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 교우분들을 위한 소식지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마태 5,9)


소식지 "브릿지"는
매일 다른 근무지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일하고 계신 경찰 기동대 소속 교우분들이
신앙 안에서 시민들을 만나실 수 있도록 연결 고리(bridge)가 되어드리고자 합니다.
천주교 경찰사목위원회의 소식도 함께 전해드릴게요!

🌺명절愛 가족愛


제가 경찰사목위원회에 들어오면서, ‘휴일’이 가져다주는 기쁨에 감사함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위원회 일정과 더불어, 시위 집회와 거점근무지에서 수고하시는 기동대 경찰분들과 동선을 함께하다 보면 주말 시간이 훌쩍 지나간 일도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 와중에 맞이하는 휴일은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기동대 여러분들께서도 불규칙적이고 때로는 주말이 없는 근무와 상황 때문에 ‘휴일’이 가져다주는 기쁨이 어떤 느낌일지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시위 집회 및 거점 근무가 있으시기에, 명절 분위기는 짧게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짧은 휴일인 만큼 알차게 보낼 계획들을 세우셨는지요. 고향 내지는 시골로 내려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부모님, 친척들을 만나는가 하면,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따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명절을 지내는 모습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하지만 추석 명절의 백미(白眉)는 당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의 어렸을 적만 떠올려보아도 명절이 되면 그간 연락도 뜸했던 친척들과 안부도 나누고 함께 식사도 했습니다. 사는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조부모님, 친척들과의 나눔 속에서 자연스레 ‘사랑과 정’도 함께 나눕니다. 물론 명절 때 웃어른을 찾아가는 게 또 하나의 일거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명절 때 길게 쉴 수 있으니, 자녀들만 데리고 어디에 놀러 가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절이야말로 그간 떨어졌던 나의 부모,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귀성길 정체는 너무나 힘들지만 어렸을 때 나와 함께 했던 가족들과 사랑과 정을 나누고 싶어서, 그때를 회상하고 추억하고 싶어서, 오늘도 발걸음을 옮기는 게 아닐까요.

 

근무와 피로에 지친 여러분들에게 추석 명절은 ‘쉬는 날’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올해 추석은 생각을 바꿔보았으면 합니다. 물론 추석이 쉬는 날이기도 하지만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날’이라는 생각도 덧붙여 보시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다소 소원하고 어색했던 가족, 친척들과 안부도 나누고 격려와 응원의 말을 건네다 보면 어느새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기동대 여러분들의 노고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안전할 수 있고, 올바른 시민 문화 속에서 명절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짧은 추석 명절이지만, 마음의 기쁨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길게 느껴지는 명절이 되시길 기도 드립니다.

<부활은 지금 우리곁에> 심순화作

신앙의 기적, 순교


어떤 사람이 제아무리 돈과 명예를 움켜쥐고 있다 한들, 그 사람이 목숨을 잃으면 수중에 있던 돈과 명예는 아무 쓸모 없게 되어버립니다. 생명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위해 생명을 바친다, 내놓는다.’라는 건 나의 생명을 내놓을 만큼 상대방이 소중하다는 걸 의미하며,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또 하나의 ‘기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이들은 대략 1만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당시 19세기 조선의 인구수가 1,800만 명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1만 명의 순교는 단순히 인간의 힘으로만 이뤄지진 않았다는 걸 알려줍니다. 자신의 목숨보다 신앙을 소중히 여겼던 조선시대 신앙의 선조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의 신앙이 있는 게 아닐까요. 더욱이 오늘날 우리가 신앙의 자유 속에서 하느님께 찬미와 찬양을 드릴 수 있는 것도 모두 순교자들의 신앙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의 모습은 ‘신앙의 기적’ 그 자체라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신앙을 고이 간직하겠다는 다짐 속에서 이번 9월을 보내시길 기도드립니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우리가 물려받은 신앙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성지들을 소개합니다!

🌺9월의 교우: 나의 이야기, 경찰 모두의 이야기


소식지 브릿지에서는 경찰로서,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살아가시는 교우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멀리 있어서 몰랐거나 혹은 가까이 있어도 알기 어려웠던 동료들의 속마음을 서로 나누고
힘들거나 지칠 때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세 번째 주인공으로 동작경찰서 교우회 회장님을 모셨습니다.
회장님은 동작서 교우회에서 꾸준히 활동하시면서 본인의 신앙에 대하여 나눔을 잘 해주시는 분이신데요
이번 9월호에서 나눠주신 내용은 대한민국 경찰이라면 경험해보셨거나, 한번쯤 생각해보셨을 내용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경찰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는 형제님의 이야기, 들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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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동작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근무하는 경위 송영범입니다. 또한 동작경찰서 교우회 회장으로 세례명은 요아킴입니다.


2. 근무지에서 또는 근무 중에 꼭 지키려 하는 자신만의 철칙이 있나요?

제 직장 사무실이 교통조사 민원인을 상대하는 업무이기에 먼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려 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경찰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꼈던 일이 있으신가요?

자부심은 아니고 제가 경찰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를 나눠볼까 합니다.
경찰 업무를 시작하고 2년 정도 되었을 때, 자살기도자가 아파트 공사장 옥상에 올라가 죽겠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였습니다. 해당 아파트 공사장을 찾다 신축 아파트 공사장 옥상에서 우연히 자살기도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자살기도자는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 사업을 하다 파산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죄를 지어 죽으려 한다는 하소연을 들어주면서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였고, 옥상에 모두 모여 자살 기도자가 하는 말들을 들어주었으나 끝내 공사장 옥상에서 몸을 던져 죽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집으로 퇴근하여 삶과 죽음이 한 순간 차이로 결정됨을 목격하여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4. 형제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계기와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심을 느끼신 적이 있으시면 공유해주세요.
형제님의 신앙 여정을 알고 싶습니다^^

저는 아내와 같이 아이를 갖기 위해 성당에서 영세자 교육을 받던 중 아내는 세례를 받고 임신을 하였고, 저는 세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영등포경찰서에서 선교사님을 통해 세례 성사와 견진 성사도 받았습니다.
저는 감사하다는 마음가짐을 알게 된 것이 제 신앙 생활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자신이 가장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대화하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었고, 미사 시간에도 그런 마음이 있어 주님께서는 멀리 계시지 않고 항상 저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5. 제일 많이 하시는 기도가 무엇인가요? 그 이유도 함께 알려주세요. 

저는 잠을 잘 때와 일어날 때, 먼저 성호경을 긋고 오늘도 자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고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하느님,
지금 당신과 함께 있도록 저를 안아주소서.
저의 걱정을 덜어주소서.
저의 불안을 진정시켜주소서.
당신의 은총을 거부할 만큼 제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모든 두려움과 불안으로부터 떨쳐주소서.
당신이 주고 싶은 깊은 마음을 받을 수 있도록,
순수하게 새로운 것을 모험할 수 있도록,
새롭고 신나게 다른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저를 열어주소서.

당신이 저와 함께 계시듯 제가 당신과 함께 있도록
저를 안아주소서.
저의 삶을 계속 유지하게 하소서.
저의 욕구들과 기대와 스스로에 대한 마음을 계속 느끼며 살게 하소서.

제가 다른 이들과 계속 만나며 살게 하소서.
그들의 눈물과 그들의 고독과 그들의 기쁨을 계속 느끼며 살게 하소서.

오, 주님
제가 당신과의 만남을 계속 유지하게 하소서.
당신의 부르심과 저를 향한 마음. 그리고 사랑을 계속해서 느끼며 살게 하소서.

아멘.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제일 높은 대한민국에서는
매년 20.6명의 경찰분들이 자살하고 있습니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형제님과 같이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합시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요아킴 형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12월에는 새로운 교우분의 이야기로 만나요!

🌺일상 묵상: 뭐 잊으신 거 없습니까?


옛날 어른들은, 자신을 위해 기도할 수 없는 연옥 영혼들이 밥상 밑에서 이 기도를 애타게 기다린다고 가르치시면서 식사 후 기도를 철저히 바치셨습니다. 연옥 영혼이란 가장 가난한 존재입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래서 오직 살아있는 이들의 기도와 희생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가장 가난한 이들입니다. 

식사 후 기도는 우리가 한 끼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는 의미보다는 배부르게 먹어 포만감이 차오른 순간에서도 하느님의 은혜와 가장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 사회 교리의 핵심을 담고 있는 이 기도 안에는 지금 나의 행복에 갇혀있지 말라는 뜻이 함께 포함되어있는 것입니다.  (출처 : 수원주보 "식사 후 기도에 이런 뜻이!" 中)


경찰 기동대 교우 여러분, 연옥 영혼을 위하여 식사 후 기도 잊지마세요~ (찡긋)


🌺하느님 안에서 우리, 만남의 잔치


2024년,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께서는 사목교서를 통해 시노드 교회를 향해 계속 걸어나가기를 호소하셨습니다.
시노드는 '친교, 참여, 선교'라는 주제로 우리가 가야 할 신앙 생활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연간 마지막 행사인 <만남의 잔치>를 통해 경찰 교우분들과  시노드를 깊게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과의 친교를 바탕으로 '우리 모두의 일치'를 이룹니다.


만남의 잔치 문을 여는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친교의 기쁨"은 몸을 움직이며 어울림의 기쁨을 느끼는 시간인데요
처음이라 어색하신 경찰 교우분들도 금세 승부욕에 불타오르시곤 합니다.
올해 만남의잔치에서는 특별히 의정부교구 송내동 성당의 정호영 요셉 신부님께서 친교의 기쁨을 함께 나눠주실 예정입니다^^

전 세계인 모두가, 사회적인 지위나 물질적인 조건에 무관하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하느님 앞에서 세상의 주인공입니다.


이 시간은 찬양 사도 권성일 미카엘 형제님께서 참여의 기쁨을 나눠주실 예정인데요, 형제님께서는 하느님께 귀 기울여 담아낸 말씀들을 음악으로 저희에게 들려주실 예정입니다!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처럼,  하느님은 선교이십니다.


만남의 잔치를 통해 친교와 참여의 기쁨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우리는 파견 미사에서 특별히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소외됨 없이 모두가 세상의 주인공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약자의 곁에 함께 하는 경찰들 또한 하느님의 자녀로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거기서 우리는 그분 안에서 기뻐하네." (시편 66,6)

경찰교우 만남의 잔치


대상: 서울지역 경찰기관 교우 및 배우자

일시: 2024년 11월  16일(토) ~ 17일(주일) 1박 2일

장소: 경기도 양주시 한마음청소년수련원 본관


경찰 기동대 교우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8길 31
서울경찰청 1405호 경신실
02-723-9471, 4 (경비 7-6378)

작성자 Do Bee🐝  담당신부 Fr.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