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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재스민을 존경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배는 순조롭게 항해를 계속해 12월 6일 애드미럴 궤도상의 우주공항에 입항했다.

원래는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는데도 이렇게나 시간을 들인 것은 여러모로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재스민의 29세 생일에 애드미럴 중앙정부도시에서 쿠어 재벌 회장의 결혼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6장

애드미럴은 절대로 인구가 많은 나라가 아니다.

이 행성 출신이었던 맥스 쿠어가 금의환향하고 재벌의 거점을 마련한 지 약 50년.

돈이 모이는 곳에는 당연히 사람들도 모인다.

그로 인해 한때는 인구 폭발 위기에까지 빠졌지만, 고향의 환경을 걱정한 맥스는 주 업종을 다른 나라에 분산시키고 애드미럴 정부에 이민 조건을 제한하도록 만들어 인구를 조정했다.

그 덕분에, 현재 애드미럴은 공화우주에서 가장 이민하기 어려운 나라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완전 자동화된 도시 구역을 제외하면 초 다국적기업의 본거지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이 풍요로운 나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민과 사람들의 출입은 전혀 다른 얘기다.

이날 회견장으로 이용된 호텔에는 온 세계의 기자들이 모두 모인 듯했다.

구경꾼까지 잔뜩 몰려들어 호텔 측은 그 대응에 정신이 없었다. 교통정리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까지 출동한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건 완전히 구경거리잖아. 그렇게 생각하며 켈리는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레이스 일행이 맞춰준 양복을 입고 깔끔하게 머리를 정돈한 켈리는 몰라볼 정도로 멋진 모습이었다. 원래 남들 이상으로 키가 큰 만큼 더욱 그렇다.

수백 개의 시선이 자신의 얼굴을 향해 뜨겁게 쏟아진다. 따끔거릴 정도로.

이때만은 켈리도 얼굴을 바꿔두길 정말로 잘했다고 느꼈다.

이 기자회견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 세계에 방송된다. 원래의 자신을 아는 누군가가 그 방속을 봤다고 생각만 해도 오한이 들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지 않은가.

계속해서 느끼는 바였지만 생각이 너무 짧았다.

켈리는 지금까지 연예계 뉴스를 관심 있게 본 적이 없었다. 유명인의 결혼이 기삿거리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남의 결혼 문제에 왜 그렇게까지 소란을 떨어대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일이 어떻게 꼬이다보니 자신이 그 주역을 맡게 돼 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 규모라는 것도 장난이 아니다. 기자단의 태도는 열의를 넘어서 광기까지 띠고 있었다.

켈리의 곁에는 물론 또 한 명의 주역인 재스민이 있었다.

그녀 역시 주역에 걸맞은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목깃이 레이스로 장식된 실크 블라우스에 우아한 회색 정장과 검은 하이힐. 머리는 어떻게 했는지 한층 광택이 더해져 부드럽게 반짝였고, 완벽하게 화장한 얼굴은 몰라볼 정도로 아름답게 변해 있었다.

외견 담당 스탭들의 완벽한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모습만이 아니었다.

기자단 대응은 주로 재스민이 맡았지만, 그 말투는 옆에서 듣고 있는 켈리의 몸에 두드러기가 돋을 정도로 우아하고 정중했다.

켈리는 '게이트 헌터'로 불리는 우주생활자로 태어난 것은 바르비스지만 계속 우주에서 지내고 있었다.

쿠어 재벌은 게이트 개발의 전문가이며 그 덕에 켈리를 알게 되었고, 앞으로 그를 재벌의 부회장으로 맞아들이겠다는 얘기 등을 평상시의 말투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우아하게' 발표했다.

기자들 중 한 명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두 사람의 행복에 찬물을 끼얹는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프로포즈는 어느 쪽에서 하셨습니까?"

재스민은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좋은 질문이군요. 완벽하게 저의 일방적인 짝사랑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쿠어의 이름에 전혀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 우주를 방랑하는 쪽이 훨씬 즐겁다는 걸 설득하고 설득해서 간신히 결혼할 수 있었지요."

어떤 남자라도 입맛대로 고를 수 있을 재스민이 기쁨에 들떠서 이런 소리를 하다니 기자석이 웅성거리는 것도 당연하다.

남성 기자들의 살기 어린 시선이 켈리를 향해 쏟아졌다.

쿠어 재벌의 돈과 힘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게다가 재스민도 지나치게 큰 키만 제외하면 충분히 미인에 속하는데. 이 자식, 죽어버렷. 기자들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한편 여성 기자들은 재스민의 선택에 흥미와 호감을 느낀 듯했다.

우주에서 가장 부유한 여자가 굳이 거의 무일푼에 가까운 남자를 남편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런 짓을 하면 중역회의에서 반대할 것쯤 뻔히 알고 있었을 텐데."

"멋져."

"정말로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지."

묘하게 납득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 반면, 켈리에게는 '재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