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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갈라지는 듯했다. 여전히 나는이분이 불편했다.

누나의 행방불명으로 인해 나한테는 유일한 친척이 된 고모는 현재 우리를 엄격히 감시하는 역활을 맡고 있었다.

"오늘은 어떤 볼일로 오셨어요? 늘 하던 체크는 지난 주에 한 것 같은데..."

"볼일이 없으면 찾아와선 안 되니?"

"으...아니요...그런 뜻은 아니지만..."

역시 불편했다.

불편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먼저 집에 와 있던 소라와 미우도 긴장한 얼굴로 반대쪽 쇼파에 앉아있었다. 평소와는 다름없는 사람은 히나 정도였다. 하긴, 세 살 짜리한테 사람 눈치를 살피피라는 것도 곤란하지만.

"그래도 청소는 제대로 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고모가 거실을 빙 둘러보며 말했다.

"그야 물론이죠! 다 같이 힘을 합쳐 청소하고 있거든요!"

최상의 스마일로 미우가 대답했찌만, 고모는 그다지 감탄한 기색도 ㅇ벗이 내온 차를 홀짝거렸다.

"다음부터는 현관도 똑바로 치우렴. 손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장소니까."

"윽."

미우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듯 이쪽을 쏘아보았다.

아니，왜 나한테.... 그건 그렇고，오늘은 고모한테 가능하면 일찍 돌아가 달라고 부탁해야겠다. 내가 집에 도착하면 히나의 기모노를 고르러 갈 예정이었으니까.

“저，저기! 사실 저희는 지금부터 볼일이 있어요!”

내가 어떻게 이야기할지 난처해하고 있는데 소라가 결심하고 말을 꺼냈다.

"볼일?”

“네! 오늘은 히나가 시치고산 때 입을 기모노를 빌리러 가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별로 없어서，그게..."

"네네. 맞아요."

미우도 언니의 말에 맞장구치듯 응응，고개를끄덕였다.

"마침 잘됐구나."

고모는 그렇게 대꾸하고 어리둥절한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가지고 온 짐에서 커다란 꾸러미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저기... 이게 뭐예요?"

“기모노란다. 예전에 유리가 입었던 거지."

“네…?"

그 말에 어른스러운 검정 후리소데를 입고 웃는 누나의 모습이 내 뇌리를 스쳤다.

그렇지만 그 기모노는 누나가 처분했었을 텐데….

남몰래 긴장한 내 눈앞에서 고모가 꾸러미를 열었다.

"아..."

아니다.

그건 내 기억 속에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붉은 기모노였다.

고모가 조심스레 기모노를 펼쳐 보였다.

"우아..."

소라도 미우도 무심코 넉넋을 잃고 볼 정도로 예쁜 기모노였다.

나는 어떤 기모노 비싸고 싼지 잘 몰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비싼 물건이라는 것을 할 수 있었다.

"유리가 정확히 세 살되던 해의 시치고산 떄 입었던 거란다. 그후에 우리 딸이 물려받아 마찬가지로 시치고산 떄 입고 갔었찌. 그떄부터 지금껏 소중하게 간직해 둔 거란다."

그렇다면 적어도 20년 이상 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