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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 다른 의미로 신음할 만한 얘기다.

다이애나의 설명으로도 대충 상상은 간다.

모세혈관의 파열에 의한 사지 말단의 비대, 전신에 걸친 피부 열상, 근육의 손상과 내장의 파손, 최소한 그 정도의 중상은 입었을 테지만 수술을 했다는 다이애나는 웃고 있었다.

"튼튼한 사람이에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이미 다섯 번 정도는 죽었겠지만 켈리라면 곧 나을 거예요."

그러나 재스민은 그 설명으로 납득하지 않았다.

엄청난 기세로 묻는다.

"눈은 어떻게 됐지?"

표정도 눈빛도 진지했다.

"몸은 낫는다고 해도 왼쪽 눈은 어떻게 됐어. 실명의 위험은 없나?"

혹시 안구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면 현대의학으로도 안구 자체의 재생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그 남자도 오른쪽에는 의안을 넣었던 것이다. 왼쪽 눈까지 잃게 되면 그 남자는 자신의 눈으로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시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로는 불편이 없겠지만 의안은 아무리 뛰어나도 그저 의안일 뿐, 사람의 눈보다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원래 눈으로 보는 것만은 못하다. 전혀 느낌이 다른 세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신체가 없는 다이애나는 태연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그렇게 되면 내가 또 성능 좋은 의안을 만들어줄 테니까."

"다이애나!"

평소의 재스민답지 않게 고함을 쳤다. 목소리에도 명백하게 분노가 담겨 있었다.

"진심이야?"

"물론 농담이죠. 하지만 정말 실명하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그건 그렇다. 맞는 말이지만, 인간의 감정은 맞는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납득할 수만은 없다.

동시에 언성을 높여봤자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재스민은 바로 냉정을 되찾았다.

감정을 억누른 목소리로 묻는다.

"정확하게 대답해. 그 남자의 왼쪽 눈, 실명한 거야? 아니면 그럴 위험이 있는 거야?"

간호사 차림의 다이애나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재스민, 혹시 당신, 켈리를 걱정하고 있는 건가요?"

"뭐 잘못됐어? 부인이 남편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권리잖아."

풍만한 가슴을 쑥 내밀며 당당하게 말했다.

대사 자체만 보자면 참으로 가련하고 애절한 말이었지만 이렇게까지 뻔뻔스럽게 지껄여서는 전혀 귀여운 구석이 없다.

"부인의 권리로 말하는데 조종사가 실명해도 상관없다고 지껄이는 감응두뇌한테 남편을 맡겨둘 수는 없어. 네 대답에 따라서는 바로 선체에 구멍을 뚫고 재생장치째로 그 남자를 강탈하겠다."

재스민은 진심으로 화내고 있었다. 정말로 구멍이라도 뚫을 듯한 기세에 간호사 차림의 다이애나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관둬요. 그런 짓 하면 켈리가 정말 화낼걸요."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어. 됐으니까 대답하라고. 눈은 어때? 혹시 치료에 따라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네가 아무 조치도 안 했다면 난 기꺼이 강도짓이라도 하겠어."

"그만두라니까요."

다이애나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곧바로 납득한 듯이 손을 탁 쳤다.

"알았다. 그러니까 당신, 내가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닌가 싶어서 화내는 거죠? 나을 가능성이 높은 상처인데도 내가 쉽게 치료를 포기하고 인공장기나 의안으로 바꿔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그거 너무 실례 아니에요?"

"네가 아까 네 입으로 그렇게 말했잖아."

"농담이라고 했잖아요."

"감응두뇌가 농담 따위를 지껄이면 어떻게 해?"

맞는 말이다.

승무원 일동은 재스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이애나는 포기한 듯이 두 손을 벌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