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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자? 쉽게 말하자면 일확천금을 노린다는 말이군. 우주해적하고 어디가 다른데?"

실은 제가 바로 그 해적인뎁쇼, 하고 말할 수는 없다.

켈리는 말없이 어깨만 으쓱했다.

시먼스는 더욱 기세가 등등해서 덤벼들려 했지만, 그 전에 재스민이 그 앞을 가로막으며 냉정하게 말했다.

"그만 해, 시먼스. 난 분명히 남편을 데리고 오겠다고 말했을 텐데? 그리고, 알아? 내 아버지도 우주생활자였어."

딸 같은 나이의 재스민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쓰윽 훑어보자 시먼스는 분한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지만, 분노 이상으로 압도당하고 있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 그렇다고 정말로 데려올 거라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게, 게다가, 이 남자가 당신 남편으로 어울리는 인간인지 아닌지, 우선 그 점을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물론 고인을 비방할 생각은 없지만 출신이 수상한 인간과의 결혼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 재산을 노리는 인간이 아니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그걸 판단하는 건 내 문제지. 게다가 난 내 결혼을 당신들한테 '인정' 받을 생각 따위 없어. 그럴 필요도 없고. 내 결혼에 당신들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버지 유언장에 한마디라도 있던가?"

"재스민!"

"내 말 들어, 시먼스. 난 다음 중역회의에서 이 남자를 부회장으로 임명하겠어. 당신들 전원이 반대해도 회장 권한으로 실행할 거야. 이 남자는 쿠어 재벌의 주주이기도 하니까, 경영에 참가할 자격은 충분하겠지."

시먼스가 크게 신음했다. 붉게 상기된 얼굴이 단번에 핼쑥해진다.

"서, 설마, 그 동결주를......"

"부회장이 되면 이 남자는 당신들 상사야. 입을 놀릴 때도 조심하도록."

"기다려 주십시오! 그, 그런, 게다가, 우리들한테는 상의도 없이 결혼을 하다니 고, 곤란합니다."

"그런 불평은 관청에 가서 해. 혼인신고서가 접수된 시점에서 이미 내 결혼은 성립됐어. 그걸 부당하다고 말하려면, 아예 그 혼인신고서를 무효화하도록 압력을 넣어보는 게 어때?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되지 않을 경우의 얘기지만."

켈리는 계속해서 웃음을 참고 있었다. 동시에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재스민의 말에 따르면 이 남자는 재스민의 실각을 노리고 있는 인간들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이렇게 보고 있자니 양쪽의 역량 차이는 뚜렷했다.

이 남자는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재스민이 켈리에게 문제의 주식을 양도했다는 사실조차 예측하지 못하고, 아무런 대처조차 하지 못했다.

시먼스는 지금 산소결핍 직전인 상태로, 물에 올라온 물고기처럼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남자가 저 여왕에게 맞서기란 무리다. 아예 얘기조차 되지 않는다.

"할 말이 그것뿐이면 가. 난 일할 테니까 방해하지 말고."

시먼스가 비틀거리면서 사장실에서 나가자, 재스민은 단말기 앞에 앉아서 일을 시작했다.

"지금 녀석이 당신 적들 중 한 명인가?"

"난 그 사람들을 적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그 사람들이 날 적대시하고 있지."

"하지만, 저래선 절대로라고까지는 못해도 당신 목숨을 노릴 정도로 대담한 짓은 못할 것 같은데. 아니면 다른 중역들 중에 더 위험한 인간이 있는 거야?"

"아니, 그다지 다를 건 없어. 그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보자면, 귀한 아가씨는 아가씨답게 경영에 끼어들 생각 말고 얌전히 주식 배당금이나 받아먹고 있으면 된다더군."

점점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겨우 저런 인간들을 처분하는 데에 왜 그렇게 고생하는 거지?"

"한두 명이라면 몰라도 어쨌거나 일곱 명이나 되니까. 연약한 여자 혼자서 상대하기는 조금 무리라서 말야."

"그 뻔뻔스러운 형용사, 두 번 다시 쓰지 마."

죽은 맥스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군림하는 제왕이었다고 한다. 중역이라고는 해도 그들의 역할은 보좌관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겨우 일곱 명밖에 없는 중역이다. 파벌을 만들 정도로 반목하지는 않았지만 사이가 좋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결속이 굳지도 않았다.

"그러던 인간들이 지금은 당신을 끌어내리려고 뭉쳤다고?"

"그래. 완전히 딱 뭉쳤지. 콘크리트처럼 꽉."

목숨이 걸린 중대사일 텐데도 이 여자가 말하면 무슨 농담처럼 들린다.

켈리는 낮게 웃었다.

"젖은 찰흙은 모양을 바꿔도 깨지지 않지만, 굳은 찰흙은 금방 깨져."

"뭐?"

"그렇게 단단하게 굳었으면 분명 금이 가기도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재스민도 만족스러운 듯이 웃었다.

"남자 고르는 내 눈도 확실한 걸. 그런데 마른 찰흙에 물을 붓는 쓸데없는 녀석이 있어."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여왕."

"나도 이런 결속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