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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성 있고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 같은 느낌이었다.

...고양이?

고양이라... 응? 어라? 이 느낌 어딘가에서...

...고양이. 고양잇과.

“아 혹시- 사루쿠?”

그 수인. 덩치 큰 몸에 흉포한 얼굴이면서도 묘하게 애교 있는 녀석이었다.

그녀가 그 사루쿠의 본래 모습이라고 하면 납득할 수 있었다.

저쪽에서의 일을 알고 있는 이유도. 거구의 수인이 애교가 있었던 까닭도.

언뜻언뜻 보였던 사랑스러움은 원래 여자아이라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무리 그래도 격차가 너무 컸다. 눈앞의 그녀는 그와 동갑내기라고 해도 앳된 느낌이 강하게 드는 귀여운 여자아이였기 때문이다.

“하하하. 그랬구나, 그랬어. 네가... 아-, 근데 용케 나를 알아봤네.”

그가 말하자 그녀는 겸연쩍은 듯이 대답했다.

(그림, 수줍은 듯한 그녀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목걸이를 하고 있고 단추 없는 코트를 입었으며 그 안에 원피스인 듯한 옷이 보인다. 그리고 미소를 띠고 있다.)

“아, 미안해. 아까 주임하고 얘기하는 걸 듣고 그냥 그렇지 않나 하고..”

“어쩐지...”

작고 사랑스런 느낌의 그녀가 수인이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말하는 모습도 전혀 달랐고, 그러고 보니 저쪽의 사루쿠는 뭔가 멋쩍은 어조로 말했던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것은 게임 속의 일이었다. 별로 드문 일은 아니었다.

다른 ‘누군가’도 ‘저쪽’ 세계에서는 남자가 여자로 되거나 여자가 남자로 되는 경우가 있었다.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라는 규칙 같은 것이 없으니까.

저쪽-마더 월드 니노-에서 그들은 자유로웠다.

모든 선택을 결정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니까.

그것이야말로 버추얼 리얼 롤플레잉 게임 니노의 기본 정신-.

친구들은 ‘니노’라고 부르고 마더 월드 니노 에서는 ‘나이노’라고 이름을 밝히고 있었다.

그가 제작 도중인 게임 니고의 디버거가 된 계기는 거의 우연이었다.

친구는 니노가 니노에서 니이노 하는 거냐! 라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지껄였다. 어쨌든 사실은 그 친구가 ‘디버거’ 모집에 응모했던 것이다.

선발 과정에 테스트와 면접시험이 있는데 혼자 가기는 불안하다면서 같이 가자고 꼬드기는 바람에 그까지 응모하게 되었다.

마침 전문학교에 진학해서 아르바이트라도 시작할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친구는 멋들어지게 떨어지고 그가 붙고 말았다.

마치 ‘친구가 오디션 보러 가는데 우연히 따라갔다가 붙어버리고 말았다’는 아이들의 말처럼.

상당한 수준의 게이머인데다 ‘게임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고 공연하고 다니는 친구가 떨어지고. 게임요? 뭐. 좋습니다! 하고 말하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은 게임이 나와야 간신히 플레이하는 정도의 라이트 유저인 그가 붙고 말았다.

어째서 내가 아니라 네가 붙은 거냐구우!

그렇게 눈물로 호소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아무래도 친구는 면접에서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려고 이력서에 온통 거짓말만 늘어놓은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떨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사실 그야말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면접에서도 뭐, 좋아합니다! 하고 힘차게 대답했을 뿐인 그가 합격한 이유를.

이것은 친구의 게이머 지식에 기초를 둔 억측인데,

게임을 썩 잘 하지 못하니까 찾아낼 수 있는 ‘버그’도 있는거야. 아, 버그가 먼지 아냐? 게임의 프로그래밍 안에 나오는 실수 같은 것 때문에 일어나는 상태를 말하는 거거든? 별 생각없이 조작해봤는데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최종 보스와 싸우게 된다거나 하는 그런 황당한 경우 말이야. 뭐,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그런 것쯤은 그도 알고 있었다. 이야기는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래서 버그를 찾아내거나 제거하는 게 디버거가 하는 일이야. 한동안 디버거를 하고 있다보면 여기에서 이렇게 하면 ‘어 버그다!’하고 감각으로 알 수 있게 되기도 하는 모양이더라고. 나도 전에 디버거를 했을 때 그 영역까지 도달할 뻔했으니까. 뭐, 그건 냅두고. 하지만 게이머라면 너무나 당연해서 하지 않는 조작도 있어. 어떻게 생각해도 의미 없는 조작 같은 건 보통 하지 않잖아. 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런데! 해버리는 녀석도 있거든. 예를 들어 게임에 대해서 별로 잘 알지 못하는 녀석, 아무도 실수하지 않을 만한 곳에서 실수를 하는 거야. 그러면 있을 리 없을 많나 일이 일어나는 버그도 있다는 거지.

결국은 면접시험을 볼 때 ‘게임은 적당히 한다’는 그의 이미지가 반대로 면접관에게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었다.

니노가 게이머나 게임광을 제외한 라이트 유저들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니노의 디버거가 되었다.

하지만 니노늬 제작팀에서는 디버거라고 부르지 않고 ‘테스트 파일럿’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니노의 특수한 플레이 방법에 있었다.

니노는 버추얼 리얼리티를 마침내 실현한 최신에 게임이었다.

가상현실 속의 세계에서 사람이 자유롭게 등신대의 캐릭터로서 움직일 수가 있었다. 텔레비전과 모니터에 비친 자신의 분신-캐릭터-을 컨트롤러를 이용해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니노에서는 자기 스스로가 캐릭터가 되어 탐험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