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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키리토. 너 또한 나와 같은 나이니까, 사는 마을에서 천직을 부여받았을 것 아냐? 천직을 내버려두고 여행을 떠난다는 건,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 그것도 그러네」

나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주의 깊게 유지오의 상태를 관찰했다.

이 소년이, 단순한 NPC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명백하다. 진한 표정, 자연스러움 그 자체의 대답은 진짜 인간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아무래도 그의 행동은, 현실세계의 법규 이외의 효력을 가진 절대적인 규범에 의해 제한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 마치 VRMMO 안의 NPC가, 정해진 이동범위에서는 절대 이탈하지 못하는 것처럼.

유지오는, 《금기목록》이라는 것에 의해 제한된 에리어에 침입하지 않아서 자신은 체포되지 않았다, 라고 했다. 그 목록 뭔가가 즉 그를 묶는 절대규범이고, 아마 프랙트라이트 그 자체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아닐까. 유지오의 천직, 아니 직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였던 여자애의 생사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라는 것은 좀처럼 상상할 수 없다.

그 정도의 것들을 확인하고 나서, 나는 말을 고르며, 수통을 입에 대고 있는 유지오에게 물었다.

「에에또, 유지오의 마을엔, 금기……목록을 깨서 중앙도시에 끌려간 사람이, 앨리스 씨 외에도 있어?」

유지오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입가를 누그러뜨리며 크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설마. 루리드의 300년 역사 속에서, 정합기사가 온 건 6년 전 한 번 뿐이여, 라고 가릿타 할아버지가 말했어」

말을 끊음과 동시에, 가죽 수통을 가볍게 내민다. 받아 들고, 예를 표하며 코르크 같은 뭔가로 된 마개를 연다. 입을 대자, 차갑지는 않지만 레몬과 허브를 섞은 듯한 산뜻한 향기가 있는 액체가 흘러나왔다. 세 입 마시고, 유지오에게 돌려준다.

시치미 떼는 표정으로 입을 닦으면서도, 내 가슴속에는 몇 번인지도 모르겠는 경악의 태풍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300년이라고!?

그러한 《상황설정》이 아니라, 너무나도 장대한 연월을 실제로 시뮬레이트하고 있다면, FLA기능은 몇백 배……경우에 따라 천 배에도 달하는 가속을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하면, 혹시 지난주에 행한 연속 다이브테스트 중에도 그 배율이 적용되었다면, 나는 실험 중 내부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냈던 걸까. 이제서야 소름이 끼침과 동시에 두 팔에 가볍게 닭살이 돌았지만, 그 생리반응의 리얼함에 감탄할 여유조차 없다.

정보를 얻으면 얻을수록, 거꾸로 수수께끼는 깊어져 가는 것 같았다. 유지오는 과연 인간인지 프로그램인지, 그리고 이 세계는 대체 무엇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가――.

이 이상의 일은, 루리드라는 이름인 모양인 유지오의 마을에 가서, 다른 사람과 접촉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거기서, 사정을 아는 라스의 사람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어떻게든 웃음 비슷한 표정을 만들고, 유지오에게 말했다.

「잘 먹었어. 미안해, 점심밥을 반이나 뺐어가서」

「아니, 신경 쓰지 마. 그 빵은 이미 질릴 대로 질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