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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생긴 거 아니니?]

그러고 나서 얼마간 지났을 무렵 누나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입학식 이래 처음이니까 거의 한 달 여 만에 누나와 이야기하는 셈이었다.

“그 녀석 때문에 내 방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아니, 결국에는 이불까지 들고 와 버렸어.”

월세 5만 엔에 관리비 포함. 다행히 세운 지 5년밖에 안 된 건물은 새것이지만 방 크기는 월세에 상응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비좁은 원룸의 한쪽 구석에 깔끔하게 갠 이불 한 세트가 놓여 있었다. 아침에 니무라가 나갔을 때의 모습 그대로다.

얼굴에 안 어울린다고 할까, 오히려 그 단정한 생김새처럼 녀석은 꼼꼼하고 깔끔한데다 덤으로 요리까지 잘했다.

우리 집에서 자고 갈 때면 꼭 이렇게 이불을 개고 아침밥까지 준비해 놓고 간다.

그것 말고도 가끔 점심때 와서는 방 청소에다 이불까지 햇볕에 널어놓고, 나가서 수업을 듣고 다시 저녁때 돌아와서 이불을 걷어 놓고 갈 정도다.

이제는 차라리 니무라가 여자였으면…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는 것은 비밀이다.

[요즘 보기 드문 성실한 애네. 신세진 건 똑바로 갚을 줄도 알고. 그 니무라라는 애, 인기 많지?]

“으….”

[남자도 요리나 가사는 할 줄 알아야 해? 우리 그이한테도 교육중이지만, 유타도 조금은 그 애를 본받아서 얼른 여자 친구를 만들어야지. 그래서 졸업과 동시에 결혼하는 거야.]

“있잖아, 누나….”

누나가 또 억지소리를 꺼냈다.

얼마 전부터 이런 식으로 무슨 말만 하면 ‘여자 친구를 만들어’라든가 ‘얼른 결혼해’라며 나를 다그치곤 했다.

그 원인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가 누나와 거리를 두기 시작해서였을 것이다.

정확히 4년 전에 누나는 결혼을 했다.

상대는 극히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도심 근처에 땅도 약간 가지고 있었고 주식 등으로 재테크도 하는, 비교적 유복한 사람이었다.

그런 남자가 도대체 어디서 어떤 식으로 우리 누나랑 알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그보다 누나가 만나게 된 계기를 완강하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 ――옆에서 보고 있던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맹렬한 구애 끝에 결혼에까지 이르렀다.

솔직히 나는 완강히 방대했다. 아니, 누나가 승낙할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상대는 누나보다 열 살이나 많은 아저씨였고, 두 번의 이혼을 경험한데다가 전처 사이에 생긴 아이가 각각 하나씩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상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그런 상대와의 결혼이 축복 받을 리 없었다.

더구나 일찌감치 부모님을 잃은 나한테 누나는 그냥 ‘누나’가 아니라 부모님과 같은 존재였다.

미인에다가 마음씨도 착해서 학생 때부터 굉장한 인기를 누렸던 누나는 거짓말 안 하고 3일에 한 번씩 러브레터를 받거나 학교 뒤로 불려 나가거나 하며 고백을 받았다.

그때마다 혼자 안절부절못하며 나도 모르게 누나한테 짜증을 내던, 원래부터 시스터 콤플렉스였던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이 가슴속에 오가는, 질투인지 선망인지 증오인지 판단할 수 없는 기분을 삼켜 버릴 수 있을까. 아니, 삼킬 수 있을 리가 있나!

그런 식으로 나도 모르게 반어를 사용할 정도로 아직까지 내 가슴속 한구석에는 뭔가 따끔거리는 것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누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