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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극히 자연스러운 미소로 답하고, 빠르게 도시락 꾸러미를 정리했다.

「그럼, 미안하지만 당분간 기다려줘. 오후의 일을 끝낼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가벼운 동작으로 일어나는 유지오를 향해, 나는 물었다.

「그러고 보니, 유지오의 일……천직이라는 건, 뭐야?」

「아……거기서는 보이지 않겠구나」

유지오는 다시 웃고, 내게 손짓했다. 목을 갸웃하며 일어나서, 그의 뒤를 따라 거수 주위를 돈다.

그리고, 방금 전과는 별종의 놀람에 휩싸여, 입을 떡 벌렸다.

거대한 삼나무의, 캄캄한 밤보다도 검은 줄기고, 직경의 2할――약 1미터의 깊이까지 깎여 있다. 내부의 목질도 석탄을 연상시키는 검정으로, 비밀에 싸인 연륜에 따라 금속 같은 광택을 발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시선을 옮기자, 파인 부분 바로 밑에, 한 자루의 도끼가 세워져 있었다. 전투용은 아니라는 것이 특징적이다. 매트 완성용 스테인레스 스틸 같은, 이상한 광택을 내는 그것을 진지하게 응시하자, 아무래도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에서 추출된 일체구조로 되어 있는 모양이다.

자루 부분에만 검은 빛을 내는 가죽이 감긴 그 도끼를, 유지오는 오른손으로 어깨에 멨다. 줄기에 새겨진, 폭 1미터 반 정도의 자름눈 왼쪽 끝까지 이동하고, 다리를 벌리고 자세를 낮추고, 도끼를 양손으로 꽉 쥔다.

얇아 보이는 몸이 크게 휘어지고, 크게 뒤로 젖혀진 도끼는, 한순간 힘을 모음에 이어 날카롭게 공기를 베었다. 무거울 것 같은 날이 훌륭하게 잘린 곳 중앙에 명중하고, 카앙! 하고 깨끗한 금속음을 높게 울린다. 틀림없이, 이것이야말로 나를 이 장소까지 이끈 이상한 소리의 정체다. 나무꾼의 소리, 라는 내 근거 없는 직감은 맞았다는 것이다.

아름답다고마저 말할 몸놀림에 감탄하며 바라보는 내 앞에서, 유지오는 기계 이상의 정확다로 페이스와 궤도를 유지한 채 도끼질을 반복했다. 테이크백에 2초, 힘을 모으는 데 1초, 스윙에 1초. 일련의 동작은, 마치, 이 세계에도 소드스킬이 있는 건가 생각하게 할 정도로 매끄러웠다.

4초에 한 번의 페이스로 딱 50회, 약 200초에 걸쳐 도끼질을 계속한 유지오는, 마지막 일격 후 천천히 도끼를 빼내고, 후우 길게 숨을 쉬었다. 도구를 줄기에 세우고, 털썩 옆의 뿌리 위에 주저앉는다. 뺨에 땀줄기를 빛내며 하아하아 가쁜 호흡을 반복하는 것을 보자, 이 도끼질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중노동인 모양이다.

나는, 유지오의 호흡이 진정되는 것을 기다리고, 짧게 말을 걸었다.

「유지오의 일……이 아니라, 천직은 《나무꾼》인 거야? 이 숲에서 나무를 베고 있어?」

상의의 주머니에서 꺼내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유지오는 가볍고 고개를 갸웃하고, 조금 생각하고 나서 대답했다.

「으음, 뭐, 그렇게 말해도 상관없겠네. 그래도, 천직을 받은 지 7년간, 쓰러뜨린 나무는 하나도 없지만」

「에에?」

「이 커다란 나무의 이름은, 신성어로 《기가시스다》라고 해. 그래도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악마의 나무라고 불러」

……신성어? 기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