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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의 애용품이니 빌려오겠습니다."

"미안. 난 밀리터리 오너즈로."

"알겠습니다."

허니컴이라는 술은 어쨌거나 빨리 취하고 싶다는 남자들이 애용하는 술이다. 맛 따위는 전혀 상관없다. '술 주정 100퍼센트 보증'이라는 위험한 별명까지 붙어 있다.

그런 술을 애용한다는 것은, 이 배의 사무장 일도 상당히 마음 고생이 심하다는 얘기가 되는 걸까.

한편 여자가 부탁한 것은 비싸지는 않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위스키였다.

이자드가 술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 햄버거의 산은 깨끗하게 자취를 감추었다.

여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체격이니 상식을 벗어난 식욕도 이해는 가지만, 그 이전에 상당히 굶주린 듯했다.

"저 여왕벌 안에는 식량도 안 실었어?"

"그럴 공간이 없어. 우선 뭘 먹을 만한 환경도 아니잖아."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나서야 흥분이 좀 가라앉는 듯했다.

남자가 손에 든 술잔을 보며 살짝 웃었다.

"그런가. 그래서 허니컴ㅡ벌집ㅡ이야?"

"우연이야."

켈리도 무뚝뚝하게 술잔을 들었다. 낯익은 저릿한 감각이 혀를 태웠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은 전혀 취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고풍스러운 술잔을 흔들어본다.

오른쪽 눈으로 분석해보자 이것 역시 진짜 유리였다. 요즘 세상에 정말로 깨지는 유리를 사용하다니 사치스럽기 짝이 없는 짓이다. 동시에 쓸데없기도 했다.

"얘기를 계속해볼까, 해적. 끝까지 도망치면 뭔가 상을 주겠다고 약속했었지."

남자는 왼쪽 눈을 차갑게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고 그 눈이 말하고 있었다.

"난 당신들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하게 조사했어. 해적 중의 해적, 통칭 킹 켈리. 그리고 그 파트너 다이애나 일레븐스. 국제수배만이라면 몰라도 연방군까지 본격적으로 쫓아다니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체포되지 않았더군.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어. 연방군도 그렇게 무능하지는 않을 텐데 말이야."

켈리는 무표정을 가장하며 여자의 말을 듣고 있었다.

굳이 지적할 것도 없이, 경찰만이라면 몰라도 군대까지 자신들을 노리게 될 거라고는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켈리 역시 상당히 곤란해하고 있던 참이다.

그렇다. 공화우주 연방군은 결코 무능하지 않다. 무능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다이애나의 능력으로도 언제까지 도망 다닐 수 있을지 보증할 수 없었다.

"연방경찰도 군도 총동원되어 당신들을 쫓아다니고 있어. 당신들은 경이로운 솜씨로 지금까지 도망쳐왔지만 그것도 슬슬 한계겠지. 내가 그 고민을 없애주겠다고 하면?"

켈리는 비웃음을 지었다.

"쿠어 재벌의 힘으로