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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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NPC는 이 마을에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 만난 위사 징크 이하 길에서 지나친 많은 마을사람들이나 사과를 준 노파, 엄격하면서도 친절한 시스터·아자리야와 견습 시스터인 세르카, 부모가 돌아가셨다는 6명의 아이들. 그 전원이, 유지오와 완전히 같은 레벨의 리얼한 감정, 자연스러운 대화, 정묘한 신체동작을 실현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모두 다, 진짜 인간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적어도, 통상 VRMMO에 실장된 자동응답 캐릭터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다.

소울·트랜스레이터는 현시점에서 라스 록본기 지부에 1대, 본사에 롤아웃 직전의 기계가 3대 더, 합계 4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개발자인 히가 자신이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가령 그로부터 나무가 하나나 둘 증가했다고 해도, 이 규모의 마을을 완전히 구성할 정도의 인간을 다이브시키기에는 도저히 수가 부족할 터다. 걸으며 관찰한 한, 루리드 전체의 촌민은 적어도 300은 될 듯하고, 그 거대한 STL 실험기가 그렇게 간단히 증산될 리가 없다. 애초에, 이 세계에 존재하는 듯한 몇 개의 촌과 마을, 그리고 소문의 《중앙도시》에 사는 인간들까지 고려한다면, 가령 막대한 비용을 들여 기계를 늘리는 것은 가능해도, 다이브하는 수만 명이나 되는 테스트플레이어를 비밀리에 모으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지는 않은가.

「……그게 아니라면……」

역시 유지오들은 진짜 인간――기억을 제한당한 플레이어가 아니다, 라는 걸까? 상식을 훨씬 초월한, 거의 완전의 영역에 달한 자동응답 프로그램……?

그렇게 생각한 내 뇌리에 《인공지능(AI)》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최근, 주로 PC와 내비게이션, 집전화 등의 조작보조용도로, 소위 AI는 장족의 진보를 보였다. 인간 혹은 동물을 모방한 캐릭터에 향해 음성으로 명령이나 질문을 하면, 상당한 정확도로 조작을 실현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가르쳐주는 수준이다. 그 외에도, 내게 익숙한 VR 게임의 NPC도 AI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퀘스트나 이벤트중의 정보제공이 주 임무지만, 목적 없이 말을 걸어도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고 하기에, 《NPC 모에》를 신조로 하는 일파는 미소녀타입 그 자체에 늘 열중해서 하루 종일 대화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물론, 그들 AI에게 진정한 지능이 갖춰진 것도 아니다. 핵심은 이렇게 말한다면 이렇게 답한다, 라는 명령의 집합체밖에 안 되기에,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지 않는 질문에는 적절한 응답을 하지 못한다. 그 경우, 대개의 NPC는 온화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갸웃하고, 『질문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라는 의미의 대사를 말한다.

그러나, 오늘 하루, 유지오가 한 번이라도 그런 것을 말했던가?

그는, 내가 무수히 낸 질문에 대해, 《놀람》《망설임》《웃음》 그 외에 자연스러운 감정을 보이며 적당하기 그지없는 대답을 돌려주었다. 유지오뿐만이 아니라, 시스터·아자리야도, 세르카도, 아이들 또한 딱 한번도 『데이터가 없습니다』라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 종래형 인공지능에서 가장 높은 레벨에 도달한 것은, 구 SAO에서 멘탈케어용 카운슬링·프로그램으로써 개발되어, 지금은 나와 아스나의 《딸》로서 존재하는 유이라는 이름의 AI다. 그녀는 2년간에 걸쳐 무수한 플레이어의 대화를 모니터하기를 계속해, 방대하며 정묘한 응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그녀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자동응답 프로그램》과 《진정한 지능》의 경계선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의 높이까지 도달해 있다.

그러나, 그런 유이조차 완벽하지는 않다. 그녀도 때때로, 그 단어는 데이터베이스에 없습니다, 하며 고개를 갸웃할 때가 있고, 《화내는 척》이나 《기분이 언짢음》 같은 인간의 미묘한 감정은 잘못 읽어내기도 한다. 대화 중 뜻밖의 순간에, 아주 미묘하게 《AI다움》이 고개를 내미는 것이다.

그러나 유지오나 세르카 등에게는 그것이 없다. 루리드의 마을사람 전원이, 프로그래머에 의해 구축된 소년형, 소녀형, 노파형, 성인형……의 AI라고 하면 , 그것은 어느 의미로는 STL조차 아득히 상회하는 오버·테크놀로지다. 도저히 실현가능할 리가 없다…….

거기까지 생각을 돌리자, 나는 누웠던 몸을 일으키고, 바닥으로 내려갔다.

침대의 머리쪽 벽에 고풍스러운 주물 오일램프가 붙어 있어, 흔들리는 오렌지색의 빛과 함께 어렴풋이 타는 냄새가 났다. 물론 현실세계에서 진짜를 본 적은 없지만, 알브헤임에 있는 나와 아스나의 집에는 비슷한 램프가 있어서, 무심결에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 표면을 손끝으로 두드려 본다.

그러나 조작창은 팝업하지 않아서, 그런가 하고 떠올리고 두 손가락으로 제스쳐 커맨드인 《스테이시아의 인》을 그린다. 이어서 램프를 두드리자, 이번에야말로 보라색으로 빛나는 창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곳에 표시된 것은 램프 자체의 내구치 뿐으로, 점등·소등 버튼은 존재하지 않는다.

위험해, 세르카에게 경솔하게 맡겨두라고 했는데 불을 끄는 방법을 모르겠어……라고 애태우고 있었지만, 램프 밑에 작은 손잡이를 발견했다. 일단 시계방향으로 돌려 보자, 끽끽 하는 금속음과 함께 심지가 죄어지고, 한 줌의 연기를 남기고 불이 꺼졌다. 암흑에 쌓인 방 안에, 커튼의 틈새로 달빛이 가늘게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