유리 언니의.... 고모님, 일부러 가져와 주신 거군요."

"히나가 세 셀아 되면 돌려줄 생각이었찌. 좀 거 일찍 주려고 했는데, 그럴 경황이 없을 것 같아서 내가 보관하고 있었단다."

우리에게 얼마 전짜기 그런 어유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

엄격한 듯하면서도 항상 우리를 지켜봐 주는 고모한테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정성스럽게 손질된 작은 기모노는 누나와 고모가 이어져 있다

는 증표이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내 기억 속의 그 후리소데는 이제 어디에도 없는 듯했다. 약간 감상적인 기분이 드는 나였다.

히나도 실제로는 처음 보는 기모노에 다소 홍분했다.

“와?! 에쁘다?.”

“히나，마음에 들어?"

“응! 딸기 같애.”

전에도 같은 감상을 들었는데. 어쨌든 히나 본인도 마음에 든 모양이다.

“히나，이쪽으로 오렴. 길이를 조절해야하니까.”

“네?!”

히나가 종종걸음으로 고모 옆으로 가서 고모 무릎 위에 앉았다.

“아，아니，히나! 거기가 아니라!”

“오잉?"

아무래도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듯했다.

놀랍게도 고모가 살짝 웃고 있었다. 온화한 얼굴로.

“오호호，그러고 있으면 길이를 못 젠단다. 자，일어나자.”

“네?!"

탁 직립부동 자세를 취한 히나의 등 둬에 고모가 기모노를 맞춰 길이를 쟀다.

고모한테는 두 아이가 있다.

성인이 된 두 사람은 이미 독립했다고 한다. 고모는 여자 혼자의 힘으로 그 두 아이를 키웠다. 나와는 모든 면에 있어 수완이 달랐다.

고모는 길이를 다 재더니 냉큼 기모노를 넣어 버렸다.

"어머나~! 가져가시는 거에요?"

"당일 날 내가 길이를 고쳐 오마. 그리고 한 번이라도 입게 되면 세탁소에 맡겨야 하니까."

아쉬워하는 미우에게 고모가 딱 잘라 말했다.

게다가 볼일이 끝나자 바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좀 더 천천히 널다 가시면...아참, 저녁 드시고 가세요."

그래고 예의가 있찌, 이렇게 간단히 돌려보내기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미우와 소라의 시선이 몹시 따가웠찌만.

"아니, 사양하마."

고모는 그렇게 말하고 잽싸게 돌아갔다.

"후우... 긴장했네~."

고모가 나가자마자 미우가 다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