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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고 있다지만 그녀의 데뷔 CD는 신출내기 아이돌치고는 흠잡을 데 없는 판매기록을 올렸다.

그녀가 출연하는 광고도 하나 둘씩 늘기 시작하고 있었다.

밝고 서글서글한데다 무서움을 모르는 겁 없는 성격.

길고 검은 머리에 하얀 피부. 인상적인 커다란 눈동자에 부채처럼 펼쳐진 기다란 속눈썹.

같은 세대의 아이돌과 탤런트들을 저만치 따돌리는 청결감과 투명감. 열다섯 살로는 보이지 않는 어른스런 분위기. 빼어난 외모.

문제가 있다고 하면 뭐든 너무 완벽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는 점.

그래도 코마치는 그녀가 싫지 않았다.

물론 열광적인 팬이자 신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싫지는 않았다.

어쨌든 또래일 뿐만 아니라 생일과 혈액형까지 똑같은 것이다.

뭐, 그게 전부지만.

요전에도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를 보다가 어머니가 울고 있는 모습을 곁눈질로 보고 ‘하하하! 울고 있네, 엄마’ 하고 생각하면서도 코마치 역시 본의 아니게 통공하고 말았다.

왠지 모르게.

싫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푹 빠질 만큼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흐음, 뭔가 변명하고 있는 것 같네. 아무한테도 변명 같은 거 할 필요가 없는데.

뉴스 방송의 시작, 갑자기 흐른 광고. 방송 사이에 흐르는 TV광고가 아니라 뉴스 방송 내에서 일부러 그녀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지금부터 그녀의 특집 방송이라도 하려는 걸까?

그런 코마치의 생각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하자마 유카의 웃는 얼굴이 눈부시고 부러워서 뭔가 질투해버릴 것 같았다.

“...나 참. 왜 저렇게 귀여운 거야~. 저 애는.”

그렇게 말하며 코마치는 두 번째의 밀감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심각한 표정의 앵커가 믿어지지 않는 소식을 전했다.

<안녕하십니까. 11월 xx일. 지금 막 부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여재우이자 가수이며 탤런트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던 하자마 유카 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향년 열다선 살이었습니다....>

“....................?!”

-죽어?

죽었다고?

누가?

하자마 유카가?

코마치의 손이 두 번째의 밀감을 잡은 채 굳어버렸다.

아니.

왜냐면 그 여자애는 나하고 동갑이니까 이제 겨우 열다섯 살이다.

아, 아니.

사고라고 하니까 그런 건 상관없지만.

그래도.

왜냐하면 지금 막 나왔던 광고에도 나오고 있었잖아.

아닌가?

그건 훨씬 전에 촬영해놓은 거니까....

어, 그러니까.

텔레비전은 하자마 유카의 반생을 조명해주듯이 그녀의 지나간 발자취를 돌아보는 VTR 화면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잠깐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