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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고 느껴지는 존재가 있었다.

[히나도 외삼촌을 만나고 싶대. 그렇지~? 히나?]

히나는 두 번이나 이혼을 한 그 증오스러운 남자와 누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아마 지금은 누나의 품안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겠지.

“두 살짜리 아기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잖아.”

[이제 곧 세 살이야. 그리고 두 살이라도 벌써 얼마나 말을 잘하는데. 텔레비전에서 하는 동물 프로그램을 볼 때도 동물 이름을 다 말할 수 있거든! 어제도 소파에 누워 있는 신고 씨를 보고 “~빠, 수고해쪄요?”라고 했다니까! 굉장하지?]

그게 뭐가 굉장하다는 건지 별로 이해는 되지 않았다.

마지막에 만난 것이 돌 때였으니까 거의 2년 가까이 못 봤군. 그 때는 자든가 울든가 둘 중에 하나였는데….

[가끔은 집에 놀러 좀 오렴. 히나가 얼른 유타의 얼굴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내 얼굴…? 됐어, 모처럼 가족끼리 오붓하게 사는 데 방해하면 미안하니까.”

[유타, 그건 아니야.]

누나가 드물게 강한 어조로 내 말을 가로 막았다.

[난 신고 씨랑 결혼해서 한 번에 딸이 둘이나 생겼어. 물론 핏줄이 이어진 것도 아니고 엄마라고 하기에는 함께 산 시간이 그다지 길지도 않아. 하지만 난 그 아이들을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해. 히나와 마찬가지로 내 달이라고 말이야.]

휴대전화 전파 끝에서 누나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는 왠지 모르게 상상이 갔다.

틀림없이 화난 듯하면서도 약간 슬픈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유타도 마찬가지야. 아무리 떨어져 있다 해도 유타는 우리 가족이야.]

“…미안해.”

누나는 괜찮다며 다시 평소처럼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는 ‘언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가족을 가지게 되면 알 거야’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래서 여자 친구를 만들라는 소리를 지겹도록 하는 건가.

그렇지만… 이 역시 어려운 과제였다.

대학에 입학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친구다운 친구로 말하자면 니무라 코이치 단 한 사람뿐인 내게는 너무나도 높은 장벽이었다.

나는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큰 한숨을 쉬었다.

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