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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거지 실제로는 자신들의 행동을 감시하라고 보낸 자임이 틀림없었다. 정체가 불분명하니 당연한 조치일 테지만 불유쾌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레이젤레스 루미엔느님. 인간과 엘프는 적대하고 있다는데 아니었나요? 황제폐하의 정령사라는 것도 있어요?”
이번의 말은 다소 무식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서도 궁금함을 참지 못한 릭샤가 질문했다. 레이젤레스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냥 레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리고 서로 적대하고 있다기보다는 인간의 정복정책에 엘프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죠. 인간의 손에 잡힌 엘프들은 모두 노예가 되어 여러 용도로 팔리지만, 저처럼 강력한 정령술을 가진 경우에는 그 힘을 바치는 대가로 같은 동족의 노예들에 비해 많은 권리를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가 있답니다.”“아아, 일종의 고급 노예인 것이군요?”
조금 안타까운 이야기였는데도 릭샤는 아무렇지도 않게 결론을 짓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레가트는 이 상황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나 조금 고심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것을 눈 하나 깜짝 않고 쳐다보았던 전적도 있었다. 비록 자신을 해하려던 상대이긴 했으나 좀 지나칠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