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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말한 후, 나는 드디어 깨달았다. 도둑 따위는 없는 것이다. 어째서냐면, 분명 《금기목록》 인가에, 도둑질하지 말지니 같은 한마디가 적혀 있을 테니까.

말을 중단한 내게, 유지오는 진지한 얼굴로 예상대로의 답을 했다.

「그런 일, 있을 리가 없어. 이 헛간을 열어도 되는 건 나뿐이니까」

그렇겠지, 라며 끄덕인 시점에서, 하나의 의문이 떠오른다.

「어라, 그래도……유지오는, 마을에 위사가 있다고 했지? 도적이 오지 않는다면, 어째서 그런 직업이 있는 거야?」

「당연하잖아. 어둠의 군세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야」

「어둠의……군세」

「자, 보이지, 저기」

유지오가 오른손을 들어 올림과 동시에, 우리들은 마침 마지막 나무 아래를 빠져나왔다.

눈앞은 보리밭이었다. 아직 어리고, 부풀기 시작하는 푸른 보리이삭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기울기 시작한 햇볕이 듬뿍 내리쬐어 마치 바다 같다. 길은, 밭 사이를 뱀처럼 구불구불 뻗어 있고, 저편에는 작고 높은 언덕이 보였다.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그 언덕을 잘 보니, 모래알처럼 작은 건물이 몇 개 밀집해 있고, 중앙에는 한층 높은 탑이 있었다. 아무래도 저곳이, 유지오가 사는 루리드 마을인 모양이다.

그리고, 유지오가 가리킨 것은, 마을보다 먼――아득한 저편에 우뚝 연결된 순백의 산맥이었다. 톱처럼 험준한 능선이, 시선이 닿는 범위에서 좌에서 우까지 이어져 있다.

「저것이, 《끝의 산맥》. 저 너머에 소르스의 빛도 닿지 않는 어둠의 나라가 있어. 하늘은 낮에도 검은 구름으로 덮여 있고, 하늘빛은 피처럼 붉었어. 지면도, 나무도, 석탄처럼 까맣고……」

먼 과거를 떠올리고 있는 것일 유지오의 목소리가 미미하게 떨렸다.

「……어둠의 나라에는 고블린이나 오크처럼 저주받은 아인과, 여러 종류의 무서운 괴물……게다가, 검은 용을 탄 암흑기사들이 살고 있어. 물론, 산맥을 지키는 정합기사가 녀석들의 침입을 막고 있지만, 아주 어쩌다 지하의 동굴을 빠져나와 침입하는 녀석이 있는 모양이야. 나는 본 적은 없지만 말이지. 거기에, 공리교회의 전언에 의하면……천년에 한 번, 소르스의 빛이 약해졌을 때, 암흑기사가 통솔하는 어둠의 군세가, 산맥을 넘어 일제히 공격해 온대. 그 대전에서는 촌락의 위사들과, 조금 큰 마을의 위사대, 그리고 중앙도시의 제국군까지 정합기사의 지휘 아래 괴물과 싸우게 돼」

거기서 의아한 듯 고개를 기울이고, 유지오는 내게 물었다.

「……마을에서는, 어떤 작은 아이라도 알고 있는 이야기야. 키리토는 그런 것도 잊어버린 거니?」

「으……응, 들은 듯한 기분이 들기는 한데……조금, 세세한 부분이 다른 듯한」

조마조마하게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