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문의주세요 ✔ 부산웨딩홀


멜로디 없는 단조로운 전자음이 울려 퍼졌다.

“앗!” 하고 뭔가를 떠올린 듯이 남자애는 벤치 옆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던 토트백 안에 손을 집어넣고 안쪽 깊숙한 곳을 뒤적뒤적 휘저어 휴대전화를 꺼냈다.

“큰일 났다... 깜박했다!”

혼잣말. 그러고 나서 바로 사야에게,

“잠깐 받아도 될까?”

라고 물었다.

“아, 응. 받아. 아니, 그나저나 난 이만 갈게.”

“그래? 미안.”

진심으로 미안한 듯이 남자애는 작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별로 그렇게 사과할 필요 없는데.

도리어-.

“아니, 나야말로 그림 그리고 있는 데 방해했는걸 뭐. 게다가 이거 고마워. 정말 고마워.”

사야는 벤치에서 일어나면서 그림을 펼쳐 보였다.

“아니. 나도 고마워.”

“아니아니, 아니아니, 아니, 나야말로 고마워! 그럼! 또!”

사야는 잽싸게 그 자리를 떠났다.

조금 떨어지고 나서,

“응? 또?”

또 만나자고?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