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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를 입힌다고...?

“잠깐 기다려. 히나한테 어울리는 건 당연히 핑크색이잖아."

“둬라고…?"

나와 소라의 시선이 정면에서 부딪쳤다.

소라는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고 있냐는 듯 눈을 가늘게 뜨 고말했다.

“히나한테 어울리는 건 당연히 하늘색이거든."

“여자애니까 역시 핑크색이지."

하지만 소라는 질세라 대들었다.

“여자애라는 이유로 둬든지 핑크색이나 빨간색으로 결정하는

건 낡아빠진 방식일 텐데.”

그렇지만! 히나는 어떤 색이든 잘 어울리지만，그래도 그중에서는 핑크색이라고!”

히나는 무슨 색 기모노를 입어도 예쁘겠지만，역시 하늘색이야，하늘색!”

"이니, 핑크색이라고！”

"하늘색!"

히나를 사이에 두고 소라와 서로를 노려봤다.

원래 같으면 남자로서 어른으로서 이럴 때는 양보해야겠지만, 히나의 보호자이며 아빠로서 그리 간단히 물러날 수는 없었다.

"히나?，히나는 하늘색이 좋지?? 소다 맛 아이스크림 좋아하잖아,그렇지？"

"응, 아이슈쿠림 좌~~."

"앗, 얍삽하게!"

소라는 비겁하게도 선수를 쳐서 히나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히나, 어제 먹었지? 딸기에 연유 뿌려서 으깬 거. 그거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잖아，연유가 핑크색이라고.”

"아?, 그고 맛이쏘쏘?.”"

맛을 떠올렸는지 활짝 웃는 히나. 입에서 약간 흘러나온 침은 못 본걸로 하겠어.

"오빠，치사해！”

소리야? 먼저 비겁한 방법을쓴 건 너라고.”

또다시 서로를 노려본다.

"아직도 못 정한 거야?"

거실 입구에서 미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청소기를 짊어지고 있는 걸 보니 위층 청소는 대충 끝난 모양이 었다.

지난번 일을 반성하며 집안일을 당번제로 바꾼 결과，오늘 청소 당번은 미우였고 그 손에 의해 활짝 열려 있던 창문은 가까스로 닫혔다. 청소도 끝났고 환기도 다 시켰나 보다. 더 이상 찬바람을 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미우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했다.

반짝이는 금발，훤칠하게 긴 다리，그리고 터무니없이 조화를 이룬 이목구비의 이 소녀야말로 우리 집의 차녀，타카나시 미우다. 자기 학교에 팬클럽을 몇 개나 가지고 있다는 그럴싸한 소문 까지 돌고 있는데，이 아이돌급 용모를 보면 납득할 수 있는 이야 기였다.

보시는 대로 저마다 타입은 다르지만 자기도 모르게 넋을 빼앗길 정도의 미소녀(꼬마 미소녀)들이다. 타카나시 가의 세 자매라 고 하면 이 근방에서는 꽤나 유명했다.

그리고 그 미인 세자매의 외삼촌에 해당하는 사람이 바로 나， 세가와 유타다.

세 자매한테는 용모가 아름답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아쉽게도 나 혼자만 예외였다. 도쿄 도내의 중위권 대학에 다니는 학생 이라는 신분에 더해 평범한 외모. 이렇다 할 특기도 없었다.

그도 그럴 터. 조카라고는 해도 나와 소라，미우 자매는 혈연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히나 혼자만 핏줄이 이어진 조카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이 내 가족，세가와 유타가 지켜야 할 딸들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